[창간 50 단독인터뷰]③'25년' 만에 뭉친 연세대 농구 5인방 "1994년, 그런 날이 다시 올까요"

대학생 최초의 농구대잔치 우승을 이끈 뒤 25년. 독수리 5인은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은 한 가지 같은 마음을 품고 있다. 한국 농구에 25년 전 처럼 다시 한 번 뜨거운 열풍이 불기를.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25년 전 그 열기를 직접 느꼈던 이들은 그 꿈을 놓지않고 있다.
1994년, 그런 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

-25년 후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서 : 내가 이렇게 방송할 줄 알았냐고. 나도 몰랐는데.
문 : 장훈이가 자존심도 세고, 할 말 지키는 타입이다. 장훈이는 TV도 별로 안 좋아했다. 그런데 장훈이가? 처음에는 이랬는데 지금은 훨씬 잘 됐다고 생각을 한다. 누가봐도 스타급 연예인이고. 전혀 어색함 없이 잘 하는 것 같다. 상민이는 프로팀 감독으로 잘 하고 있고, 모두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김 : 경은이 형 감독 첫 게임을 봤는데 큰 점수차로 졌다. 스트레서 엄청나겠구나 생각을 했다. 지금은 워낙 잘 하고 있으니까.
문 : 처음 양복입고 서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날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었어. 서 있는데 땀은 왜 나는거냐.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것에 신경이 쓰이고. 어떻게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누가 이야기 해주는데 아무도 널 쳐다보니 않는다고. 선수들과 게임에만 집중하라고 말해주더라.
우 : 그 자리는 땀 날 수 밖에 없어. 경은이 형과 상민이 형은 워낙 스타플레이어였고 감독으로서도 잘 하고 계신다. 그래서 보기 좋아. 앞으로 더 잘해주기를 바란다. 걱정되는건 건강이야. 요즘 허재 형을 보면서 느끼는게 있어. 얼굴이 살아나고 있는거야. 이겨도 스트레스, 져도 스트레스 받는 것이 감독이다. 허재 형 요즘 방송보면 얼굴이 참 편해졌더라. 형들도 스트레스 얼마나 받겠어. 훈이도 유소년 쪽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장훈이도 이렇게 잘 되서 좋다. 운동선수도 방송에서 잘 될 수 있다는 걸 장훈이가 보여줬다. 강호동 씨도 그렇고.
이 : 장훈이와 강호동 씨가 바른 예지.
김 : 농구교실을 10년 했다. 가장 슬픈 이야기는 '얼마 벌어?'다. 돈으로 따지면 프로 감독보다 더 벌 수도 있다. 우리 분야도 농구다. 좋은 씨를 뿌려보고 싶다. 좋은 선수를 만들고 싶어.
우 : 문, 이 감독님보다 훈이가 가르치는 애들이 더 많아.
서 : 모든 선수가 은퇴를 하고 모두가 감독이 돼야 한다는 건 정말 옛날 생각이다. 정말 본인이 팀을 맡아서 선수들을 가르쳐보겠다는 열정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지도자를 하는거고. 아니면 유소년을 가르치거나 장사를 하거나. 모두 똑같은 일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아직도 나에게 감독 하지 않을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 유명했던 선수가 모두 감독이 될 필요는 없다고 봐. 하고 싶은 일, 열정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살면 된다.

