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서 "베드신 아닌 멜로 봐달라"

2010. 3. 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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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민호 기자]

영화 < 비밀애 > 의 주연 배우 유지태와 윤진서, 그리고 류훈 감독.

ⓒ 최민호

유지태와 윤진서는 '스타'보다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연기자다. 그렇기에 그들이 선택하고 출연했던 영화들은 비록 엄청난 대중성을 지니지도, '천만 관객'과 같은 메가 히트를 기록하지도 않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도 바로 어제 본 것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그런 두 배우, 유지태와 윤진서가 주연한 영화 < 비밀애 > 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형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 그리고 남편의 동생과 사랑에 빠진 한 여자, 이 두 사람의 금단의 사랑을 그린 영화 < 비밀애 > 는 개봉 전부터 파격적인 주제와 격정적인 베드신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러나 주연배우 둘은 세간의 관심이 베드신에만 몰리는 것이 적잖이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그들은 영화가 말하고,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이 베드신이라는 선정적인 소재에 묻히지 않길 바랐다. 윤진서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영화 볼 때 어느 한 부분에만 집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운명이라 생각한 남자 진우(유지태 분)와 결혼한 연이(윤진서 분). 그러나 행복의 단꿈도 잠시, 진우는 산에서 실족하여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런 그를 홀로 보살피는 연이는 나날이 지쳐 간다. 시든 꽃처럼 축 처져 있는 그녀의 앞에 진우와 똑같이 생긴 쌍둥이 동생 진호(유지태 분)가 나타나게 되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사이 그들의 감정은 연민을 넘어 사랑으로 발전하게 된다.

류훈 감독 "사랑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윤진서.

ⓒ 최민호

"당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당신이 사랑이라고 믿는 그 사랑은 정말 사랑이었을까요?"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를 통해 시종일관 사랑의 본질에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격정적인 베드신'과 '노출수위'에 끌려 극장을 찾게 된다면 실망할지도 모를, 그러나 사랑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 < 비밀애 > . 다음은 기자간담회 전문이다.

- (류훈 감독에게) 실질적인 데뷔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 비밀애 > 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류훈

: "사랑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 기존의 멜로 영화들이 대부분 '사랑인 이런 것이다'라고 사랑의 정의, 본질에 대해 단정짓듯이 말하곤 했었는데, 그걸 뒤집어 관객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사랑이 대체 무엇인지."

- (유지태에게) 극중에서 진우와 진호, 쌍둥이 형제를 모두 연기했다. 1인 2역을 소화해낸 느낌과 그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듣고 싶다.

유지태

: "쌍둥이 형제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둘의 외모는 흡사하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런데 < 비밀애 > 의 진우와 진호 형제는 성격도 닮은 듯 안 닮은 듯, 좀처럼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동전의 앞뒤와 비슷하달까. 그래서 두 캐릭터 간에 조금씩 차이 나는 부분에 중점을 둬서 연기했고,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도 계속 이야기하고 소통했다."

- (윤진서에게) 영화를 보는 내내 극중 연이는 진우와 진호 형제 중 누구를 사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는 관객들조차 약간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실제로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또 중점을 둔 부분은 있었는지 궁금하다.

윤진서

: "실제로 촬영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문제가 그것이었다. 내 생각엔 아마도 둘 다 사랑한 게 아닐까 싶다. 두 사람의 비슷한 모습과 각기 다른 모습 모두를 사랑했던 것 같다. 중점은 둔 부분은 표정 연기였다. 연이의 캐릭터 상 두 남자 중 누구를 정말 사랑하는지 확실하게 그 감정이 드러나선 안 되기 때문에, 감정을 절제해야 했고, 그 연기가 고스란히 표정에 묻어나야 했다."

- (유지태에게) < 비밀애 > 는 어떤 영화이며, 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다.

유지태

: "사랑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앞서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영화는 내내 사랑이 무엇인지,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

윤진서 "멜로 아닌 베드신이 부각돼 밤잠 설쳤다"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영화 < 비밀애 > 의 주연 배우들과 감독.

ⓒ 최민호

- (윤진서에게) 전날 밤잠을 설쳤다고 들었는데 왜 그랬는지, 또 류훈 감독과 촬영 도중 티격태격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는데 왜 그랬는지 궁금하다.

윤진서

: "밤잠을 설친 건 부담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이 영화가 멜로라고 생각하는데, 보러 오는 분들은 멜로가 아닌 다른 부분을 기대하고 오신 것 같아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감독님과 티격태격했다기보다는, 디렉션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 때문에 조율했던 거다. 아시다시피 영화 촬영 도중 감독님이 지금의 류훈 감독님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나서 이전 감독님과 연출 방향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고, 그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티격태격했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 (주연 배우들에게) 영화를 보고 나서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있다면 어떤 점이었는지 듣고 싶다.

유지태

: "영화를 찍어 본 배우라면 다들 동감할 텐데, 자신이 찍은 영화를 보면서 만족한다는 게 상당히 어렵다. 더 좋은 연기, 더 멋진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고, 그건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이 영화가 어떻다고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그 안에 내가 쏟아 부은 열정이 가득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진서

: "예전에 어느 감독님께서 이런 말씀을 들려준 적이 있다. 상상 속에서는 뭐가 더 대단하고 멋진 무엇인가가 있을 것만 같은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현실과 상황에 맞게 어느 정도 포기가 되는 바로 그 시점이 컷이라고 말이다. 그 말에 무척 공감했고, < 비밀애 >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쉬운 점은 당연히 있다."

- (류훈 감독에게) 극중 쌍둥이 형제의 이름이 '진우'와 '진호'인데, 이름도 굉장히 비슷해서 불러도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이점을 의도했던 것인지 궁금하다.

류훈

: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든 상태에서 이미 이름은 정해져 있었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바꿀까 생각도 했었지만,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와 진우와 진호 캐릭터가 주는 그 모호함에 딱 맞는 것 같아 바꾸지 않았다."

- (유지태에게) 영화 감독 경험이 몇 차례 있었는데, < 비밀애 > 의 주연 배우가 아닌 영화 감독의 입장에서 류훈 감독의 연출에 대해 평해 달라.

유지태

: "우선 이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프로 감독이 아닌 아마추어 감독이다. 몇 편의 단편 영화를 찍은 적이 있지만, 내 방식대로 연출하고 누구의 의견도 듣지 않고 나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찍은 영화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프로 감독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프로인 류훈 감독의 연출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 비밀애 > 는 감독이 아닌 배우로 임한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를 찍는 그 순간이나 지금이나 배우가 아닌 감독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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