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상가 가든파이브, 왜 삐걱대나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동남권 유통단지)가 좀처럼 위상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낮은 입점률로 1년 가까이 정식 개장 일정을 연기하는가 하면 SH공사가 홍보에만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서울시와 SH공사의 야심작인 가든파이브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입점률 15% 그쳐

지난 1월 12일 오후, 지하철 8호선 장지역에서 가든파이브로 연결되는 통로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휑하기 그지없었다. 라이프관 CGV 극장을 찾는 관람객만 드문드문 있을 뿐 대부분 점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나마 가방 원부자재 판매점포들이 꽤 많이 입점한 라이프관 8층에도 곳곳에 빈 점포들이 보인다.
청계천 인근에서 가방 판매점을 운영하다 지난해 말 가든파이브로 옮긴 김모 사장은 "서울시와 SH공사를 믿고 입주했지만 매출이 반 이상 줄었다. 입점률을 높이기 위해 지원책을 많이 내놨다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푸념한다.
이윤상 가든파이브부동산 실장은 "지난해 입점한 업체들은 지금까지도 상권 활성화에 고심하고 있다"며 "높은 분양가는 차치하고라도 청계천 특별분양 물량은 1년간 팔 수 없어 전매제한을 풀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전한다.

장지역에서 5분 거리인 가든파이브 TOOL(툴)관. 공구 등 산업용재 업체들이 입주하는 이곳은 아예 대부분 층에서 입점한 점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찾는 데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맨 꼭대기인 10층에 위치한 스파, 웨딩홀 등은 그나마 성업 중이었다. 스파의 경우 평일 낮임에도 1000명 이상 고객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주변 상업시설은 미흡하지만 주차가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덕분에 손님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왕호 더스파인가든파이브 사장은 "지난해 2월 문을 열 때만 해도 손님들이 얼마나 올지 의문이었다"며 "워낙 입지가 좋아 이를 강조한 마케팅을 벌인 결과 현재 강남, 분당 등지에서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연말을 지나 내년 정도면 가든파이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상 실장도 "3월 라이프관에 신발업체가 들어오고 뉴코아아울렛까지 오픈할 경우 빠르면 6월부터는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사업비 1조3000억원. 코엑스몰의 6배에 이르는 연면적 82만㎡. 가든파이브는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주변 상인들에게 공간을 마련해주고, 새로운 유통중심지를 만들겠다며 송파구 문정동에 건설한 야심작이다.

점포 수만 8360개로 국내 최대 규모 유통쇼핑단지로 꼽힌다. 라이프(LIFE), 웍스(WORKS), 툴(TOOL), 익스프레스(물류단지), 드림(활성화단지) 등 총 다섯 곳으로 구성돼 있다. 하루 집객 수만 15만명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가든파이브는 '유령상가'라 불릴 정도로 썰렁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4월 예정이었다가 7월, 9월로 그랜드 오픈을 계속 미뤄 올 3월로 최종 일정이 다시 잡혔다.
정식 개장을 못하는 건 낮은 분양률과 입점률 탓이다. 2008년 12월 완공됐지만 1년 이상이 지난 올 1월 11일 현재 분양계약률은 51.4%에 그친다. 입점률은 더 낮다. 계약자 중 입점률은 29.7%, 전체 점포 수 대비 입점률은 15.2% 수준이다.
이유는 뭘까. 애초 첫 단추를 잘못 채웠다는 지적이 많다. 원래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단지다. 지난 2003년 7월 본격 추진된 청계천 복원공사로 삶의 터전을 양보해야 했던 상인들의 대체지로 권유받은 지역이다. 그런데 정작 분양가가 높아 청계천 상인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SH공사에 따르면 점포의 층별 평균 분양가는 라이프단지의 경우 8967만(9층)~4억683만원(1층), 툴단지의 경우 1억1616만(5층)~3억5773만원(1층)이다. 공사비가 뛰면서 실제 분양가는 평균 1억7000만원으로 치솟았다.
SH공사는 2003년 청계천 상인 6만명을 대상으로 이주수요조사를 실시했고, 그중 10%가 이주의사를 밝혔다는 것을 근거로 점포 수 8360개를 구성했다. 그런데 실평수 23.1㎡(7평) 기준 평균 7000만∼8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던 분양가가 평균 1억7000만원 선으로 뛰면서 상인들이 이주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졌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SH공사가 수요조사를 실시할 때 세입자 비율이 90%가 넘는 청계천 상가 특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후분양제로 진행했다. 상인들의 실제 입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아 빚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점포 분양가 평균 1억7000만원 달해