김 :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서 : 농구인으로서 왔으면 너무 좋겠다. 너무나 바란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시절과 지금은 25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 시절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 젊은 청소년들이 열광하고 즐거워할 일이 그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특별한 경쟁 상대도 없었다. 인터넷도 없었고. 지금은 다양한 컨텐트, 세계적인 컨텐트와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런 시대에 국민적인 붐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그렇게 열광하기 위해서는 스타가 필요하다. 특별한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때 인기를 바탕으로 KBL이 생겼다. KBL을 조금 더 내실 있게,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우 : 한국 농구가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모두들 열심히 하고 있는데 2% 부족한 느낌이다. 해설위원할 때 느낀 것이 아직까지도 우리 때 이야기, 감독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현재 선수들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
이 :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돼 농구보다 PC를 즐기는 친구들이 많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농구인들이 더 노력해서 일단 유지라도 잘 해야 한다. 그당시 인기를 다시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모르지 또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선수가 나타나서 NBA에 가고 하면.
서 : 스타 한 명 나타나도 그 당시 그런 붐은 오지 않을거야.
문 : 정확한 얘기야. '어떻게 하면 농구 인기가 살까요?' 매년 받는 질문이다. 간단한 질문이지만 답하기는 어려워. 좋은 선수가 나와야 하고, 국제경쟁력도 높여야 하고, 미디어의 힘도 필요하고. 장훈이가 얘기한 것 처럼 그 당시로는 못가도 배구한테 진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김 : 많은 농구인들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농구붐이 다시 한 번 왔으면 좋겠다. 좋은 선수들도 많이 나오고.
문 : 농구가 인기 있어야 유소년 700명, 7000명을 가르칠 수 있지.
우 : 앞에서 다 맞는 얘기를 했어. 우리가 그런 걸 누려봤다. 그때 문화의 혜택을 받은 것 같다. 지금은 더 노력을 해야 한다. 미디어가 중요한 시대다. 현주엽 감독이 현직인데 예능에 나온다. 사실 쉬운 일이 아니야. 욕도 많이 먹고. 그런데도 하는 이유는 농구를 위해서다. 참 멋있다고 생각을 한다. 경은이 형도 예능했으면 좋겠다.
문 : 허재 형이랑 냉부해(냉장고를 부탁해) 같이 나가는게 원래 나였어.
서 : 그런 얘기는 갑자기 왜 하는데?
문 : 예능에 안 나간다는 얘기지.
서 : 얘기를 덧붙이자면 인기가 없는데 미디어에 많이 노출해달라고 하는 것도 어리운 일이다. 개인의 기량, 스타성 이런 걸 기대하기에 어려운 시대다. 가장 좋은 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얘기지. 농구는 젊은 팬들과 문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접점이 가장 많은 스포츠라고 생각해. 패션, 힙합 등 여러 가지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는 종목이야. 젊은 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해. 야구가 야구장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어 잘 된다고 생각해. 스토리텔링도 중요하지. 우리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건, 어린 대학생이 모여 프로 끝판왕같은 사람들을 이긴 스토리야. 거기에 드라마, 만화가 힘을 줬고. 이런 요소들이 더 섞이면서 그런 인기를 누렸어.
우 : 장훈이가 좋은 얘기를 했다. 우리 형들도 노력하는거 알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장훈이가 방송도 잘 하고 있지만 농구 행정가쪽으로 와서 영향력을 행사해줬으면 좋겠다.

우 :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색한 건 없었다. 모이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김 : 오랜만에 형들과 친구, 후배를 봐서 너무너무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자주 만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서 : 오랜만에 만나니까 94년 이 코트에서 같이 땀흘리고 했던 기억이 난다. 엊그제 같은 느낌도 있고 감회도 새롭다. 5명이 한 자리에서 본 건 처음이라서 기분도 좋다. 앞으로 우리가 더 나이가 들텐데 더 자주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 : 오랜만에 봤는데 나만 늙은 것 같다. 후배들은 다 그때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나만 변했다. 많은 것들을 알게됐다. 내가 팬이 없었구나.
서 : 알았다고. 3위라고 3위.
문 : 농담이고. 얼굴을 보고 싶었다. 후배들 만나서 즐거운 시간 보냈다.
이 : 나도 마찬가지다. 사실 가장 많은 추억을 함께 한 이들이다. 이 자리에서 4년 동안 함께 고생한 기억이 많다. 오랜만에 만나서 옛날 이야기하면서 과거와 현재, 이렇게 같이 지낸다는 것 자체가 좋다. 앞으로도 10년, 20년 뒤에 모여서 옛날 이야기 하면 좋을 것 같다. 경은이 형이랑 좋은 후배들과 계속 좋은 추억 쌓아갔으면 좋겠다.
문 : 진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50년을 살았다. 가장 돌아가고 싶은 때를 말하라면 대학교 4학년 때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함께 있는 4명과 같이 이자리에 있고 싶다. 그자리에 너희들과 함께 있는 것이 영광이다.
이·우·김·서 : 우와! 박수!
인터뷰가 끝났다. 2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추억을 나눴다. 그런데 누구도 발길을 쉽게 떼지 못했다.
체육관 앞에 모여 다시 못다한 추억을 나눴다. 그리고 다음을 기약했다. 서장훈이 "우리 곧 다시 한번 다시 만나자"고 말을 꺼냈고, 4명은 동의하며 스케줄을 확인했다. 독수리 5인조는 그렇게 약 30분간 더 서로를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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