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원외교 싸움 키운 산업부의 이중 자료
지난해 12월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상한 문답이 오갔다. 이명박(MB) 정부의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서로 다른 숫자를 들이대며 공방을 벌였다.
▶노 의원="참여정부의 투자회수율은 72.8%고 MB 정부는 13.2%밖에 안 됩니다. 공부 좀 하세요. 이게 지금 산업부가 저한테 제출한 자료입니다."
▶최 부총리="어떻게 제게 준 자료와 의원님한테 준 자료가 그렇게 틀립니까? 저는 참여정부 투자회수율이 102%, MB 정부는 114%로 보고받고 있습니다."
국회의원과 장관이 '황당문답'을 하게 된 건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해 서로 다른 수치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지난해 12월 11일 새누리당 등에 제출한 '해외자원 현황 및 주요 쟁점'이란 제목의 35쪽짜리 보고서에는 이명박 정부의 투자회수율이 114.8%, 노무현 정부의 회수율이 102.7%로 돼 있다. 산업부가 이 자료에서 새로 만든 '총회수율'이라는 개념에 따른 수치다. 이미 회수한 금액에다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까지 보태 회수율을 부풀렸다. 보고서엔 정부여당의 방어 논리도 등장한다. "자원개발사업은 고위험, 장기간 소요되는 특성을 감안해 현 시점의 미회수액을 손실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 "석유공사의 대형화 등은 참여정부 때 시작된 정책" 등의 표현이다.
반면 산업부가 지난해 11월 새정치연합 노 의원에게 준 자료는 딴판이다. 2쪽짜리 자료에서 산업부는 참여정부 당시 참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2014년 6월까지 78억4200만 달러를 투자해 57억1000만 달러를 회수(회수율 72.8%)했다고 적었다. 또 MB 정부에서 시작한 사업은 2014년 6월까지 370억9800만 달러를 투자해 49억 달러를 회수(회수율 13.2%)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를 대형화한 것과 관련, "MB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사업 대형화를 통해 생산광구 매입, 해외 석유기업 M&A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해 MB 정부의 책임도 부각시켰다.
국회의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특위가 26일 예비조사와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 기관보고는 2월 9일 시작된다. 하지만 최 장관과 노 의원의 문답에서 보듯 해외자원개발 관련 자료를 독점한 산업부가 '고무줄' 자료를 내놓아 정치권의 공방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 특위 간사인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은 "의원실마다 자료가 서로 달라 국정조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수치를 통일시키는 작업부터 해야 할 판"이라고 황당해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자료 요구가 많은 데다 달라는 시점에 맞춰 수치를 업데이트하다 보니 다른 숫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에 총회수율을 담은 자료를 제출한 데 대해선 "총회수율은 공식 통계는 아니다. 다만 회계상 미래가치를 현재에 반영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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