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결혼하기] 국가별 결혼문화 천태만상

2011. 9. 2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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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Cool하게 결혼할까요 ◆'결혼은 인륜대사(한국)' '결혼은 신앙의 반(이집트)'.

결혼이라는 단어의 무거움은 세계가 똑같다. 하지만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결혼 예식의 특이한 절차부터 주고받는 예물의 다양함까지, 각 나라의 전통과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결혼문화를 살펴봤다.

실속형 | 일본·프랑스·미국

일본의 결혼식은 한마디로 '소수정예'다. 많은 사람을 초대해 예식장이 시끌벅적하기를 원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일본은 결혼식에 꼭 참석해주길 바라는 이들에게만 초대장을 보낸다. 소수의 하객에게만 초대장을 돌리기 때문에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내가 참석해주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가능한 한 참석한다. 초대장에는 결혼식 참석 여부를 표시하는 반송용 엽서가 들어 있어 참석 의사를 신랑신부에게 알려야 한다. 하객 수를 정확히 파악해 하객들의 좌석 위치까지 일일이 지정하는 것이 일본 결혼식의 특징이다. 소수정예인 만큼 축의금은 좀 많다. 우리나라 돈으로 수십만원이다. 하지만 피로연이 끝나고 신랑신부 측이 하객들에게 선물하는 답례품(히키데모)도 약 30만원 상당의 고가다. 실용성을 중시해 식기나 시계, 수제 초콜릿 등이 주로 선택된다.

프랑스의 결혼식은 성당에서 많은 하객들의 축하를 받는 전통 결혼식과 구청이나 시청에서 법적 승인을 받는 현대식 결혼식으로 나뉜다. 전통 결혼식은 신부가 다니는 성당에서 토요일에 열린다. 신랑이 어머니와 팔짱을 끼고 입장하는 것이 독특한 풍습이다. 결혼식 당일에 하객들은 신랑신부에게 말을 걸 수 없다. 결혼식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한 침묵이다. 축의금은 선물로 대신하는데 신랑신부가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를 주면 자신의 형편에 따라 사주면 된다. 현대식은 신랑신부와 양측의 증인 각 2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장 앞에서 결혼 선서와 반지 교환을 하고 혼인신고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난다. 아직까지는 전통 결혼식을 따르는 이들이 많지만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식을 선택하는 신세대 부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는 예식장이라고 불리는 건물이 없다. 보통 교회가 선호되며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공원 등에서도 예식과 피로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갖추고 있다. 치안판사나 등기소 직원의 입회하에 간소하게 치르는 경우도 있다.

미국은 결혼식 한 달 전에 '신부의 파티(bridal shower)'라 부르는 모임을 갖고 신부 친구들이 신부의 집에 모여 혼수와 축의금을 미리 전달한다. 이를 위해 신부는 인터넷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올려놓아 친구들이 선택해서 선물할 수 있게 한다.

결혼식은 보통 아침부터 준비해서 밤 12시 정도가 돼야 피로연까지 모두 끝난다. 대부분의 하객들도 최소한 밤 10시까지는 같이 있어준다. 피로연은 신랑과 신부가 가장 먼저 추는 춤인 'first dance'를 시작으로 각종 군무와 커플 댄스가 주를 이루며 흥겨운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미국 결혼식만의 특징은 '들러리'의 존재다. 들러리는 결혼식 날 행복한 신부를 질투하는 악귀로부터 신부를 보호한다는 미신에서 유래했다. 보통 신랑신부와 친한 3~6쌍의 친구들이 맡는다.

과시형 | 중국·몽골

중국의 결혼식은 하객들이 음식을 먹으며 잔치 분위기로 진행된다. 보통 가정집이나 식당에서 열린다. 결혼식은 아침에 신랑이 차를 타고 신부를 데리러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때 어떤 차를 타느냐가 신랑의 권위와 재력을 과시하는 척도다. 때문에 신랑이 차가 없으면 임대해서라도 좋은 차를 타고 가려고 한다. 주례와 주례사는 없고, 결혼 증인(證婚人·쩡훈런)이 하객들을 향해 결혼증명서를 낭독해 결혼을 선포한다. 하객은 축의금을 내면서 방명록에 축하 글을 남긴다. 축의금은 200위안, 400위안, 600위안 등 짝수로 내거나 888위안, 999위안 등 행운의 숫자에 맞춰 낸다.

몽골은 한민족과 같은 뿌리를 둔 나라답게 우리나라의 결혼풍습과 유사한 점이 많다. 신부가 시집갈 때 족두리를 쓰고 연지 곤지를 찍는 풍습이나 아이를 낳은 집에 금줄을 치는 풍습까지도 같다. 다른 점도 있다. 몽골인구의 80%를 이루는 할하족의 결혼 예물에는 말과 양 등 가축들이 빠지지 않는다. 유목민족이라 말타기를 중시하기 때문에 재산의 많고 적음도 곧 자신이 소유한 말과 양의 수로 측정된다. 우유가 중요한 예물인 점도 특징이다. 청혼할 때 신랑은 우유와 유제품 등을 신부 집으로 보낸다. 유목민은 건조한 들판에서 생활하는 만큼 수분 섭취가 어려워 가축의 젖인 우유가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이다. 결혼 날짜를 가을 초로 잡는 이유도 유제품이 많이 생산되는 계절이라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신랑 부담이 큰 나라 | 베트남·아프리카

