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가 떴다①] '배구 자매' 김수지·김재영의 해피하우스

오명철 2010. 2.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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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오명철]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에는 자매가 나란히 뛰고 있다. 주인공은 김수지(23)-김재영(22) 자매. 부모님도 모두 배구선수 출신이다. 아버지 김동열 씨는 원곡중학교 감독, 어머니인 홍성령 씨는 코치로 나란히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가족이 모두 같은 종목 선수로 뛴 보기 드문 케이스다. 배구 가족으로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인연의 시작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북대학교에서 배구 선수로 뛰던 김동열 원곡중 감독은 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참가한 김 감독은 지금의 부인 홍성령 원곡중 코치를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집사람이 선경합섬에서 82년부터 4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집사람과 함께 뛰던 동료들이 전주여고 출신인데, 고향 후배들이라 내가 방학 때마다 배구를 가르쳤다. 그 인연으로 지금의 집사람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가르쳤던 전주여고 후배들은 "팀에 괜찮은 사람이 있다"며 홍 코치를 소개했고, 두 사람은 체전 기간을 이용해 첫 만남을 가졌다. 홍 코치는 "처음 봤을 때는 사투리도 쓰고 아저씨 같아 별로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우직한 마음씨와 성실함이 마음에 들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둘은 그렇게 만남을 이어왔고 86년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김 감독은 한전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태광산업(현 흥국생명) 코치로 막 입단했다. 이후 88년까지 코치로 재직하면서 두 딸 김수지와 김재영을 얻었다. 배구 선수의 꿈을 접고 가족을 돌보던 홍 코치는 1993년 김 감독이 원곡중 감독으로 부임하자 코치로 힘을 보탰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배구를 보고 자란 자매? 자연스레 배구에 입문하게 됐다.

배구 가족의 탄생

언니인 김수지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1997년 배구를 시작했다. 동생 김재영도 이듬해 언니를 따라 운동을 시작했다. 시작은 조금 달랐다. 홍 코치는 "수지가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라 하루 종일 방에만 있기 일쑤였다. 그래서 배구를 권유했는데 아무런 반발 없이 '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성격 개조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 평생 직업이 된 것이다.

반면 김 감독은 김재영을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김재영은 운동을 한사코 거부하며 버텼다고. 결국 부모님의 권유에 못 이겨 운동을 시작했지만 재능은 뛰어났다. 김 감독은 "점프력은 부족했지만 볼 배분 능력은 뛰어났다. 재영이가 있을 때는 원곡중학교가 3년 연속 전국대회 4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그리고 자매는 나란히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2005년 입단한 김수지는 입단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이듬해부터 주전 센터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 2006년 입단한 세터 김재영은 동기생 한수지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재영과 한수지는 각각 한일전산여고와 근영여고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라이벌. 2008년 염혜선까지 입단하며 세터만 3명이 됐고 김재영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었다. 그래도 김재영은 "배구선수가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용한 가족

시즌 중이라 만날 기회가 드물지만 최근 시간이 났다. 일정상 현대건설이 2주간 경기를 쉬게 돼 모처럼 한가족이 모였다. 다들 운동 선수 출신이라 무뚝뚝하기 이를 데 없다. 이야기를 주도하는 것은 홍 코치의 몫. "남편도, 아이들도 좀처럼 이야기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집에 오면 남편이 손수 요리를 도맡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알탕, 오곡밥에 생선, 계란말이를 직접 해 먹이곤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김수지와 김재영도 그런 아버지의 표현이 싫지만은 않다. 살갑게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부모를 위하는 마음은 누구 못지 않았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사진=임현동 기자> >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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