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의 클래식] 한국의 롭 넨, 제2의 오승환을 기대해 본다
[일간스포츠] 오승환(30·삼성)은 단연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모든 팀들이 오승환을 보유한 삼성을 부러워한다. 그는 '알고도 못 치는' 대단한 직구를 던진다. 하지만 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는다면 위력은 반감될 것이다. 그 대단한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집어넣는 과정이 오승환을 최고 마무리로 만들었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그 과정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오승환은 투구시 왼발을 들고 잠시 멈춘다. 그리고 왼발로 마운드를 살짝 훑은 뒤 공을 던진다. 필자는 이 동작을 보고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 중 한 명으로 활약했던 롭 넨(43)을 떠올렸다.
넨은 시속 160㎞대의 직구를 던지는 유망주였다. 1993년 텍사스에서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고, 같은 해 플로리다(현 마이애미)로 옮겼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160㎞대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5~6명 정도 되지만 당시에는 2~3명뿐이었다. 넨은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단점도 눈에 띄었다. 투구시 중심 이동이 너무 빨라 밸런스가 무너졌다. 스트라이드(디딤발과 중심발의 넓이)가 지나치게 넓어 팔이 뒤로 처지는 '증상'이 보였다. 당연히 공이 높았고, 제구에 애를 먹었다.
97년 래리 로스차일드(58·현 뉴욕 양키스) 코치를 만나면서 넨은 제구에 눈을 떴다. 당초 넨은 다리를 길게 뻗어 공을 던졌다.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는 효과가 있는 드롭 앤드 드라이브(drop & drive)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적절한 스트라이드 이상으로 발을 뻗으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 로스차일드 코치는 넨의 약점을 발견했고 이를 수정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적용했다.
우선 꼿꼿하게 선 상태에서 공을 던지는 '톨 앤드 폴(tall & fall)' 스타일을 택했다. 보폭이 좁아졌고, 몸의 흔들림도 줄었다. 그리고 디딤발을 내딛기 전 마운드를 살짝 밟는 '탭 앤드 폴(tap & fall)' 자세를 택했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한 번의 투구 동작에 두 가지 변화를 줬다. 대성공이었다. 넨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164㎞까지 찍었던 그의 직구는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플로리다는 9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넨은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월드시리즈 2세이브를 포함해 1승 4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듬해(98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그는 98년과 99년, 2002년에 올스타로 뽑혔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3년 연속 40세이브를 기록했고, 2001년에는 내셔널리그 구원왕(45세이브)에 올랐다. 로스차일드 코치와의 만남이 없었다면 넨은 어떤 투수로 기억됐을까.
한국에도 제구에 애를 먹는 '파이어볼러'들이 있다. 이들의 문제점을 관찰하고 있는 코치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의 롭 넨, 제2의 오승환을 기대해 본다.
/본지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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