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치치 "대표팀 때문에 귀화? 서운해요"
[일간스포츠 송지훈]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몬테네그로 출신 스트라이커 제난 라돈치치(28)가 한국 귀화를 바라고 있다. 동시에 축구 대표팀 도전 의사를 밝혔다.
14일 일간스포츠와 만난 라돈치치는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은 나에게 많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바라는 건 한국 사람으로 새출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직 국적을 취득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이름까지 정했다. 프로축구연맹 등록 이름과 똑같은 '라돈치치'다. 성이 '라'고 이름은 '돈치치'다. '한국 이름으로는 다소 길고 어색하다'는 일간스포츠의 지적에 대해 그는 "내 생각엔 '윤빛가람'이라는 이름보단 부르기 편한 것 같다"며 씩 웃어보였다. 이어 "한국 사람들이 자신의 성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나 또한 내 성이 자랑스럽다. '라돈치치'라는 이름으로 계속 살고 싶다. 수원 라씨의 시조가 된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라돈치치는 가끔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통역없이 한글로 했다. 이따금 한국식 개그로 분위기도 띄웠다. 인터뷰 실력만 보면 귀화할 자격이 충분했다.
◇파란 눈의 코리안
라돈치치가 A대표팀에 선발된다면 1948년 첫 A매치 경기와 함께 시작된 우리 축구대표팀의 63년 역사를 통틀어 첫 번째 귀화선수가 된다. 그간 신의손(발레리 사리체프·타지키스탄), 이성남(데니스 라크니아노프·러시아), 이싸빅(야센코 싸비토비치·크로아티아) 등의 외국인 선수들이 귀화와 함께 한국 국적을 얻었지만, 대표팀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마시엘, 모따(이상 브라질) 등은 대표팀 발탁을 전제로 귀화를 추진하다 중단한 케이스다.
-한국 귀화를 결심한 이유는.
"한국에서 축구를 하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 한국은 나에게 '진짜 축구'를 가르쳐 준 나라다. 인천 소속 시절 스승이셨던 장외룡 감독님은 지금도 아버지로 여기고 있다.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몸값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다.
"축구대표팀에 뽑히기 위해 귀화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먼저고, 그 다음에 축구대표팀 발탁에 도전한다는 거다. 대표팀에 뽑히고 싶어 귀화하려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나 언론 보도를 접하면 서운하다."
-몬테네그로에 사는 가족이나 친척들 반응은.
"다들 좋아했다. 내가 K-리그에서 뛰는 동안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내 국적이 바뀐다고 해서 그들과 만날 기회가 늘거나 주는 것은 아니지 않나."
-10살 연하의 부인 알미나(18)은 뭐라고 하나.
"둘이 같이 있기만 하면 어디든 괜찮다고 하더라. 알미나는 한국 음식과 문화를 아주 좋아한다.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다. 아직까지 친한 한국 사람은 많지 않지만 하루 빨리 친해지고 싶어한다."
-곧 아버지가 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아내가 지금 임신 5개월이다. 내년 5월이면 아버지가 된다. 책임감도 느껴지지만, 하루하루가 너무나 기쁘다. 아들이라면 축구를 시키겠다. 아들도 나처럼 한국축구대표팀에 도전하는 선수로 키우고 싶다."
-귀화 후 한국 이름은 무엇으로 정했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라제난'으로 하고 싶다. 그런데 '제난'이라는 말이 'disaster(재난)'를 뜻하는 한국 단어와 발음이 비슷하다며 주변 사람들이 말린다. 아직 결심을 굳힌 건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라돈치치'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생각이다. 한국 성(姓)을 등록할 땐 지역명을 넣어야 한다던데, 이제 수원 선수가 됐으니 수원 라씨로 정하면 될 것 같다."
◇박주영과 골 합작하고파
라돈치치는 일반 귀화가 아닌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국적을 취득할 예정이다. 특별귀화는 과학·경제·문화·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갖춰 대한민국의 국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재에 대해 정부가 별도의 심사 과정을 거쳐 국적을 주는 제도다. 일반귀화와 달리 필기시험 등의 절차는 없지만, 선정 과정은 까다롭다. 라돈치치의 경우 오는 19일 열리는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를 통해 귀화 적격 여부를 1차적으로 검증받는다. 여기서 긍정적인 결론이 나오면 다시 법무부가 국적심의위원회를 열어 귀화 허용 여부를 최종 검토한다. 결과는 내년 초 쯤 공개된다.
-귀화하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하나.
"자신 있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해 뛴다는 각오는 갖고 있다. 만약 새롭게 선임될 A대표팀 감독이 나를 선택한다면 대표팀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존 한국인 공격수보다 잘 할 수 있나.
"일단 피지컬적인 면에서 유리하다. 내가 골을 넣지 않더라도 동료에게 찬스를 줄 수 있도록 상대 수비진을 교란할 수도 있다. 정통 포스트플레이어로서의 강점을 살려보겠다."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라는 평가가 있다. 정신력이 나약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직접 해명한다면.
"솔직히 말해 인천 시절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땐 어렸고, 한국의 문화나 분위기도 잘 몰랐다. 모든 것을 직접 부딪쳐보고 깨우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천에서는 내가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이기적인 욕심도 많이 부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경험도 쌓았다. 성남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배웠다. 내가 골을 넣지 않아도 동료들이 넣어 우리가 이기면 함께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표팀에서 꼭 함께 뛰어보고픈 선수가 있다면.
"박주영(26·아스널)이다. 영리할 뿐만 아니라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다. 2006년에 K-리그 올스타전에서 박(주영)과 함께 뛴 적이 있는데, 그때 멋진 콤비플레이를 만들며 내가 5골을 넣었다. 당시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대표팀이든 클럽팀이든 꼭 다시 발을 맞춰보고 싶다."
-낯선 대표팀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대표팀 멤버들 중 K-리그에서 나와 발을 맞춰 본 선수가 꽤 많다. 이근호·이정수·최효진·김치우는 인천 시절에 같이 뛰었고, 정성룡·김정우·홍철은 성남 시절 동료였다. 그들이 나를 도와줄 것이다. 나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돕겠다."
-동료들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귀화와 대표팀 도전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나.
"모두가 격려해주더라. 큰 힘이 됐다."
◇서울과의 라이벌전, 무조건 이긴다
라돈치치는 유고의 명문클럽 파르티잔 베오그라드 출신으로,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K-리그 무대에 입문했다. 8시즌간 인천과 성남 일화를 거쳤고, 최근 수원 삼성으로 이적해 내년부터는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뛴다. K-리그 무대에서 총 195경기에 출장해 52골 19도움을 기록했다. 통산 200경기와 20-20클럽에 5경기와 1도움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 프로무대에서 오래 뛰는 동안 큰 부자가 됐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런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줘 고맙다.(웃음) 솔직히 내가 얼마나 벌었는지 잘 모른다. 돈은 모두 고국에 있는 아버지가 관리한다. 그동안 가족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한 건 사실이다. 형을 위해 레스토랑을 차려줬고, 남동생이 대학을 마칠 때까지 학비를 대줬다. 최근에는 동생이 결혼할 때 아파트도 마련해줬다. 지금 내 재산은 지갑 속에 있는 돈이 전부다.(라돈치치가 열어보인 지갑 속에는 60만원 가량의 현금과 수표가 들어있었다.)
-다음 시즌에 수원 소속으로 서울과의 라이벌전에 나선다. 각오는.
"그 경기에서 내가 몇 골을 넣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건, 수원이 서울에 이긴다는 사실이다. 나는 약속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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