청계천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청계천 상가들은 90% 이상이 평균적으로 보증금 3000만~4000만원, 월세 100만~200만원을 내고 23㎡(7평) 내외의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상인들이다. SH공사가 건설조성원가 수준에서 상가를 공급했다 하더라도 분양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얘기다.
청계천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처음 시에서 말하기로는 분양가가 7000만~8000만원이었다. 평균 2억원에 달하고 1층 분양가는 4억원을 넘기 때문에 상인들이 쉽게 입주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가든파이브는 설계와 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하는 턴키입찰을 했는데, 검찰 조사에서 가든파이브 시공 건설사들이 심사위원들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최저가 입찰로 했다면 보통 예정가의 30% 정도 낮은 가격에 공사를 맡길 수 있었지만, 공기에 급급해 턴키입찰을 했는데 여기에 로비까지 개입된 것. 그나마 상권이 활성화되면 좋겠지만 빈 점포가 수두룩해 계약을 해놓은 상인들도 섣불리 입점하는 모험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심지어 청계천에 남은 공구 상인들은 경기도 하남시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하남시와 청계천산업용재상가 이주대책위원회는 하남지역에 공작기계와 공구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통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11월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검토 중인 유통 물류센터는 용지면적 49만5000㎡, 연면적 123만7500㎡ 규모다.
대책위에는 사단법인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 전기조명·등기구협회, 비닐판매협회 등 청계천 상가에 있는 13개 산업용재판매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당초 이들은 2003년 청계천 복원에 따른 이주대책에 따라 서울시가 지은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 상가 특별분양권을 받았으나 높은 분양가 등의 문제로 입주하지 않았다.
문제는 또 있다.
점포 설계를 할 때 청계천 상인들 업종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 자재 물류 이동이 쉬운 로드숍 형태의 상가 구성을 기대했는데 몰 형태로 만들어놔 효율적 상가 운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장은 "민간운영업자가 아닌 서울시와 SH공사는 상가운영, 활성화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해 공사기간을 맞추는 것에만 급급했다"며 "청계천 이주상인과 일반 분양인 모두에게 외면받는 상가가 됐다"고 우려한다.
매장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도 약점이다. 서울 동대문운동장 주변 쇼핑몰 굿모닝시티 점포 수가 4500여개지만 가든파이브는 2배인 8300여개이다. 밀리오레, 두타 성공 이후 등장한 복합쇼핑몰 분양 성적이 대체로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분양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관리비 안 받고 인테리어비용 지원까지
SH공사 입장도 답답하기만 하다. 금융권 이자와 고정비로만 매월 50억원가량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 같으면 벌써 쓰러졌을 거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분양가 문제와 개장지연, 대규모 미분양 문제로 집중포화를 맞았고 재선을 노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됐다. SH공사는 급기야 청계천 상인들의 입점을 포기하고 일반 분양을 별도로 공급하는 한편 이미 들어와 있는 상인들을 위해서라도 아웃렛이나 대형마트 등을 입점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일단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난해 12월 1차 분양 이후 저조한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별 분양 조건을 완화했다. 1인당 1개 점포계약에서 현재는 3개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분양 조건도 상당히 완화시켰다. 2년 임대 후 분양 전환을 가능하게 했고 전매제한 기간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켰다.
올 초에는 계약 및 입점 상가에 관리비, 인테리어비 등 수백억원대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가든파이브 가블럭(라이프) 계약, 입점 상인들에게 인테리어비용으로 점포당 1000만원을 지원하고 내년 12월 말까지 발생할 관리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오는 2월 20일까지 계약자에 대해 계약 2개월 내에 영업을 개시해 지속하는 조건이다. 총 인테리어비와 관리비 지원규모는 각각 최대 439억원과 146억원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분양가는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원가를 낮추면 여기저기서 포화를 맞을 수 있어 후폭풍이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선종필 사장은 "애초에 청계천 이주상인들을 위한 대체상가로 기획됐기 때문에 청계천 상인 입점률을 높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임차인을 육성하기 위해 관리비를 장기간 면제해준다거나 인테리어비용을 지원해주는 등의 혜택은 긍정적이지만 더 강력한 지원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임차료 경감을 통한 입점률 증대와 효율적 MD 구성으로 가든파이브 활성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일반분양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종필 사장은 "기존 청계천 상인 중심의 상권이 활성화돼야 일반분양분 투자가치를 논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상권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문제"라며 "청계천 상인 명의를 빌려 상가투자에 나선 일반 투자자들은 당분간 안정적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SH공사 적자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SH공사는 가든파이브 조성비용 1조3000억원 전액을 차입했지만 지난해 8월 현재까지 납입된 분양대금은 1283억원에 불과해 약 1조1717억원 적자를 보고 있다.
"분양가 낮춰 입점률 높여야" 지적도

