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팩트] K리그에 '17세 외데고르'는 나올 수 없다

풋볼리스트 2015. 8. 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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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환 기자= 마르틴 외데고르(17, 레알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등과 함께 훈련하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지난 5월 24일 열린 리그 최종전에는 호날두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16세 156일. 스페인프리메라리가 최연소 출전 기록이다. 외데고르가 당장 레알마드리드 1군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은 아니다. 10대 후반의 재능 치고는 훌륭한 정도다.하지만 외데고르의 데뷔는 출전 그 이상의 의미다. 레알마드리드는 능력 있는 외데고르를 스타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하며 엄청난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동시에 레알마드리드 선수라는 자부심도 줄 수 있다. 외데고르는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다. 그는 "좌절할 필요가 없다. 난 1군에서 훈련하며 많은 것을 배워왔다. 천천히 준비하겠다"고 했다.외데고르와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유스팀에서 성장해 같은 팀에서 프로로 데뷔한 선수들이 쉽게 팀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린 선수들을 프로에 데뷔시키면 자연스럽게 재능 있는 유소년 선수의 유출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이미 프로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국내 사정은 조금 다르다. 유소년 선수가 프로 선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외데고르의 경우와 같이 16세의 나이로 프로팀의 소속감을 느끼기엔 어려운 구조다. 이 경우 해외 팀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 프로 유스 팀, 즉 산하 고등학교에 소속은 돼 있으나 프로 팀과 계약이 돼 있지 않은 고등학생 선수는 언제든지 해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10대 후반의 고등학생 선수들을 K리그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K리그에서 사라진 고등학생 선수그렇다면 외데고르와 같이 10대 중후반 나이에 K리그에서 뛰는 건 원래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2000년 중반에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프로에 입단한 이청용, 기성용, 고명진, 고요한, 한동원 등이 있었다. 특히 1986년생인 한동원은 2002년 5월 16세 25일의 나이로 K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울산현대 골키퍼 김승규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08년 11월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이후 고등학생 선수가 K리그에 데뷔한 적은 없다. 2000년대 중반은 의무교육이 초등학교 때까지였던 시절이라 중퇴 이후 프로 데뷔가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은 미성년자 근로기준법 강화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8세 미만 연소자는 원칙적으로 고용을 금지한다. 이에 따라 이를 승인해주는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도 법을 어기면서까지 고등학생 선수를 데뷔시킬 순 없다. 물론 근로기준법에도 예외 사항이 존재한다.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얻으면 근로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 역시도 제약 사항이 많다.▲근로 시간이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일 등이다. 현재 K리그 구단들은 사실상 위의 항목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특히 주중과 주말 경기가 반복되는 K리그 일정 속에서 고등학생 선수가 수업을 들으면서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프로축구연맹 한 관계자는 "제주 원정의 경우에는 2~3일 전에 가는 경우가 있다. 고등학생 선수가 학교 수업을 빠지면서 원정을 따라갈 수 있을까? 축구만 생각한다면 가능할 것 같으나 이 선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학교 수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실력이 뛰어난 고등학생 선수가 계속해서 프로에서 뛰지 못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해외 유출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맞게 훈련 보상금만 지급한다면 해외 어느 구단이든지 고등학생 선수를 데려갈 수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에도 수많은 고등학생 선수가 해외 진출을 알아보고 있다. 10대 후반 독일로 건너가 성공을 한 손흥민이라는 모델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조기 유학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준프로 계약의 어려움…대안은 있다

