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출신 에로배우 김현수 "베드신 중 '사고'..스태프도 깜짝"
[일간스포츠 정지원]

김현수(39)는 신영웅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성인영화 스타다. 여배우만 부각되기 마련인 성인영화계에서 남자배우가 유명세를 타기는 쉽지 않은 일. 하지만 김현수는 성인영화 업계가 호황을 누릴 때부터 현재까지 '잘 나가는' 배우로 활동하며 마니아까지 거느리고 있다. 업계에서 보기드문 잘생긴 외모와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라는 스펙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출연한 케이블 TV 채널뷰의 다큐멘터리 '마이 트루 스토리'가 방송된 후 한동안 잊혀졌던 김현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는 플로우보드 서핑선수로도 활동중. 천안에서 서핑 훈련중인 김현수를 찾아가 '범상치 않은' 인생에 대해 들었다.
-서핑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4년째다. 작년에는 국내 대회에서 1등하고 사이판 세계대회에 나가 특별상을 받았다. 플로우보드 서핑이 전문 레포츠로 활성화돼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구 빼고 다른 운동은 다 잘하는 것 같다.(웃음)"
-프로야구 선수를 그만둔 데 후회는 없나.
"1991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2군에 있다가 1993년쯤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그만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는데 막상 프로선수가 되니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좀 더 버티면서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참을성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단체경기다 보니 사람들하고의 관계가 쉽지 않았다.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원망하고 그런 것도 싫었다. 당시 내부에서 다른 동료들과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팔꿈치 부상을 당한 상태였고 내 실력에 대한 염증도 느끼고 있었던 데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서 '정말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거다."
-야구선수 시절에 인기는 많았을 것 같다.
"그게 신기하다. 경기를 잘 했던 것도 아닌데 좋은 선수들보다 오히려 내게 여자팬들이 몰리곤 했다. 중·고등학교 때도 인근 여학교에서 꽤 인기는 있었던 것 같다."
-해태 시절 동료들 중 아직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없나.
"글쎄, 있긴 한데 유명한 선수들은 아니다."
-다른 길을 모색하고 야구를 그만둔 건가.
"아니다. 정말 대책없이 그만뒀다. 집에서 놀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어학공부라도 해라'고 해서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다가 정말 우연히 모델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사람 눈에 띄어 모델로 캐스팅됐다."
-그때부터 속옷모델로 활동했나.
"아니다. 그 때는 일반적인 광고모델이었다. 1994년부터 군복무 기간까지 포함해 6~7년 정도 활동했다. 이세창씨 등 쟁쟁한 배우들과 기업광고를 찍고 의류 및 공익광고도 찍었다. 속옷모델은 전속으로 2년정도 했다. 사실 신사복 광고인줄 알고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하게 된 거다. 현장에서 모델들이 다들 벗고 있길래 그냥 돌아가려다가 오디션이나 보자고 했다가 발탁된 거다."
-돈은 많이 벌었나.
"당시 나이트클럽에서도 일하고 있었다. 문지기 역할부터 시작해 상무급 이상으로 올라갔다.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돈이 많이 생기니 쉽게 나가더라. 외제차 몰고 다니면서 펑펑 썼다. 30대 초반까지는 술·여자에 빠져 지냈던 것 같다. 잘 나갈 때는 한달에 천만원 이상 벌었다. 20대에 억대 수입을 벌어들이니 건방이 들지 않겠나. 그 때 왕자병도 심했다."
-성인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극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던 시기였다. 마침 소속사 관계자들과 차를 마시던 자리에서 우연히 성인영화 감독을 만나게 됐다. 권유를 받고 호기심에 발을 디뎠다. 첫 영화 제목이 '카사노바와 백한번째 섹스 파트너'다."
-힘들진 않았나.
"처음 석달 정도는 재미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끌려가듯이 일했다. 솔직히 성인영화를 굉장히 무시했었다. 별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본도 안 외우고 현장에 갔다가 NG내고 문제 일으키곤 했다. 정말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다."
