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만 킹이던 제임스, 진짜 킹 되다

장주영 2012. 6. 2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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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서 NBA 첫 우승 반지우승하고 싶어 2년 전 고향팀 떠나배신자 야유 속 마침내 대관식"팀 스포츠에 '나'는 필요없더라"

'무관의 제왕'이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왕위에 올랐지만 그는 겸손했다.

 르브론 제임스(28)가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5차전에서 트리플더블(26득점·11리바운드·13어시스트)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제임스의 활약을 앞세운 마이애미는 오클라호마시티를 121-106으로 눌렀다. 이로써 마이애미는 1차전 패배 후 4연승을 거두며 NBA 챔피언에 등극했다.

 왜 그의 별명이 '킹'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그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제임스는 내·외곽을 휘저으며 26점을 쓸어담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다운 모습을 보였다. 9개의 자유투를 얻어 8개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제임스는 파이널 MVP로 뽑혔다.

 사실 제임스는 탁월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03년부터 고향 팀 클리블랜드에서 뛰었지만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2010년 마이애미로 이적을 결심한 것도 우승에 대한 염원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고향 팀 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으며, 경기 때마다 야유를 받았다. 그래도 그는 우승을 하고 싶었다.

 이적 첫해 제임스는 우승 문턱까지 갔었다. '독일 병정' 더크 노비츠키가 이끄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파이널에서 만났지만 2승4패로 완패했다. 댈러스는 주전들의 나이가 많은 노장 팀이었지만, 4쿼터만 되면 부활하는 노비츠키의 활약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사람들은 "기량은 제임스가 탁월하지만,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는 노비츠키가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병정'에게 초라하게 무릎을 꿇은 '왕'은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제임스는 지난 시즌의 실패를 반복하기 싫었다. 그래서인지 올해 파이널에서는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의 표정에선 웃음기가 사라지고, 눈은 매섭게 번뜩였다. 상대가 그를 자극하거나 집중 견제해도 흥분하지 않고 냉정을 유지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팀플레이도 곁들였다.

 막상 화려한 대관식을 치른 왕의 소감은 덤덤했다. 제임스는 경기 후 올 시즌 우승의 원동력을 지난 시즌의 실패에서 찾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항상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선수로서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 깨달은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적인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려고 했다. 팀 스포츠에 '나'는 필요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해 준우승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y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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