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토리] 탤런트 이상미, '이해윤' 개명하고 제2 전성기 Go~

2011. 11. 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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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궁~" 지나가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 한 장 같이 찍자며 이렇게 불렀다.

"NO 한상궁, I'm 최상궁." 하니 "아, 최상궁, 최상궁" 하며 연신 신기한 눈빛이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서도 아쉬움이 남는 듯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시선을 고정한다.

'대장금'에서 한상궁을 연기한 연기자는 양미경 씨였다. '최상궁'이라고 얘기하니 자신들이 착각한 걸 깨달은 듯 '아하' 했지만 사실 이들이 '최상궁'임을 비로소 알아차린 이는, '대장금'의 최상궁(견미리)이 아닌, '이산'에서 최상궁 역을 맡았던 탤런트 이상미 씨다. "사실 식당 같은 데 가면 저쪽에서 내기하는 소리가 들리곤 해요. 견미리다, 아니다 하면서…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정말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감쪽같이 견미리 씨라 여길 만하다. 눈매며 콧날이 꼭 빼다 박은 듯하다.

'견미리 닮은 탤런트'가 아닌 '탤런트 이상미'가 되고 싶다는 이상미 씨는 벌써 연기경력이 30년을 바라보는 베테랑 연기자다.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외모 탓에 '아역부터 시작했나?' 싶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떳떳하게 MBC 공채 15기로 들어와 연기를 시작한 때가 벌써 근 30년 전이다. 아역을 하긴 했다. 드라마가 아닌 광고모델이다. 큰 눈과 또렷한 이목구비 덕분에 아기 때부터 '예쁜이'로 불렸다는 이상미 씨는 초등학생 시절 과자와 아이스크림 CF를 찍으면서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 광고모델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연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자연스레 '내 길은 연기자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저 어린 시절 잠시 추억거리 겸으로 광고모델 일을 생각하셨던 부모님께서 엄청 반대를 하셨어요. 매일 엄마를 피해 방송국에 가서 놀곤 했죠." 그때가 고등학생 시절이다. 그 아이, 대단하다 싶다. 다들 비슷한 심경이었을까. 방송국 관계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방송국을 찾아오던 이상미 씨에게 '공채 시험을 보라'고 알려줬다. 그렇게 MBC 공채 15기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 당시 함께 합격한 동기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성모, 맹상훈, 이영범 씨 등이다. 한때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박찬환 씨도 동기다. 남자 동기는 꽤 있지만 여전히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여자 탤런트는 이상미 씨 정도다.

"공채 탤런트가 되고 나서 세상을 다 얻은 듯했지요. 그런데 생각만큼 일이 풀리지 않는 거예요. 포기하고 있을 즈음 함께하자고 들어온 드라마가 '전원일기'였어요." 동네 오빠를 좋아했던 처녀가 그 동네 오빠와 결혼했는데 임신이 안 돼 고생한 끝에 귀한 아들을 낳아 이름을 '개똥이'라 지었다. 개똥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는 이름을 '제동이'로 바꿨지만 한번 입에 익은 '개똥엄마' 호칭은 바뀌지 않았다. 20대 꽃다운 처녀 시절을 이상미 씨는 그렇게 '개똥엄마'로 불리며 보냈다. '전원일기' 녹화가 있는 날은 가장 어두운 색의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얼굴 군데군데 기미도 그려 넣어야 했다.

'전원일기'가 워낙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터라 프로그램이 안 들어올까 가슴 졸이진 않았지만 반면 '전원일기'에서 굳어진 시골 아낙 이미지 때문인지 다른 역할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내 배우생활은 전원일기가 끝나는 날까지만'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전원일기'가 끝나고 정말 배우생활을 접을까 진지하게 고려했다. 그때 뜻밖에도 경인방송에서 연락이 왔다. 세 쌍의 부부가 주인공인 시트콤을 하자며. '끝'이라고 생각했던 배우생활은 그렇게 이어졌다. 이후 단막극 몇 편과 드라마 몇 편을 거쳐 3개월여 전에 종영한 임성한 작가의 '신기생뎐'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전원일기 '개똥엄마'로 이름 알려

