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이공계·국외·현장 경험자 '3각편대'




◆재계 뉴리더(5)◆
현대기아차그룹 소속 계열사는 크게 모듈과 부품 공급사와 금융 관련 계열사, 물류나 건설 관련 계열사로 다시 나뉜다. 현대차와 기아차에서와 마찬가지로 각 계열사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는 연구개발(R&D) 인력 우대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엔지니어 출신들이 중용된 것도 앞으로 기술인력에 대한 우대방침을 지속한다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현대기아차의 국외 진출이 늘면서 글로벌 경험을 갖춘 영업통들이 뉴리더로 눈에 띈다.
현대차 계열 중 핵심부품기업으로는 현대모비스가 손꼽힌다.
옛 현대정공 시절부터 정몽구 회장이 애착을 가졌던 기업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관심을 끈다.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지주사로 유력한 기업이기 때문. 실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94년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를 거쳐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과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차의 핵심 모듈 기업인 모비스에서도 기술직과 영업통의 부각이 두드러진다.
올 초 사장에 오른 전호석 사장(58)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미래자동차 핵심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다 올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기아차 소형차 개발을 담당한 차량개발1센터장으로 일해 오다 현대모비스 연구소장으로 부임, 8개월여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동안 전자식 자세제어장치(ESP)와 전동식 조향장치(MDPS), 자동주차, 출동경고 및 보행자 감지 등 최첨단 안전장치 개발을 이끌어 왔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모비스의 '2015년 부품업체 글로벌 톱 5 진입'의 중임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5년까지 연구인력을 현재 1500여명에서 20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등 R&D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통 자동차 엔지니어로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크랜필드대학원에서 자동차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7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승용평가2·3실장, 유럽기술연구소장, 시험센터장, 자동차개발1센터장 등을 거치고 지난해부터 현대모비스로 옮겨 연구개발본부장 등 R&D 분야를 두루 거쳤다.
최호성 부품영업본부장(58)은 현대기아차의 사후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애프터서비스 부품 공급을 총괄한다. 현대차를 거쳐 2000년 모비스로 옮겨 왔다. 기아 부품판매사업부 담당을 거쳐 현재는 현대와 기아 부품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국외에서 현대기아차 판매가 늘면서 부품 공급 업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부사장에선 김순화 모듈사업본부장(59), 김한수 구매본부장(58), 송창인 품질본부장(61) 등도 뉴리더로 꼽힌다.
김순화 부사장은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품질경쟁력 강화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모듈사업본부를 올해부터 관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여간 현대모비스의 앨라배마 법인장을 지냈을 만큼, 국외 생산현장에 밝다는 게 특징이다. 대륜고, 경북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차 시트공장장과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장을 거쳐 모비스 앨라배마 법인장을 역임했다.
송창인 부사장은 85년 입사해 현대차에서 품질사업부장,해외정비품질실장, 상용품질실장, 전주생산실장 등을 지낸 뒤 현대모비스 품질본부장을 맡아왔다. 광주 제일고, 필리핀동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송 부사장 역시 국외에서 공부했고 현대차 해외정비품질실장을 역임, 국외 사정에 밝다.
김한수 부사장은 현대모비스 구매담당, 현대차 통합구매사업부장과 전략구매실장을 지내는 등 줄곧 구매업무를 맡은 구매 전문가. 충남고, 충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79년에 입사했다. 최근 협력업체 단계에서부터의 품질 강화를 중요시하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금지급, 시험센터 개방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적극 추진 중이다.
