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 상권] 체면 차리지 않고 싼값에 즐긴다





서울 북부지역의 핵심 상권. 북한산 등산객들의 집결지, 경기 북부(의정부·동두천·포천)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 모텔과 노래방의 천국(天國). 이 수식어를 듣고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면 당신은 서울을 모르는 지방 사람이거나 강북에 산 적이 없는 토박이 강남 주민이다.
이곳은 바로 강북구 수유동이다. 많은 사람들은 수유동을 여전히 수유리로 부른다. 수유리는 1950년대 이전 지명이다. 1949년 서울시에 편입되기 전에 수유동은 행정구역상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수유리였다. 이곳이 60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수유리로 불리는 건 발전이 그만큼 더뎠다는 방증이다. 단적으로 수유역 부근 현재 활성화된 재래시장만 5곳이 넘는다. 마땅한 호재가 없는 수유동이지만 풍부한 배후수요와 유동인구, 편리한 대중교통을 기반으로 A급 서민 상권으로 발전해왔다. 최근 3년간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유동은 싼 먹을거리와 놀 거리가 많은 곳으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주말에 등산객이 대거 몰리면서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서울 북부지역의 핵심 상권인 수유 상권을 들여다봤다.
왜 수유 상권인가착한 가격에 경기북부 소비자까지 흡수
# 수유역 8번 출구 인근 강북구청 사거리 먹자골목. 점심시간이 되자 이곳 식당은 구청과 은행, 보험회사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원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이 빠져나가고 늦은 오후가 되자 학교를 마친 10대들이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매장을 중심으로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저녁 7시가 되자 20대 초중반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이 모여들었고 9시를 넘자 인근 나이트 '삐끼'들이 호객행위를 했다. 자정이 넘도록 술집과 음식점은 젊은 손님들로 불을 밝혔다. 새벽까지 수유역 대로변은 이들을 태워갈 택시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 토요일 아침 7시 4호선 수유역 1번 출구. 화려한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인근 교보생명빌딩 앞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오후 5시가 되자 등산을 마치고 온 등산객들이 전통 먹자골목으로 들어갔다. 밤 10시가 되도록 이 부근 식당과 노래방, 모텔촌은 이들 중장년 등산객들로 넘쳐났다.
수유동 상권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다양한 연령층들의 사람들이 시간대를 달리하며 몰린다. 평일에는 10~20대들로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루고 주말에는 40~50대 나들이 주민과 등산객들로 인근 음식점과 유흥업소들이 호황을 누린다. 그나마 한가한 오전과 오후 시간대는 인근 다세대주택 주민들과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들로 분주하다.
수유동 총 인구는 6월 기준으로 7만1462명(수유1동 2만3529명, 수유2동 2만3798명, 수유3동 2만4135명)에 달한다. 미아동이 2만4000명인 걸 감안하면 3배가량 많다. 수유역을 이용하는 하루 인구만 10만명이 넘는다. 4호선 역당 평균 3만5000명이 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약 3배나 많은 숫자로 환승역이 아닌 단일 역으로 최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하루 3만명 이상이 수유동에서 지갑을 여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북부 잇는 강북 교통 요충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계속되는 주말에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4~5월, 9~12월처럼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달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금요일, 토요일에는 직장인들이 퇴근을 한 뒤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에는 등산객들이 인근 식당과 술집을 점령한다. 등산을 하고 마지막으로 해산하기 전에 회포를 풀기 위한 최적의 장소가 수유동이기 때문. 그러다 보니 24시간 영업하는 식당들도 꽤 많다.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숍들도 마찬가지. 수유 상권은 불이 꺼지지 않는 몇 안 되는 상권이다.
"주말마다 술집에 자리가 없어 난리도 아니에요. 술값이 싼 것도 그렇지만 먹을거리, 놀 거리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거죠. 노래방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수유상가번영회장을 맡고 있는 서종섭 씨의 얘기다. 현재 수유 상권은 경기 불황 속에도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강북구청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A씨는 "몇몇 술집들은 주말 장사만 해도 한 달에 수억원씩 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고 전했다.