"교사, 간호사, 의사 이런 역할만 신물이 나도록 했어요. 어느 날 '신기생뎐'이란 드라마에 캐스팅이 됐다고 하길래 또 참한 이미지의 며느리나 이모, 뭐 이런 역할인 줄 알았는데 대본을 받고 보니 '아주 화려하고 이기적인 이상한 엄마(극 중 금라라의 친엄마지만, 형님네 집에 딸을 양녀로 주고 작은엄마로 살면서 그걸 빌미로 재벌인 시부모를 수시로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역할로 출연했다)'인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는데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때부터 부랴부랴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준비하고 나름 열심히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참한 줄만 알았는데 화려한 게 더 잘 어울린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임성한 작가와 원래 안면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임성한 작가한테 너무 감사하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제 안의 화려한 이미지를 끌어내준 덕분에 제가 세상과 시청자에게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게 됐으니까요. 임성한 작가가 이 역할에 이상미 씨를 캐스팅하고 싶다 해서 제가 캐스팅됐대요. PD도 왜 저를 캐스팅했을까 의아했다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감사인사를 전할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임 작가는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로 유명해요. 신기생뎐 출연진들도 작가를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신기생뎐'이 끝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신기생뎐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상미 씨는 다음 작품부터는 '이해윤'이란 이름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부모님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들어온 길인데 그에 걸맞은 성취를 하지 못해 늘 아쉬움이 많았어요. 이름을 바꾼다고 갑자기 인생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저에게 더 잘 어울리고 더 좋은 이름이라니, 기대를 해보고 싶습니다. 다들 효녀라고 칭찬하는데(탤런트 이숙 씨가 최근 '효녀 상미가 어머니 모시고 사느라 결혼이 늦어졌는데 이제라도 결혼시켜야 한다'며 방송에서 '공개구혼'을 해 화제가 됐다) 제가 어머니께 진짜 효도하는 길은 탤런트로서 더욱 성공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미 씨가 즐긴다는 '아쿠아로빅'체중 감량에 재활·치료 효과까지'신기생뎐' 이후 이상미 씨를 찾는 곳이 늘었다. '김창숙 부띠끄' 패션모델로 화보를 찍었는가 하면 SBS '도전 1000곡'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어느 날 갑자기 몸무게가 10㎏이 늘었어요. 워낙 말랐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최근 정말 오랜만에 패션화보를 찍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이것저것 찾다 아쿠아로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관절이 안 좋으세요. 관절도 유전 소인이 있는 만큼 저도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의상과 소품 때문에 늘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데 그것도 관절에 안 좋다더라고요. 아쿠아로빅은 관절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면서 치료와 재활 효과까지 있다는 게 맘에 들었습니다. 지금 3개월째 됐는데 아직 살은 빠지지 않았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더불어 마음도 즐거워져서 아주 좋습니다. 앞으로 다시 방송을 시작해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아쿠아로빅 수업은 빼먹지 않고 계속 할 생각입니다." 아쿠아로빅은 '아쿠아(물)'와 '에어로빅'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물속에서 하는 에어로빅이지만, 실제로는 물속에서 하는 맨손체조쯤 된다. 물속에서 간단한 체조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 허리에서 가슴 사이 수심의 물에서 하는데, 각종 신체적 효과는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와 긴장을 해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2011년 현재 한국에서 아쿠아로빅을 즐기는 인구는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는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이게 마지막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나름 최선을 다해 일합니다. 실제로 작품 끝나고 아무도 날 안 불러주면 이전 작품이 그대로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게 방송계 생리인 만큼 틀린 얘기도 아니에요. 얘기는 이렇게 하지만 그래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어요. 평생 연기하며 사는 게 꿈이에요. 다들 '아직 괜찮다' 하지만 굳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나선 것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김소연 기자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29호(11.11.02일자) 기사입니다] [화보] 장미인애 '머리부터 발끝까지 망사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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