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맨 밴드 '검정치마' 조휴일 인터뷰.. "별 내용 없어도 누구나 공감하는 노래가 좋아"

2010. 4. 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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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소녀시대, 빅뱅 등 내로라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보다 더 이목을 끈 밴드가 있었다. 1집 '201'로 '올해의 음반' 등 최다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최우수 모던 록 음반상'을 거머쥔 원 맨 밴드 '검정치마'다. 평단은 뉴욕에서 날아온 한 청년에게 '갑툭튀 밴드('갑자기 툭 튀어나온'의 줄임말)'라고 별명을 붙였다.

"처음에 총 6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주위에서 엄청 잘됐다, 대단하다고 설레발 쳤어요. 전 얼떨떨했지요. 6개 중에서 수상한 부문이 '최우수 모던 록 음반'이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기분 좋아요. 한 곡에 한정된 게 아니라 앨범 전체가 인정을 받은 거여서 뜻 깊지요."

11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검정치마' 조휴일(29)은 수상소감을 묻자 수줍게 웃었다.

지난 3월 발매된 '201 스페셜 에디션'에는 타이틀곡 '디안테스(Dientes)'와 '안티프리즈(Antifreeze)' '아이 라이크 와칭 유 고(I Like Waching You Go)'등 산뜻한 모던 록 13곡이 담겨있다.

그는 이 앨범에서 내지르지도 숨죽이지도 않는 특유의 '시크한' 목소리로 일관한다. '오버하지 않는' 음색은 솔직한 가사와 잘 어울린다. 멜로디는 리듬감이 있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간다.

'좋아해줘'는 단도직입적인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노래다. 엄마 아빠보다 더 좋아해달라고, (짜증나는) 월요일 아침에도 곁에 있어 달라고 구애하는 이 노래는 가사의 유치함이 매력이다. "주위에서 요즘 '초딩'도 이러지 않는다며 유치하다고 놀려요. 하지만 가장 짜증이 많이 나는 월요일 아침에도 좋아해줬으면 하는 솔직한 표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세요."

조휴일의 천진난만함은 '강아지'에도 계속된다. 서른을 목전에 둔 화자가 젊음이 지나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지만 생각해보니 '개 나이로는 세 살 반밖에 안됐다'며 위로하는 내용이다. 신기한 점은 이 노래가 '19금 판정곡'이라는 사실. 조휴일은 "솔직히 이 노래가 왜 19금 판정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나이 들면서 알아가는 것들이고 사람들이 들으면 부정하지 않을 내용인데, 너무 노래를 삐딱한 눈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밴드 이름은 왜 '검정치마'일까.

"아무 뜻 없어요. 단지 어감이 좋았어요. 발음이 이국적인 느낌이 들잖아요. 주위에서는 이름이 촌스럽다들고 하는데, 기억하기 쉽고 발음하기 재미있어서 만족해요."

그는 한국의 인디씬을 경험하기 위해 국내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인디에 머물기를 원치는 않았다. "손담비, 빅뱅 등 인기가요도 즐겨듣는다"는 조휴일은 "인기를 얻는 데는 소속사의 힘, 마케팅 능력 여러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노래가 좋은 것 아니겠냐. 한번 듣고도 기억할 수 있고 별 내용 없어도 누구나 공감하는 노래가 좋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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