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맨발이다-104] 김지미와 최무룡

장상용 2011. 9. 1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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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장상용]

내가 최고의 여자 영화배우로 인정하는 사람은 김지미다. 최무룡은 내가 가장 좋아한 선배였다.

두 사람이 커플을 이룬 것은 운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1960년대 초반부터 김지미는 정릉 끄트머리에 살았다. 그녀의 집은 크고, 마당이 넓고, 차가 없으면 갈 수도 없을 정도로 깊숙이 자리했다. 외부로 노출될 일이 없는 곳이었다. 5.16의 실력자들은 김지미의 정릉집에서 종종 모이곤 했다. 서울 시내라고 해봐야 마땅히 미팅 장소조차 없었다. 최무룡이 김지미와 함께 살고 있을 때였다. 나는 가끔 그 집에 드나들었다. 그런 모임이 있으면 인사차 들렸다. 그들도 내가 오는 걸 좋아했다.

김지미와 엄앵란 사이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김지미를 보조하는 아이는 엄앵란을, 엄앵란을 보조하는 아이는 김지미를 무척 좋아했다. 김지미와 엄앵란은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다. 김지미는 서구적 마스크를 가졌고, 엄앵란은 학사 출신의 엘리트 영화배우로 포지셔닝 했다. 엄앵란은 자신이 보조하는 아이가 김지미를 좋아하는 티를 내면 "얘는 지미만 좋아해"라며 삐죽거렸다.

김지미와 최무룡은 밍크라는 딸을 하나 두었다. 밍크는 날 무척 따랐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69년 6월 10일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과 함께 이혼을 발표했다. 그리고 얼마 후 김지미는 촬영장에서 내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밍크가 젖먹이 때의 일이었다고 한다. 최무룡이 사흘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최무룡은 사업에 잇따라 실패에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었다. 실제로 "사업 실패로 인한 부채의 부담을 더 이상 김지미에게 지움으로써 톱스타로서의 그녀의 앞날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결론 끝에 이혼을 결정했다"는 것이 그가 밝힌 사유였다.

김지미는 사재를 털어 남편을 지원했다. 최무룡이 '피어린 구월산'(65)으로 감독 데뷔할 때도 그 뒤에는 김지미가 있었다. 김지미의 재정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최무룡이 '한 많은 석이 엄마'(66) '나운규의 일생'(66) '제3지대'(68) 등의 거듭된 흥행 실패 속에서도 15편의 영화를 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었다.

김지미는 최무룡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그가 아침 일찍 세종로 국제극장 다방에 커피 마시러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밍크를 등에 업은 채 남편이 나타난다는 다방에 아침 일찍부터 진을 치고 기다렸다. 밤 새워 마작을 한 최무룡과 그 일행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다방에 들어왔다. 온갖 감정이 뒤엉킨 김지미는 "밍크 아버지, 이러면 안돼요"라 외치면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남편의 뺨을 때렸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도 왼손으로 때리지 않았나 싶다. 때리는 연기할 때 왼손을 사용하곤 했다. 왼손잡이다운 억척스러움을 가진 김지미는 자신의 미묘한 심리를 내게 설명했다.

"미스터 신, 내가 그 다음에 뭘 바랐는지는 알아? 그 사람이 '이 여편네야. 새벽에 어딜 찾아와?'라고 소리치며 내 턱이 부서지도록 때려주었면 했다고…. 그런데 그 사람은 '이러면 몸상해. 밍크 엄마, 진정하라고' 하지 않겠어. 그 때 느꼈지. '아, 이 사람은 내가 평생을 맡길 남자가 아니구나'라고 말이야."

그녀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런 내밀한 이야기를 내게 했을까. 최무룡은 정말 품성이 좋은 사람이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준 아내의 건강을 먼저 생각할 정도였다. 반면 김지미는 내심 남자다운 남자를 원했던 것 같다. 남녀 관계는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

정리=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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