전무급에서는 정현성 전무(56)가 북미에서 현지부품법인을 총괄하면서 완성차 경쟁력을 측면 지원한다. 이준형 전무(56)는 크라이슬러의 대규모 모듈 수주와 함께 유럽 완성차메이커로의 핵심부품 수출을 지휘하고 있는 해외사업본부를 총괄한다. 박상규 전무(55)는 모듈사업본부 내 기획영업사업 담당 임원. 특히 올해 LG화학과의 합작으로 설립한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 생산법인인 HL그린파워 대표이사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신영철 전무(57)는 기술연구소 내 메카·선행개발센터장으로 미래 선행기술, 바디전자, 친환경기술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기술연구소는 모비스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인 전장부문 첨단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철수 전무(55)는 국외 생산법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북미 생산법인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에서 뉴리더로 지목되는 이들은 대부분 공대 출신으로 생산현장을 잘 이해하면서 국외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차의 한 간부는 "이들이 소위 2세대 인재로 불리는 그룹이다"면서 "이공계 출신으로 국외(법인) 경험이 있고 생산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게 현대기아차에서도 엘리트코스라는 공식으로 굳어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외 생산·영업현장을 거친 인사들을 과감히 승진시키면서 그룹의 미래 구도가 이들에 의해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이 지난 4월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 종합 준공을 선포하면서 포스코가 독점했던 국내 일관제철 분야에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이어져온 현대가(家)의 숙원사업이 비로소 해결됐다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연유로 정몽구 회장은 당진제철소 건설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현대제철을 이끄는 뉴리더들 역시 고로 건설과 제철소 운영에 공헌한 이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이 기존의 제철사업조직과 당진공장을 당진제철소로 통합하는 내용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당진제철소장인 우유철 사장(53)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우유철 사장은 현대제철 내에서도 1기 고로 건설을 주도한 1등 공신으로 손꼽힌다.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으로 뉴욕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 사장은 지난 86년 현대중공업으로 입사해, 현대로템, 현대우주항공 등을 거친 후 2004년 현대제철 전무로 입사했다. 그해 부사장(기술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고, 기술연구소장, 구매본부장을 거쳐 제철사업총괄사장을 거쳤다. 올해 당진제철소장에 임명됐다. 고로 건설과 가동이 조기에 안정되면서 정몽구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현대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학서 부사장(55)은 경영관리본부장과 원료구매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INI스틸 시절부터 재경본부장을 맡은 재무통이다. 현대제철 전기로의 원료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로템 재경본부장으로 외도했다가 지난해 현대제철로 돌아왔다. 최대 과제였던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승수 부사장(53)은 제철관리총괄로 우유철 사장을 도와 당진제철소 부소장으로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엠코를 거쳤다. 제철사업 관련 인허가 업무를 성공적으로 담당했다.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총무담당과 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면서 관리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건설 분야에선 김수민 건설정비본부장(56)이 고로 분야 공신이다. 당진제철소 건설정비본부장을 맡아, 고로 건설에 참여해 왔다. 2006년 현대제철 건설담당(상무)을 맡으면서 줄곧 설비건설에 집중해 왔다.
이성윤 생산본부장(57)과 조원석 기술연구소장(57)은 품질과 연구개발 분야를 책임진다. 이성윤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철근·형강 생산, 당진공장 부공장장 등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올해부터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다. 제철소 조업 체계 확립과 조기 정상화를 책임진다.
미시간대 금속공학과 박사출신인 조 부사장은 국방과학연구소와 카네기멜론대 연구원을 거쳤다. 현대기아차에서 미국기술연구소장과 선행기술센터장 겸 중앙연구소장을 거쳤을 만큼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연구개발 전문 인력이다.
기타 부품 계열사로는 현대위아가 있다.
올 1월부터 현대위아를 이끌고 있는 임흥수 사장은 2005년부터 현대차 인도법인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임 사장은 인도법인장 시절 철저한 현지화로 타타자동차를 제치고 현대차 인도법인을 확고한 인도 내수시장 2위로 끌어올렸다.
이형하 현대위아 전략기획실장(부사장, 58)은 기업의 전략을 총괄하며 자동차 구동관련 부품개발과 공작기계 설비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위아에서도 전략기획실장과 구매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카드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 발전 속도도 눈부시다.
