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또 어떤 저주가 있나?
[일간스포츠 김우철] 프로 스포츠에는 수많은 저주가 존재한다. 남들이 보기엔 재미있는 흥밋거리지만 당사자들에겐 하나의 올가미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염소의 저주는 66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1945년 시카고 컵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 때 샘 지아니스라는 컵스팬은 홈구장 리글리필드에 염소를 데리고 들어가려다가 저지당했다. 화가 난 그는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당시 최강 전력이었던 컵스는 3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64년 동안 우승은커녕 월드시리즈에도 오르지 못했다.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해 염소를 경기장에 데려왔다. 지아니스의 손자를 경기장에 초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별반 효과가 없었다. 지난해 컵스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도 못했다.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1908년으로 103년 전이다.
일본프로야구에는 켄터키 할아버지 저주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1985년 한신 타이거스가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흥분한 젊은 팬들은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가게 앞에 있던 이른바 '켄터기 할아버지' 상을 오사카의 도톤보리강에 집어던졌다. 켄터기 할아버지 상은 KFC 창업자 할랜드 데이비스 샌더스를 실물 크기로 만든 조형물이다. 팬들은 켄터키 할아버지 상이 그해 타격 3관왕을 차지한 한신의 강타자 랜디 배스와 닮았다며 헹가래친 뒤 강에 던졌다. 한신은 그해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24년 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축구에도 펠레의 저주가 있다. 월드컵 때마다 펠레가 우승후보로 지목한 팀은 고배를 마신다는 내용이다.
펠레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 후보로 꼽았고, 브라질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것이라며 혹평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프랑스는 조별 예선에서 짐을 쌌고, 브라질은 7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저주가 계속된 가운데,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문어의 예측력과 비교되는 굴욕까지 겪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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