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배종옥 "'우아한가' 한제국 안했다면 오래도록 후회했을 것"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한제국 캐릭터는 본래 남성이다. 그러나 막판 여성으로 바뀌었다. 결론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 MC그룹의 추악한 흠을 지우는 물밑의 킹메이커들이 모인 탑의 헤드로서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다 적재적소에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곤 했다. 이 모습이 촘촘하게 그려지는데, 배종옥은 여유로운 손짓과 미소, 눈빛으로 표현해냈다. 제2의 전성기라고 일컬을 만큼 배종옥의 힘은 컸다.
-한제국과 이별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한제국을 연기하면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오래 (그 여운이) 갈 것 같다."
-어떤 점에 신경 쓰며 연기했나. "처음부터 끝까지 한제국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킹메이커처럼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드느냐에 대한 내면의 고민을 가지고 가기 위해 노력했다. 드라마 회상신에 짤막짤막 나왔지만 사법고시 후 잘 나가는 판사였는데 선배들의 비리를 보고 자기가 깰 수 없는 유리 천장을 봤다. 넘고 싶었지만 넘을 수 없는 조직 사회에 대한 허상을 확인했을 때 MC그룹 제안을 받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자본의 힘으로 그런 걸 좀 조롱하고 싶었던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정보와 자본으로 권력을 움직이지 않나. 그런 이유를 기반으로 삼아 연기했다. 악의 축이었지만 마지막까지 당당하지 않나. 아마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사사로이 이용하진 않았을 것 같다."
-연기하면서 어떤 기분이었나. "멋있게 보이기 위해 작정하고 연기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에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많은 여성팬이 대리만족을 느낀 것 같다. 한제국처럼 말하는 대로 다 되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겠나. 연기를 하는 나 역시 재밌었다."
-한제국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남성들의 영역이었던 부분을 여성인 내가 새롭게 개척했다는 느낌이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는 게 있었지만 내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캐릭터와 굉장히 결이 달랐다. 기대 이상의 반응과 효과가 일어나 자부심이 생겼다."
-본래 남자 캐릭터에서 여자로 바뀐 게 신의 한 수였다. "발상의 전환이 지금의 한제국이란 인물을 만든 것 같다. 연기하는 과정에서도 내가 다 평정하고 무찌르고 지시하지 않나. 사람들이 날 무서워하고 무소의 뿔처럼 달려도 컨트롤하는 사람이 없는 독재자였다."
-처음엔 이 작품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지난 7~8개월 동안 쉼 없이 일을 해왔다. 내 인생에서 처음이다. 작년 10월부터 연극, 1월부터 영화 '결백' 찍고 하는 와중에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를 찍었다.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서 이 작품을 고민했던 것이다. 너무 지쳐 있었기에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였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런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안 했다면 오래도록 후회했을 것 같다."
-왜 이토록 '우아한 가'에 열광했을까. "신과 신이 넘어가는데 A에서 B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설명이 없었다. 그냥 툭툭 상황이 흘러가는데 이야기가 되더라. 스피드한 이야기 전개와 지지부진한 여러 장치가 없었다. 이 부분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준 것 같다."
>>인터뷰②에 이어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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