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 우려먹을 게 '섹시' 밖에는 없나

2013. 9. 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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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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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방영된 tvN < SNL 코리아 > 에서 과감한 연출을 소화한 지나

ⓒ CJ E & M

예상된 행보였다. 호스트로 가수 지나를 초대한다고 할 때부터 tvN < SNL 코리아 > 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뻔했다. 유학생 출신 가수 지나의 어눌한 한국어를 콘셉트로 잡은 코너와 유세윤의 영어 과외 교사로 등장한 지나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게 만든 코너를 제외하면, 지나를 섹시 콘셉트로 우려먹으리라는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검은 색 미니스커트를 입은 지나가 섹시 시구를 선보인 클라라를 육감적인 웨이브로 기죽인 건 시작에 불과했다. < 섹스 앤 더 시티 > 를 빗댄 코너 '브라 앤 더 시티'에서는 < SNL 코리아 > 가 자랑하는 섹시 크루 서유리·클라라와 지나가 합세해 테이블에 가슴을 올려놓고 '가슴이 커도 무거워서 불편하다'고 한탄하며 또 다른 크루 정명옥을 기죽이기 시작한다.

이어 이들 네 명은 아이스크림을 시켜서 다 같이 나눠먹다가 약속이나 한 듯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흘린다. 그렇지만 정명옥은 아이스크림을 땅바닥에 그대로 흘린 반면, 지나와 서유리·클라라가 흘린 아이스크림은 그들의 가슴에 닿는다. 그동안 여자 호스트의 몸매를 부각한 콩트를 종종 선보여 왔던 < SNL 코리아 > 가, 이번에는 여성 가슴의 크기만으로 호스트의 섹시함을 부각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스톡홀름 신드롬' 코너에서 지나는 담보 없이 돈을 빌리고 싶다고 은행장 김원해에게 요청한다. 알고 보니 지나는 돈을 빌리는 고객이 아니라 은행의 돈을 터는 강도였다. 신동엽을 위시하여 신속히 출동한 경찰과, 지나를 중심으로 한 은행 강도 일행은 대치 국면에 돌입한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다. 인질로 잡힌 김원해는 불안한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만 할 뿐이다.

왜일까? 은행 강도 지나가 인질을 위협하는 과정에서 한 팔로 김원해의 얼굴을 감싼다. 김원해는 자연스럽게 지나의 한 쪽 가슴에 얼굴을 맞닿을 수밖에 없다. 신동엽이 이런 김원해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지나칠 리 없다. 자신이 자청해서 인질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지나의 한 쪽 팔에 얼굴을 맡긴다.

'SNL 코리아', 섹시가 다가 아니라 콘셉트 중 하나가 되어야

28일 방영된 tvN < SNL 코리아 > 의 한 장면

ⓒ CJ E & M

< SNL 코리아 > '지나 편'은 조여정과 최여진·아이비와 같은 여자 호스트와 크루 간의 신체적인 접촉은 최대한 피하면서도, 이 호스트들을 섹시 콘셉트로 활용하던 제작진의 연출에 변화가 있음을 의미하는 듯하다. 지나는 이번 편에서 가슴에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리고, 한 쪽 팔로 남자 크루 김원해와 신동엽을 감싸는 과감한 연출을 소화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나의 출연이 남자 시청자의 입장에는 즐거웠을지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여성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호스트의 과다한 신체 접촉을 유발하거나, '가슴 크기'가 코미디의 소재가 되는 노골적인 연출에 다소 불편함을 느꼈을 법도 하다.

그동안 섹시 콘셉트는 < SNL 코리아 > 의 다양한 콘셉트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장진과 김슬기의 하차, '글로벌 텔레토비'의 폐지와 같은 여러 악재들은 < SNL 코리아 > 의 섹시 콘셉트가 '사골국'처럼 우려먹는 연출 방식이 되게끔 만들었다. 풍자는 쏙 빠진 채 섹시 콘셉트 하나로 시청자를 웃기게 만드는 < SNL 코리아 > 가 되어버린 셈이다.

물론 지나 편은 섹시 콘셉트 외의 < SNL 코리아 > 의 방향을 모색하는 한 회이기도 했다. 정치 풍자가 부담스러워 폐지한 '글로벌 텔레토비'를 대신하여 신설된 '개구쟁이 스덕후'는 일진 미화로 혹독한 비판을 받는 < 송포유 > 와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한 북한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공룡 인형을 앞세운 '크르렁 만평'은 예상했던 만큼의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개구쟁이 스덕후'가 '글로벌 텔레토비'를 이어 < SNL 코리아 > 의 풍자를 이어가는 후계자로 자리할 때에야 < SNL 코리아 > 는 섹시만이 전부가 아닌, 섹시를 비롯한 다양한 콘셉트를 가진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여자 호스트나 클라라를 섹시 콘셉트로만 우려먹는 모습이 반복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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