선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유럽이나 일본처럼 준프로 계약을 허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구단과 계약을 맺어 프로에 데뷔시키는 제도다. 게다가 다른 팀이 원할 경우 이적료가 발생할 수도 있어 유출 논란은 줄어들 수 있다.그런데 현실적으로 막힌 부분이 많아 당장 이뤄지기엔 힘들다. 일단 법적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부터 시작해 노동부, 대한체육회 등의 규정을 모두 바꿔야 한다.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준프로 계약을 하려면 상당히 많은 조항을 고쳐야만 한다. 특히 수업권을 침해하는 부분 때문에 연맹 입장에서도 허락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해외의 경우에는 직접 학교를 운영하거나 개인 교사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교육의 빈 자리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국내 사정과는 맞지 않아 적용하긴 힘들다.고교 지도자와 선수들의 반발도 예상할 수 있다. 준프로로 계약한 고등학생 선수도 결국 소속 학교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해당 학교 축구부로는 뛸 수 없는 것일까? 이 점에 대해서도 정확한 해석이 필요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프로와 계약된 선수가 고등부 리그에서도 뛴다면 지도자들과 학부모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대학 진학 문제가 걸린 대회에 프로 선수가 뛰는 것이 올바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준프로 계약을 안 하더라도 프로에 데뷔시킬 방법은 있다. 프로 유스 산하 선수를 일시적으로 올리는 내부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굳이 준프로 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고등학생 선수가 출전하는 방법을 프로축구연맹 내에서 만드는 것이다. 물론 각 팀이 산하의 유스 선수들만을 프로에 합류시킬 수 있게 제한해야 한다. 또한 프로팀에 일시적으로 합류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과 학업 관련 규정 역시 마련돼야 한다.고등학생 선수를 프로팀에 올릴 수 있는 특정 상황을 규정에 명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상 선수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실례도 있다. 전남드래곤즈는 올 시즌 골키퍼 3명으로 시즌을 치렀다. 그런데 최근 세 번째 골키퍼인 한유성이 부상을 당하면서 2명으로 리그를 치르는 상황이 됐다. 결국 임시로 이광석 골키퍼 코치가 선수 등록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스 선수를 잠시 올릴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면 고등학생 골키퍼에게 경험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김병지 "프로와 훈련만으로도 큰 도움"

"고등학생이 프로에서 뛸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고등학생 선수가 프로에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프로팀에 와서 훈련을 할 경우 얼마나 도움을 받는지를 현실적으로 점검해봤다.전남은 노상래 감독 부임 이후 종종 프로팀과 유스(광양제철고)팀이 함께 훈련을 한다. 전남 골키퍼 김병지(45)는 "광양제철고 아이들이랑 실전을 한 적이 있다. 정말 좋아하더라. 언제 프로 선수들과 실전을 해보겠는가. 아마 선수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고 했다.한 축구지도자는 "고등학교 1학년 선수는 프로 선수들과 뛰기엔 체격에서 힘든 점이 많다. 그런데 2~3학년 선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 시즌 전체 소화는 불가능하더라도 1년에 3~4경기 정도에 투입하는 건 팀 전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 성장에 큰 도움이 줄 것"이라고 했다.1997년생인 김진규(18, 부산아이파크)는 올 시즌 7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997년 2월생이기 때문에 1996년생과 함께 축구를 했다. 고등학생 신분은 아니나 나이로 봤을 땐 고등학교 3학년 학생(1997년 3월~12월생)과 차이가 없다. 고등학생도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다.2012년까지는 고등학생 선수도 프로 선수와 경기에 나서는 건 가능했다. 비록 1군 경기는 아니었으나 R리그(2군 리그)에는 유스 소속 고등학생 선수도 합류해 경기를 치렀다. 고등학생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동기부여를 주는 좋은 취지였다. 하지만 R리그가 폐지되면서 고등학생 선수에게 주어지는 기회 일부가 사라졌다. R리그는 내년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으나 참여할 팀이 적으면 재검토를 하기로 했다.현재 K리그는 선수 유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J리그에 스타를 내줬었다. 최근에는 중국과 중동으로 선수들이 나간다. 프로이기 때문에 돈이 몰리는 곳으로 좋은 선수가 이동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K리그는 이런 상황을 딛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적료를 적절하게 사용해 내실을 다지고,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 스타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10대 선수들이 프로에 데뷔할 수 있다면 그 소속감은 엄청날 것이다. 훗날 준프로 계약 제도까지 생긴다면 구단들도 선수를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다.K리그 선수들의 연령층은 해가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조만간 20대 초반 선수들이 바글대는 리그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10대 후반 선수들도 언제든지 출전이 가능하게 바뀌어야 한다. 법을 바꿀 수 없다면 예외 조항을 추가해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인:팩트'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실, 표면이 아닌 이면에 대한 취재기록이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사건 혹은 사실에 대한 성실한 발걸음을 약속한다. <편집자주>풋볼리스트 주요 기사벤제마 '아스널행?' 누구 말이 맞나[인포G] 에레디비지 득점왕, 수아레스와 케즈만 사이심상민 활약, 최용수와 신태용이 웃는다[오피셜] 맨유, 박지성의 '13번' 후계자는 린더가르트[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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