-베드신은 어땠나.
"연기인데도 너무 흥분해서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양말로 '공사'를 했는데도 주요부위가 불거져나와 스태프들과 연기자들이 놀랐다. 조절이 잘 안 된 거다. 지금도 베드신은 힘들다. 신인 연기자들이 너무 어색해하면 술을 먹고 찍기도 한다. 현장에서 옷 벗고 있는 것도 처음에는 어색한데 익숙해지면 그 상태에서 서로 아무렇지 않게 장난도 치고 그런다."
-처음 만난 상대와 베드신을 찍는게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잘 모르는 상대는 또 다른 기분이 들어 좋다. 내가 상대에 대한 호기심과 떨림이 있어야 그걸 보는 시청자들도 더 좋지 않을까.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초짜'인데 비해 여자 연기자는 베테랑이라 리드를 당했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한참 어린 여자 연기자를 내가 리드해야 한다."
-가족이나 주변 반응이 좋지 않았을텐데.
"그렇게까지 안 좋을지는 몰랐다. 한창 잘 될 때 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도 많이 했다. 그걸 가족들이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내 스스로도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 몇 차례나 그만뒀던 적이 있다. 2년씩 쉬기도 했는데 결국 돌아가게 되더라."
-같이 연기했던 여자 연기자랑 사귀어 본 적 있나.
"다 벗은 상태에서 몸을 맞대고 있으니 빨리 가까워지는 건 사실이다. 카메라가 안 돌아갈 때는 짓궂게 주요 부위를 만지면서 장난을 치는 여자들도 있다. 그러다가 잠깐 만났던 적은 있지만 진지하게 사귀었던 적은 없다. 실제로 업계에 성인영화 연기자 커플들이 있는데 대체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서로 직업적인 부분을 너무 잘 아니깐 더 큰 문제가 생기더라."
-어떤 연애를 했나.
"우리 업계와 상관없는 분야에서 만난 여자가 있었다. 5년간 만나면서 결혼하려고 했었다. 그 때부터 술도 줄였다. 그 후로 주량 자체가 줄어 요즘은 그냥 위스키나 맛있는 맥주 한 두잔 정도 마시는 걸로 그친다. 당시 여자친구가 이 직업을 너무 싫어해서 일을 정리하려고 했다. 그래도 여러가지로 다툼이 많았고 결국 헤어지게 됐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해졌나.
"사람들이 알아보면 피해다니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냥 편하게 인사한다. '재미있게 보고 계시죠?'라면서 사인도 해준다. 정극 연기자로 올라설 기회도 참 많았는데 결론적으로는 내가 놓친거다. 작은 역할을 준다거나 하길래 객기를 부리면서 안한다고 했던 거지. 이제는 옛일을 후회하기 보다 지금 내 생활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몸관리는 어떻게 하나.
"복근과 허벅지에 신경을 많이 쓴다. 섹시해보이기 위해서는 치골 쪽도 잘 다듬어야 한다. 언제나 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어둬야 한다. 서핑을 하면 다 해결된다."
-업계 전반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일할 의욕은 없고 돈만 밝히는 여자 연기자들이 많다. 현장에서도 너무 제멋대로라서 통제가 안 될 때도 있다. 요즘엔 그런 트러블이 생겨도 좋은 말로 하고 피한다. 나도 이젠 12년차 대선배니까."
-바라는 게 있다면.
"성인콘텐츠를 너무 음성적인 곳에만 가둬두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세상에 나왔고 있어야만 하는 존재니 필요한 선은 긋고 지킬건 지키면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는 거다. 연기자들도 기왕 할 거면 프로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했으면 한다. 지금 스카이엔터테인먼트(ngositel.com)라고 성인콘텐츠 전문 회사를 하나 운영중이다. 여자연기자는 언제나 환영이다. 단, 쉽게 생각하고 시작하진 말았으면 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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