수유 상권의 강점은 역시 저렴한 가격대다. 신나게 먹고 마셔도 부담이 안 되기 때문에 지갑이 얇은 대학생들, 직장인 초년생들도 많이 찾는다. '용우동'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김종석 씨(가명·32)는 "물가가 오르지만 여기 식당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았다. 10년 전 가격을 유지한 곳도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수유 상권은 재래시장과 다세대 주택가를 끼고 있기 때문에 3000~4000원대의 백반집도 많다. 5000원이면 한 끼 식사가 충분히 가능한 셈이다.
노래방이나 단란주점, 발마사지 등 서비스업의 가격도 강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 수유역 부근에 저렴한 발마사지 업체가 경쟁적으로 생겨나 인기를 끄는 중이다. 전신마사지 3만원, 발마사지 1만5000원이다 보니 주말 등산객은 물론이고 강남에서도 일부러 오는 사람까지 생겼다. 가격이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조선족들을 고용해 인건비를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현재 역 근처에만 10여군데 이상이 성업 중이다.
M발마사지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젊은 연인들도 커플로 많이 온다. 중국에서 정식으로 배운 사람들을 쓰기 때문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가 악화돼 서민들의 소비력이 떨어지면서 저렴한 수유역 일대 먹을거리와 유흥주점이 재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일엔 청소년, 샐러리맨주말엔 등산객으로 '북적'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낮다 보니 중저가 브랜드들이 인기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피자헛,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음식점을 비롯해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미샤 등 화장품 로드숍에는 어느 시간대든 손님들로 북적인다. 첨단 유행 브랜드보다 시장에서 이미 한 번 검증된 브랜드가 잘나간다.
한 예로 강북구청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B씨는 최근 부대찌개에서 삼겹살로 메뉴를 바꿨다. 4년 전 강남에서 유행하는 부대찌개 브랜드를 갖고 왔지만 수유동 사람들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가격대도 확 낮췄다. 돼지고기 값이 오를 대로 올랐지만 삼겹살 150g을 4500원에 팔기로 했다. 수유동에서 살아남으려면 '저가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게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간판도 처음에는 '영동삼겹살'이라 했다가 '수유삼겹살'로 바꿔 달았다. 이때부터 손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종의 '수유화(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서비스)'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서울에 2대 쌈밥집이 있어요. 강남에는 영동에 하나 있고, 강북에는 수유에 하나 있죠. 영동 '원조쌈밥', 수유 '영희네쌈밥'은 가볼 만해요." 서울에서 맛집이라면 안 가본 데 없는 정은경 씨(35)는 주저 없이 수유동 맛집을 추천했다. 특히 허기진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들은 지금도 장사가 꾸준히 잘된다. 먹자골목거리에 있는 목포해물탕, 수원삼계탕, 의정부곱창을 비롯해 이수내가마솥순두부, 진주집, 황주집, 삼성통닭 등은 주말마다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자연히 단골손님도 많다. 강북구 호남향우회장을 맡고 있는 김길수 씨는 "수유동, 번동 이쪽으로는 전라도 출신들이 많이 살아요. 예전부터 호남 향우회가 잘 발달돼 있죠. 이들이 식당을 하면서 하나둘씩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맛집을 빼면 뜨내기 손님들도 많다는 분석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수유동은 거주인구뿐 아니라 서울 북부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뜨내기 손님들이 많아서 단골손님을 형성하기 힘들고 객단가를 높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등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수유 상권이 다시 부각된 이유다. 수유역은 북한산으로 가는 관문이다.
수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내외면 북한산과 우이동, 백련사 등으로 갈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지난 2009년 10월 노스페이스 수유직영점이 수유역 1번 출구에 자리를 잡았다.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아웃도어 매장 중에선 전국에서 가장 크다.
김영선 노스페이스 수유직영점장은 "오픈해서 지금까지 매출이 매년 30% 이상 상승해 신규 회원 등록 수만 2만여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1500만~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최고 성수기 때는 하루에 5000만원까지 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북한산 둘레길이 생기면서 이곳이 등산객들의 약속장소로도 많이 애용된다고 전했다.
