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양영순 6살 딸 부전녀전 '5분이면 쓱쓱!'

장상용 2010. 5. 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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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장상용] 예술가의 피는 대물림되는 걸까. '누들누드' '아색기가' '1001' 등으로 유명한 인기 만화가 양영순 작가의 딸 휘모(6)양을 보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짐작할 수 있다.

만화가 아빠와 일러스트레이터 엄마(신동현 작가)를 둔 휘모 양이 4일부터 서울 인사동 성보갤러리(11일까지)에서 두 번째 개인전 '엄마가 만들어주는 추억 하나'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 5살의 나이로 작가 데뷔한 휘모 양은 벌써부터 그림 천재 기질을 보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7개월부터 그림에 몰두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휘모 양은 또래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어딜가나 그림을 그린다. 심지어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그림을 그려 엄마가 차에선 그림을 그리지 말라고 한 상태다.

그림 천재 부모를 둔 탓이다. 휘모 양의 아빠 양 작가는 지난 1995년 '누들누드'를 발표하며 만화계에 나타나 '천재' 소리를 들었다. 특히 탄력 넘치는 데생력으로 대중을 매료시켰다. 작가 데뷔 후에도 다년간 누드 크로키로 그림 실력을 배가시킨 그는 5~6번의 터치로 누드 크로키를 완성시킨다. 엄마 신동현 작가(필명 차차심)는 일러스트레이션·구체 관절 인형 아티스트·만화가로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인사동 성보갤러리를 찾았을 때도 휘모·양은 그림 그리기에 심취해 있었다. 아빠의 영향을 받아서 그림에서 만화적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동물 캐릭터로 보이는 그림을 가리키며 휘모 양에게 "뭘 그린 거니?"라고 물었다. 휘모 양은 부끄러운 듯 "똥"이라고 답했다. 엄마 신 작가가 옆에서 "작가는 자기 잘품을 잘 설명해야 해"라고 설명해 주자, 휘모 양은 못 들은 척 갤러리 구석으로 뛰어갔다. 6살 어린이다운 면모다. 그러나 스케치북만 마주하면 무서운 집중력을 보인다.

휘모 양은 생후 17개월부터 그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신 작가는 "당시 연필을 주고 한 번 그림을 그려보게 했는데 제법 표현력이 보였다. 그 때부터 시킨 것도 아닌데 집에서 매일 3시간씩 그림을 그렸다"면서 "우리 부부가 마주보며 '이 아이가 우리보다 더 그림을 많이 그린다'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엄마·아빠가 딸의 팬

휘모 양은 캐릭터를 잡는 데 선수다. 아이 특유의 감성으로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그려내는 데 막힘이 없다. 속필의 대가인 아빠처럼 휘모 양도 펜만 잡으면 어떤 그림이든 5분 안에 그려낸다. 휘모 양이 만들어낸 캐릭터들은 양 작가가 현재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연재하고 있는 만화 '덴마'에 등장하고 있다.

신 작가는 "나도 보고 그리는 건 잘 하지만 이 아이는 대상을 보지 않고 거침없이 그린다. 이 나이 때만 나오는 순수한 라인이 좋다"면서 "엄마와 아빠가 휘모 그림의 팬"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해 휘모 양의 데뷔 전시는 엄마가 휘모 양이 창조한 그림 속 캐릭터를 직접 인형으로 만들어 꾸민 컨셉트였다. 올해는 대부분 휘모 양의 그림들로 전시장을 채웠다. 지난해보다 팔에 힘이 들어가 직접 색을 칠한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가 꿈인 휘모 양은 "아빠 그림 좋아한다. 그래도 아빠가 작업 안 하고 나하고 놀아줄 때가 가장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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