베트남은 결혼할 때 신랑의 부담이 크다. 신부가 귀하기 때문이다. 결혼 비용 대부분을 신랑 측에서 지불하는 게 관습이다. 결혼식 10여일 전 신랑은 신부가 요구하는 만큼의 연꽃씨와 차, 와인 등을 신부 부모에게 선물해야 한다. 또 신부가 사는 마을에도 지참금을 내야 결혼 증명서가 발급된다. 지참금은 도로를 만들고 우물을 파는 등의 마을 공동사업에 사용된다. 화려한 결혼식의 압박에 시달리는 신랑은 빚을 지기도 한다. 결혼 뒤 그 빚을 청산하기 위해 몇 해 동안 고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혼식에서 신랑신부는 신부의 조상을 모신 제단에 행복과 번영을 기원하는 예를 올린다. 하객에게는 빈랑 열매와 담배 등을 대접한다.

아프리카의 결혼풍습은 아프리카의 종족 수만큼이나 매우 다양하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아프리카에서 남성이 여성을 아내로 삼기 위해 반드시 신부대금이라는 지참금을 지불해야 한다. 아프리카는 농경사회라 노동력 확보차원에서 여성의 출산이 중요하다. 여성의 노동력이 남성보다 훨씬 큰 사회가 아프리카다. 일반적으로 신부대금은 소, 염소 등의 가축으로 치러지는데 신부의 미모, 건강 상태, 교육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은 소 10마리, 염소 25마리 정도다. 최근 도시 지역에서는 자동차로 신부대금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종교형 |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인간이 되지 않았다고 할 만큼 결혼을 중시한다. 또 선택된 민족으로서의 긍지가 대단해 이방인과 결혼하는 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여긴다. 결혼식은 반드시 랍비('선생님'이라는 뜻의 히브리어)가 집전해야 인정된다. 약혼하고 1년 뒤 랍비의 주례로 결혼식을 치를 때 신랑은 신부에게 결혼서약서를 준다. 히브리어로 '크투바'라고 부르는 이 결혼서약서에는 신랑신부가 지켜야 할 의무, 주고받은 폐물의 명세가 기록된다. 크투바에는 신랑신부 측의 '결혼 증인'과 랍비의 서명도 들어간다.

결혼식의 끝에는 신랑과 친척, 친지들이 신부의 주위를 일곱 번 도는데 이는 옛날 유대 조상들이 여리고성을 일곱 번 돌고 점령했듯 신부의 처녀성을 점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부 박성윤 씨의 미국 결혼식 참관기당사자끼리 행복한 순간 만드는 게 목적

지난 6월 미국에 사는 사촌 여동생이 결혼해 미국식으로 진행된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 결혼식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스 베르데스 트럼프CC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열렸다. 야외결혼식이다. 일요일 오후 퍼블릭 골프장을 빌리는 데 2000달러 정도 지불했다. 이 결혼식은 멋을 좀 낸 경우다. 보통 미국인들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대관비는 없다.

미국 결혼식은 하객을 대규모로 부르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사촌 여동생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70명 정도. 대부분 예비 신랑신부의 지인들이지 부모의 하객은 거의 없다. 결혼식이 당사자 중심이라는 얘기다.

식순은 한국과 비슷하다. 주례가 있고 결혼서약식이 있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인 만큼 주로 목사가 주례를 하는데 시간은 길어야 20분 안쪽이다. 특이하게 보였던 것은 예비 신랑신부가 다른 색깔의 모래를 가져와 하나로 합치는 의식을 갖는다는 점. 둘이 진정 한 몸이 됐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행사다.

한국의 현대식 결혼이 미국을 많이 따라했다고 하지만 미국 결혼식이 우리와 확연히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양가 부모의 개입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전적으로 두 사람이 중심이 돼 결혼을 준비하고 행복한 순간을 만들고 가까운 사람들과 즐기는 게 결혼식의 목적이다. 한국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얼굴도장을 찍고 곧장 사라지는 인사치레식 결혼문화는 없다. 두 명이 모든 일을 감당하기 버겁기 때문에 친구들이 결혼을 준비하는 내내 도와준다. 친구들은 결혼식에 들러리로 참여해 기쁨을 함께 나눈다.

집이든 혼수든 부모가 마련해주는 법이 없다. 미국도 남자가 주로 집을 맡지만 전체 집값의 10%만 다운페이먼트(초기 현금자금)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나머지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받아 부부가 함께 평생 갚아 나간다. 한국처럼 부모가 전셋집이라도 마련해주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결혼 예물로 주는 다이아몬드 반지도 남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미국에선 보통 남자의 세 달치 월급 정도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해준다. 형편에 맞게 하면 그만이다. 자존심의 문제라 부모가 해주는 일 같은 건 없다.

결혼식이 끝나고 난 뒤는 본격적인 뒤풀이가 있다. 신랑신부는 이 순간 멋진 춤을 선보이기 위해 몇 주간 레슨을 받기도 한다고. 한마디로 미국의 결혼식은 스스로 만든 행복한 순간을 가까운 사람들과 즐기고 축하하는 자리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24호(11.09.28일자) 기사입니다] [화보] `초미니` 입은 소녀시대 윤아…이렇게 짧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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