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s중국]뭉클 김귀현 '아버지의 이름으로'

2011. 3. 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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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 김귀현은 아버지의 숨결과 어머니의 눈물을 가슴에 묻고 28일 성공신화의 초석이 될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1부리그서 활약 중인 김귀현(21·벨레스 사르스필드)이 3만여 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귀현은 27일 오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후반 5분까지 뛰며 올림픽대표팀의 1-0 승리에 일조했다.

시차와 장거리 여정으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김귀현은 태극마크를 달고 뛴 첫 경기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리 경련으로 후반 초반 교체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전반 13분 터진 김동섭의 선제 결승골 시발점도 김귀현이었다.

김귀현에서 시작한 패스가 이용재를 거쳐 정동호에게 연결됐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재 패스를 받은 정동호가 낮게 깔아 찬 공을 향해 달려든 김동섭은 중국 골키퍼와의 충돌 속에도 선제골을 터뜨렸다. 홍명보호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터진 덕에 여유 있는 경기운영 속에 교체카드를 5장이나 꺼내며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 했다.

이날 김귀현은 비록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빠른 몸놀림을 선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김귀현은 신장 170cm로 큰 키는 아니지만 수비가 좋고 공중볼 다툼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아르헨티나에서 경기를 마치고 24시간 비행한 뒤 합류해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텐데 최선을 다한 그의 의지도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김귀현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즐기면서 뛰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경기장 한쪽을 보면 가슴 한편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만성 폐질환과 싸우고 있는 아버지 김직(69) 씨와 어머니 박영덕(59) 씨를 비롯해 고향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도 주민 50여 명이 "장하다 우리 아들 김귀현"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의료진과 함께 구급차를 타고 경기장에 도착한 김귀현 아버지는 선천성 청각장애에 만성 폐질환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6년 전 아르헨티나로 축구 유학을 떠난 뒤 태극마크를 단 늠름한 아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먼 길을 건너왔다.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아들의 모습을 본 부모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렀다. 특히, 이날 2층 실내에서 아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아버지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면서도 김귀현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김귀현은 아버지 곁으로 다가가 손을 꼭 잡고 "효도하고 싶다. 나를 보고 빨리 쾌유했으면 좋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역시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멋진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6년 전 아르헨티나로 떠나 올 초 벨레스와 3년 계약을 맺고 태극마크까지 달게 된 김귀현은 아버지의 숨결과 어머니의 눈물을 가슴에 묻고 28일 성공신화의 초석이 될 아르헨티나로 돌아간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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