수유 상권은 강북구청을 좌우로 먹자골목과 노래방, 단란주점, 모텔 등 유흥 상권이 발달했다. 예전에 수유동 먹자골목 하면 강북구청 교차로에서 우이동 쪽으로 향하는 곳을 말했다. 우이동, 북한산에 가려면 이곳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권이 발전했다. 먹자골목 안쪽에는 노래방, 호프집 등 유흥업소들이 식당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대체로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 수유동 유동인구 중 40대가 25% 정도 비율을 유지하는 것도 전통 먹자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메인상권 권리금 2억원 웃돌아
지난 7월 20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전통 먹자골목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먹자골목에서 대로변으로 빠져나오는 길목에 위치한 다방에 들어서자 옛 노래가 흘러나왔다. 마치 지방 소도시에 온 것 같은 풍경이었지만 상가 임대료나 권리금은 꽤 높았다. 2~3년 전 불경기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권리금이 2000만~3000만원 선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대체로 5000만~1억원을 유지했다. 평일 오후에 한가해도 주말 장사가 워낙 잘되기 때문에 권리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설명이다.
김길수 먹자골목번영회장은 "주말에는 식당들마다 등산객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장사가 잘되는 식당은 매달 수천만원은 기본으로 번다. 강북구청 메인상권 땅값이 3.3㎡당 3500만원 정도 하는데, 이쪽도 2500만원으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재도 생겼다. 내년 말 먹자골목 뒤편, 우이교 부근에 극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극장 중에서도 CGV가 입점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이에 대해 CJ CGV 관계자는 "현재 그곳에 직영 영화관으로 들어갈 계획은 없다. 다만 위탁점이라면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건물을 짓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주변 상인들은 CGV가 들어오든 다른 영화관이 들어오든 전통 먹자골목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강북구청을 중심으로 한 수유 상권이 전통 먹자골목을 거쳐 CGV가 들어서는 곳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뭐라해도 수유 상권의 핵심은 수유역과 강북구청으로 둘러싸인 '열십자(+) 상권'이다. 수유역 7, 8번 출구를 중심으로 임대료가 비싼 상가들이 줄지어 있다. 일단 수유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매장이 '더페이스샵'. 고개를 살짝 들면 건너편에는 파리바게뜨 매장이 들어섰다. 이곳이 바로 수유역 메인 상권이 시작되는 초입 부분이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음식점, 술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중에서도 작은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한 '용우동' 자리가 알짜로 통한다. 강북구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곳 메인 상권은 전통 먹자골목 상권보다 시세가 높다.
강북구청 부근의 메인도로변 상가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은 줘야 들어갈 수 있다. 권리금도 2억~3억원에 이른다. 매장 임대료가 강남 못지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
강북구청 안쪽으로 들어가면 월세가 조금은 낮아진다. 보증금 7000만원에 월 200만~250만원 정도다. '용우동'을 기준으로 좌측에서 강북구청까지 형성된 '먹자' 라인은 한때 불경기로 급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권리금은 떨어지지 않았다. 권리금은 대로변과 크게 다르지 않고 장사가 잘되는 매장은 월 300만~400만원의 월세를 낸다.
수유역을 중심으로 반대편 출입구(1~4번 출구)로 나오면 사무실·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건물 1층에는 패스트푸드점, 화장품 로드숍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이쪽도 임대료가 비싸긴 마찬가지.
도로변에 신축건물이 들어서면서부터다. 보증금 3000만~5000만원에 월 200만원 가까이 임대료를 내야 장사를 할 수 있다. 권리금도 1억원 선. 최근 나온 급매물도 보증금 3000만원에 월 200만원으로 임대료도 변함없다.
전문가들은 수유 상권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상권을 고급화해 소비성향이 높은 20~30대 충성고객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원이나 미아에만 가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수유에는 할인점, 백화점이 없다.
상권 고급화·유흥시설 급증 과제
그렇다 보니 주로 지갑이 얇은 소비층이 몰린다. 경기 불황 때문에 저렴한 수유 상권이 재부각되고 있지만 고급 상권을 유치하지 못하면 결국 노원과 미아삼거리 상권에 고객을 뺏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장경철 상가114 이사는 "미아삼거리 상권은 강북 뉴타운 개발의 1차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데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대형 백화점, 멀티플렉스영화관 개관 등으로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수유는 아직까지 너무나 차분한 모습이다. 여기에다 이미 난립해 있는 중소형 쇼핑몰이 계속 추가로 들어서고 있어 자칫 일부 업종의 슬럼화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유 상인과 인근 건물주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요즘 과거 장년층 위주로 장사를 해왔던 식당, 술집이 없어지고 대형 원룸과 카페로 바뀌는 중이다. 20~30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서다. 1990년대부터 수유동 전세금은 강북에서도 가장 낮기로 유명했다. 최근 2년 새 전세금이 올랐지만 그래도 5000만원(33㎡ 기준)대의 전셋방이 있는 곳이다.
