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클릭]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 월가 늑대의 화려하고 처절한 고백담

2014. 1. 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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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신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이 영화는 조단 벨포트의 자전적 동명소설 '월가의 늑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화제의 세 사람 중 먼저 조단 벨포트에 대해 알아보면 그는 20대에 무일푼으로 월가에 입성해 억만장자가 된 사람으로 증권 천재라 불렸던 사람이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부침을 과감하게 담은 이 이야기에는 한탕주의에 대한 찬양과 비판이 동시에 담겨 있다. 입지전적 인물인 조단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적 세속화의 명암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속에서 돈에 미친 사람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를 연출한 마틴 스콜세지는 대표작 '분노의 주먹'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좋은 친구들' 등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감독이다. 삶을 리얼하게 드러내면서도 인간의 본성을 붙잡고 놓지 않기 때문에, 인간 내면의 광기를 화면 속에 풀어놓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심오한 주제를 무게감 있게 풀어내는 대신 화려한 음악과 유머러스한 대사로 유쾌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더불어 그의 영화는 늘 엔딩에 명장면이 많다. 그가 칸이나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과 그랑프리까지 거머쥔 감독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영화의 주인공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갈수록 물이 오른다. '타이타닉'에서의 꽃미남 이미지를 벗은 지는 이미 오래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갱스 오브 뉴욕' '에비에이터'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등의 영화를 함께하면서 내적 양면성을 보여주는 캐릭터 속으로 빠져들었던 디카프리오가 이번 영화에서 연기의 폭과 깊이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졌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보여주는 디카프리오의 다채로운 모습은 다른 영화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넘어 그 끝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에 처음 입성하게 될 때의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모습에서부터 마약에 찌들어 폐인이 돼 가는 모습뿐 아니라, 직원들을 회사의 목표 속으로 동참하게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모습, 여인을 탐할 때의 원초적 남성의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이 영화는 월스트리트가 어떤 곳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단이 처음으로 증권맨이 돼 월스트리트에 입성했을 때 그의 선배는 맨정신으로는 여기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한다. 종일 숫자만 보면서 오를지 내릴지 자신도 모르는 주식을 고객에게 어떻게든 팔기 위해 갖은 말로 어르고 구슬리다 보면 타락에 빠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는 것. 월가는 바로 정글 그 자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성과급만을 생각해야 한다고도 덧붙인다.

자본주의의 속사정을 그린 이 영화의 터치는 시종 유쾌하면서 처절하다. 조단과 그의 일당이 주가 조작과 차명계좌를 이용한 경제사범으로 경찰에 줄줄이 잡혀 들어갈 때도 '미시즈 로빈슨' 노래가 신나게 흘러나오는 식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 화려하고 감각 있는 연출, 온몸을 던지는 연기자가 협업한 이 영화는 몇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명작이라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황영미 숙명여대 리더십교양교육원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40호(14.01.08~01.1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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