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영전' 통 업데이트, 그 속에 담긴 의미
꽤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이 서비스 4개월을 훌쩍 넘겼다. 지난 1월21일 그랜드 오픈을 시작으로 동시 접속자 5만 명을 비롯해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내면서 2010년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마영전'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너무 높은 게임 진입 장벽부터 거의 매일 했던 점검, 그리고 너무 적은 콘텐츠까지 게임의 성공을 의심하게 만드는 난점은 끊임 없이 쏟아졌다. 많은 주목을 받은 만큼 게이머들의 실망도 컸다.
그런 '마영전'이 지난 4월30일 '통'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통했다'라는 뜻의 '통' 업데이트는 그 동안 단점으로 지적되는 요소들을 최소화 시키고 게이머들이 지적했던, 그리고 개발자들이 가지고 있던 여러 고집을 줄인 일종의 편의성 패치였다.


< '통' 업데이트가 가진 몇 가지 의미 >
'통' 업데이트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개발 스튜디오였던 데브캣이 가졌던 일종의 고집을 꺾은 하나의 사례라는 점이 눈에 띈다. 사실 그 동안 '마영전'은 게이머들과 타협하기 보다는 개발자들의 의견을 세워왔다.
그랜드 오픈까지 전까지 게임 내 편의 요소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관했다. 꽤나 복잡했던 진입 과정부터 높은 난이도의 전투, 의미를 알기 어려웠던 스킬 시스템, 웬만큼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혀를 내두를 만한 조작까지 그야말로 난감했다.
물론 사이 사이에 조금씩 타협의 여지는 보여왔다. 게임 내 맵이 도입됐다는 점과 보스 캐릭터의 난이도 하락 등 말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이건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개발자들의 생각에 맞춰 변화된 부분으로 보인다. 그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통' 업데이트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통' 업데이트 말처럼 게이머들과 의사소통, 또는 통하기 위해 마련된 업데이트기 때문이다. 내용도 게이머들이 그 동안 불편해 하던 다수의 요소 위주로 구성됐다.
크게는 난이도 선택, 보스 몬스터의 체력 게이지 노출, 강화 시스템의 변화, 액션 스킬 외 스킬 슬롯 추가, 장비의 거래 가능 등을 들 수 있다. 이 점들은 게이머들이 많이 원했으며, 언론이나 게임 관계자들이 지적해왔던 '마영전'의 난점들이다.


< 환영하는 게이머들, 하지만 정말 '마영전'이 좋아진 걸까? >
패치 이후 동시접속자는 물론 게임 속 게이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게이머들의 모습과 수십 가지의 편의성 및 수정 사항들은 기존 게이머들에게도 많은 환영을 받았다. 게임 속과 게시판의 모습만 보면 정말 이번 패치가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마영전'의 '통' 업데이트가 정말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게임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변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마영전'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들은 많이 있으며, 게임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보다는 눈에 보이는 부분들만 수정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여전히 많은 점검과 콘텐츠의 부족이다. '마영전'은 줄곧 점검 횟수에서는 국내 온라인 게임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했다. 오죽하면 '마비노기 점검전'이라는 별칭이 나왔을까. '통' 업데이트 이후에도 이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또한 30레벨까지 레벨이 조절되고 추가 콘텐츠가 나왔지만 고레벨 게이머들은 여전히 "할 것이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마영전'이 대단한 게임인 것은 사실이지만 레벨업이 어렵고 막상 해당 레벨에서 할 수 있는 요소가 적은 게임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AP만 계속 올리는 것이 게임의 수명이 길게 해주지는 않는다.
PvP 모드가 도입되고, 낚시가 추가되고, 새로운 퀘스트와 수백개의 칭호가 추가됐다고 해도 한 번도 게이머들은 '마영전' 내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의견을 낸 적이 없다. 이는 아이템들도 마찬가지다. 매번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은 한정돼 있고 각 캐릭터당 변경할 수 있는 무기 스타일도 달랑 2개뿐이다.
스킬도 몇 십 레벨이 올라야 그제서야 보인다. 그 전에는 계속 '아마란스킥'만 쓸 뿐이다. 간단하게 'C9'만 하더라도 20레벨까지 가면 정말 화려한 스킬 콤보를 볼 수 있다. 오히려 그때는 MP가 부족해서 답답할 정도. 성장의 재미는 자신이 성장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요소들에 달려 있는 것인데 '마영전'은 이 부분에 있어 짜도 너무 짜다.


< 선택은 두 가지, 마니아를 선택하거나 대중화를 선택하거나 >
그럼 이제 '마영전'에게는 어떤 길이 남아 있을까. 크게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의 충성 고객들이 더욱 좋아할 만한 요소들도 게임을 채워가는 것. 남은 하나는 지금보다 게임이 가진 난이도를 최소화 시키고 편의성 위주의 유료 아이템을 대거 선보여 좀 더 대중적으로 되는 것이다.
첫 번째 길은 어떻게 보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지금의 충성 고객들에게 맞춰 게임을 발전 시키는 건 콘텐츠 위주의 방식이 될 것이고, 적당히 그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유료 아이템을 배치하면 된다. 굳이 밸런스 고민도 할 필요 없고 콘텐츠만 계속 추가하면 된다.
그렇다면 데브캣이 가졌던 특유의 게임성을 손상 시키지 않아도 되고 확실한 구매층도 확보가 되기 때문에 가장 편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충성 고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필요로 할 것이고 이 콘텐츠들의 수준은 지금보다 몇 배씩 더 좋아져야 한다. 충성 고객들은 그만큼 더 깐깐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스전의 난이도를 대폭 줄이고 퀘스트 진행 과정 간소화, 지금 불편한 요소들을 줄일 수 있는 유료 아이템을 넣어 대중적인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마영전'의 대중화는 조금 안 어울리긴 하지만 수익 면에서나 게임의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어떻게 본다면 해볼만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화는 일종의 도박과 같다. '마영전'이 대중적으로 시장 내에서 입지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밸런스적인 측면이나 데브캣이 바라던 게임성과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도 생긴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많은 일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물론 이 사이의 경계선을 잘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꼭 대중적이거나, 반대로 마니아 스러울 필요는 없으니깐 말이다. 그러나 시장 내에서 '마영전'이 지금보다 더 큰, 또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 하나의 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던전앤파이터'처럼 오랜 시간 롱런을 하는 게임이 되고 싶다면 말이다.


김동현 기자 game@gamedonga.co.kr< 화제의 게임 뉴스 > ◈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 결국 사실로 밝혀져◈ '토종 vs 외산' 4종 온라인게임 20일 大격돌◈ 게임 속 주인공들, 그들은 피곤하다◈ ''에이지오브코난'', 인고의 시간은 가치가 있었다◈ ''패온라인과 ''코난'', 국산-외산 자존심 20일 격돌!게임에 관한 모든 것,게임동아(www.gamedonga.co.kr)ⓒ게임동아 & GameDong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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