이들은 크게 현대그룹으로 입사한 '현대맨'과 외부영입파로 나뉜다. 현대맨으로는 이주혁 재경본부장(전무, 52)이 꼽힌다. 지난해 1월 전무로 승진한 이주혁 본부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종합상사,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등을 거쳤다. 2001년과 2002년 현대캐피탈 영업기획 본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하고, 2003년 부터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재무지원실장으로 일했다. 이후 2008년 재경본부장에 올라 현대캐피탈을 사무라이본드를 시작으로, 유로본드, 링키드화, 양키본드 등 주요 해외채권 시장에 모두 진출해 있는 유일한 여신전문회사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김병두 현대커머셜 전무(50)는 외부영입파. 삼성전자, 삼성캐피탈에서 근무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2002년 현대카드 컬렉션관리본부 본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2007년 현대카드 리스크본부장을 거쳐 버스, 트럭 등 상업용 자동차 할부리스시장을 담당하는 현대커머셜의 영업재무마케팅 총괄임원으로 옮겨와 올해 1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2008년 9월 18%에 불과했던 중고 상용차 할부리스시장 점유율을 금융위기 이후 61%까지 끌어올려 실력을 인정받았다.
컨설팅회사 출신의 부각도 눈길 끄는 대목이다. 박세훈 마케팅본부장(전무, 43)은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가 2005년 1월 임원으로 영입된 케이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엘리트로 상무 시절 대출금상환면제제도를 제안하고 직접 TV 광고에 모델로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최진환 전략기획본부장(전무, 42)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한국장기신용은행에 근무하다, 베인앤컴퍼니로 옮기면서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이후 AT커니를 거치면서 기업전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캐피탈의 기업전략 부문 이사로 합류해 시장세분화,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데 기여하면서 지난해 1월 전무로 승진했다.
2008년 출범한 HMC투자증권 역시 인재의 산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지점을 확대, 출범 초기 17개였던 지점 수가 올해 4월 현재 38개의 지점망을 갖출 정도로 급성장했다.
눈길을 끄는 인사는 강준 부사장(49)이다. 강준 부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와 UC버클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자민플레밍 등 외국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했다. 최근까지 맥쿼리증권 대표를 역임하며 파생상품, 헤지펀드, 트레이딩, 기업금융, M&A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자산운용 분야의 베테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비스는 2001년 정몽구, 정의선 부자가 50%씩 출자해 만든 현대차의 대표 물류기업으로 설립 후 4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5년 12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됐다.
지난해부터 글로비스를 이끄는 김경배 부사장(46)은 90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현대정공에 입사한 정통 '현대맨'이다. 현대건설을 거쳐 정몽구 회장이 본격적으로 현대차 경영을 시작한 2000년부터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고, 2007년부터 2년간 정몽구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 부사장은 64년생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대표 가운데 최연소다.
현대차의 건설계열사 현대엠코의 뉴리더로는 전창영 건축본부장(부사장)이 꼽힌다. 전 본부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 출신으로 현대건설과 우림건설을 거쳐 2005년 현대엠코에 건축본부장으로 입사했다. 전 부사장은 2006년 완공된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을 마무리 지었으며, 제주 해비치호텔과 올해 완공된 기아차 조지아 공장 건축을 지휘했다. 현재 전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성수동 초고층빌딩 건축 프로젝트 TF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대로템에서는 김재홍 철도사업본부장(부사장, 57)이 눈길을 끈다. 성균관대 물리학과와 독일 베를린공대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통 엔지니어로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철도 국산화에 성공한 주역이다.
광고 부문 계열사에서는 한정석 이노션 전무(47)가 눈에 띈다. 한 전무는 광고대행사에서 잔뼈가 굵은 광고전문가. 한 전무는 2001년 이트레이드 증권 광고로 클리오광고제에서 수상한 데 이어, 이듬해 SK증권 광고로 칸국제광고제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했다.
[김병수 기자 / 박수호 기자 / 윤형중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9호(10.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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