얼마 전 신일고 옆에 성신여대 제2캠퍼스인 운정그린캠퍼스가 문을 열면서 그 주변 일대도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가 이용하고 있는 수유동 일대 상권은 서민층을 겨냥한 업종과 품목 그리고 가격대를 잘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성인나이트 같은 청소년 유해 유흥업이 번창하는 것을 일부 제한해야 상권이 더 커지고 고급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수유동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면 앞으로도 일정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실속형 상권으로 꼽힌다는 의견도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노원역 상권의 성장과 미아삼거리 상권의 확대로 소비층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행정기관, 업무시설, 등산객과 북부 수요층의 경유지로서 고정 수요층의 지원으로 큰 흔들림은 없다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유동 지명 유래북한산 골짜기에서 물이 흘러넘쳐 '무너미'
북한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마을로 넘친다 해서 이름 붙여진 수유(水踰). 우리말로는 물이 넘친다 해 '무너미'라 한다. 무너미도 웃무너미와 아랫무너미로 나뉜다. 웃무너미는 수유시장 일대. 아랫무너미(작은무너미)는 수유3동과 미아3동의 일부인 수유5거리 일대를 말한다. 1914년 경기도 고양군에 속해 있던 수유리는 1949년 비로소 서울시로 편제된다. 당시에는 성북구에 속했는데 1973년 도봉구로 바뀐 뒤 지금은 강북구 수유동으로 자리 잡았다.
수유역은 서울 북부의 중심지역으로서 한수 이북지역을 왕래하는 버스터미널이 마장동에서 수유동으로 이전하면서 급속도로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강북구청이 정책적으로 1996년 4호선 수유역 일대를 도시설계지구로 지정하면서 수유역을 정점으로 역세권 형성이 급속히 진행됐다. 수유전철역과 유동인구가 많은 도봉로를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업무시설이 들어서고, 마을버스와 다양한 노선버스도 유동인구를 불러들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수유 상권은 특정지역으로 상권이 한정돼 있어 더 이상 커지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충성도가 높다고 해 '항아리 상권'으로도 불린다.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이후 수유 상권 어떻게 되나유동인구 줄겠지만 등산객 수요 여전할 것
서울 지역 최초 경전철 사업인 우이~신설 간 경전철 사업이 수유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현재 경전철 사업은 2009년 9월 첫 삽을 뜨고 나서 공사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 9월 완공 예정인 우이 경전철이 개통되면 수유 상권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 본다. 강북구 우이동~성북구 정릉동~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11.4㎞ 구간의 우이 경전철이 아쉽게도 수유역 인근을 지나치지 않기 때문. 애초부터 우이 경전철은 서울 강북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라 수유역을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 수유 상권은 대중교통의 수혜를 많이 입었다. 수유동, 인수동, 우이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수유역을 중심권역으로 생활을 해 왔기 때문이다. 버스 중앙차로제 시행 등 대중교통시스템 정비는 수유 상권을 보다 강화시켜주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전철 개통 이후에는 우이동, 인수동의 유동인구가 분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수유 상권으로서는 악재인 것.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이동, 인수동 주민들은 교통체계상 수유역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전철이 생기면 교통 편의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수유역 중심의 생활체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전망과 달리 지역 상인들은 우이 경전철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종섭 수유상가번영회장은 "경전철이 완공되고 나면 수유역을 이용하는 지역주민 인구는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이 경전철을 통해 북한산을 방문하는 등산객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에 올 때는 우이 경전철을 타고 온다 해도 집에 갈 때는 수유동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가볍게 술 한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유 먹자거리로서는 우이 경전철을 악재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범진 기자 loyalkim@mk.co.kr / 김헌주 기자 donga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17호(11.08.03일자) 기사입니다] ▶ [화보] `유혹의 시구` 남규리 "땀에 옷이 말려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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