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바로 알기' 생각만큼 어렵지 않아요

신범수 2011. 1. 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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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게보린, 사리돈 등 유명 진통제에 관한 '걱정스러운' 뉴스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진통제가 안전 한가' 궁금증만 커간다. 지난 몇 년간 관련 논의가 흘러가는 추세를 정리하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며, 그 밑바탕에는 '알려고 노력한 만큼 안전할 수 있다'는 책임도 자리한다. '나더러 전문지식을 공부해 알아서 판단하란 말인가' 싶겠지만, 큰 그림을 머리에 넣어 두면 그다지 힘든 일도 아니다. 진통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고 넘어가자.

◆약 포장에 모든 정보가 있다

어떤 약을 언제 먹어야 할지는 대개 의약사가 판단해준다. 하지만 전문가 도움 없이 소비자가 직접 고르고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약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진통제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으로서의 진통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엔세이즈, Nsaids)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성분으로 유명하다. 그 외 수백 가지 약물이 이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엔세이즈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과 같은 진통제를 통칭한다. 두 종류 모두 해열, 진통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큰 구분 없이 쓰인다.

◆'아세트아미노펜=간, 엔세이즈=위장' 조심해야

진통제 특히 아세트아미노펜과 관련해 일어나는 약화사고는 대부분 '술' 때문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을 많이 먹으면 간에 손상이 올 수 있는데,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에게 그 위험이 높아진다. 과음 후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타이레놀을 먹는 건 그래서 좋지 않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권장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1일 용량은 4g인데, 통상 진통제에는 이 성분이 1알에 0.5g 내외 들어있다. 의도적으로 다량 복용하지 않는다면 위험수준까지 도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문제는 타이레놀뿐 아니라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한 약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이 약 저 약을 먹다보면 본의 아니게 권장량을 넘길 수 있다.

일례로 오전에 타이레놀 2알을 먹었는데 오후에 감기기운이 들어 판피린 한 병과 화이투벤을 구입했다고 치자. 화이투벤을 6시간마다 2알씩 총 8알을 판피린과 함께 먹었다. 퇴근길에 몸살기가 심해져 광동탕골드액을 한 병 마셨다.

각 제품의 용법ㆍ용량은 제대로 지켰지만 이 사람이 하루 동안 먹은 아세트아미노펜은 6.7g에 달한다. 이렇듯 우연한 약화사고를 막기 위해선 구입하는 약의 성분을 항상 확인해 특정 성분을 반복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면 엔세이즈의 대표적 부작용은 위장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속이 쓰린 것부터 출혈,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위장 출혈 경험이 있거나 궤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한다. 그외 출혈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사람, 고령, 혈전방지제를 먹는 경우 등도 조심한다.

엔세이즈는 콩팥에도 영향을 주는데 역시 고령이거나 이뇨제를 먹는 사람,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자, 콩팥질환을 가진 사람은 엔세이즈를 선택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걱정할 것은 '내성'이 아니라 '통증의 원인'

효과를 높이려고 약 개수를 늘이는 습관도 좋지 않다. 통상 진통제들은 권장량보다 많이 먹는다고 진통효과가 증가하지 않으며 오히려 부작용 위험만 늘어난다.

이는 내성에 대한 우려와도 이어진다. 주변을 보면 '하루 한 알이면 됐는데, 이제는 두 알은 먹어줘야 낫는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기본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엔세이즈 진통제들은 내성이나 중독 위험이 없다. 그럼에도 내성 문제를 느낀다면 진통성분보다는 감기약이나 진통제 등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일 수 있다.

진통제를 너무 오랫동안 많이 먹을 경우 몸이 약을 분해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도 있다. 효소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인데 약효가 그만큼 금방 사라지게 돼 또다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다소 극단적인 약물복용자에 한하는 드문 사례다.

내성 걱정이 있다면 자신의 질병 자체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즉 하루 한 알로 낫던 두 통이 두 알을 필요로 한다면 두통이 더 심해진 것일 수 있단 이야기다. 명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전문가로부터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강희철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진통제를 먹는다는 것이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이므로 이 과정에서 질병이 악화돼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강희철 가정의학과 교수), 한강성심병원(황보영 약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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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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