전문가들은 가든파이브 콘셉트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SH공사 측이 애초에 계획했던 청계천 특별분양이 어렵자 일반분양 물량을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게 사실이다.
복합쇼핑몰 개발의 모범사례로 일본 롯폰기힐스와 부산 센텀시티를 들 수 있다.
부산 센텀시티는 최저가 입찰제를 통해 건축비를 낮췄고 스파, 대형아이스링크, 명품매장 등 손님을 모을 수 있는 집객시설을 배치해 복합쇼핑몰에서 쇼핑, 식사, 문화생활 등을 동시에 즐기는 '몰링' 개념을 도입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복합상가인 롯폰기힐스 역시 한정된 부지(11만5500㎡)에 초고층 건축물(최고 54층)을 집중 배치하고도 개발 전보다 녹지가 1.5배나 늘 정도로 볼거리, 즐길거리를 늘렸다. 왕십리 민자역사인 비트플렉스, 신림역 포도몰처럼 핵심 테넌트(입점매장)들을 유치하고 백화점식 임대수수료형으로 매장을 운영한 것도 좋은 사례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가든파이브가 성공하려면 하루빨리 명소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양가를 더욱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분양가를 낮춰 우선 청계천 상인들을 대거 입주시키고 남은 물량은 임대로 전환해야 한다"며 "무리하게 일반분양하는 것보다는 일부 상가를 사무실로 전환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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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영수 서울SH공사 가든파이브사업단장

입점률 높여 3월엔 꼭 오픈할 것
지난 1월 12일 서울 가든파이브 툴(TOOL)관 9층에서 가든파이브 사업을 총괄하는 문영수 단장을 만났다.
문 단장은 "올 3월 오픈을위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라며 "연내 달라진 가든파이브의 모습을 기대해달라" 고 운을 뗐다.
가든파이브의 그랜드 오픈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요.
정식 개장을 하기에는 입점률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물론 모든 관이 다 썰렁한 건 아닙니다. 아파트형공장이 들어서는 가든파이브 웍스는 지난해 9월 23일 입점식을 개최하고 한창 영업 중입니다.
다만 라이프와 툴관은 청계천 상인들의 계약률이 저조한 게 사실인데요.
청계천 상인들 계약, 입점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조건 완화, MD 조정, 핵심 테넌트 유치책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오픈 일정이 지연됐지요. 빠른오픈보다는 모든 것이 준비된 복합쇼핑몰을 선보이기 위해 일정에 차질이 있었습니다.
올 3월에는 가든파이브 라이프관을 개장할 수 있도록 분양, 입점률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가든파이브를 활성화하기 위한 비책은?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이랜드그룹과 가든파이브 라이프 패션관 및 영관(1~7층)에 아웃렛을 입점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MOU 체결로 3월 중 뉴코아아울렛이 들어서면 강남, 송파, 분당 등 동남권 유통판도에 지각변동을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SH공사에서는 지난 1월 6일부터 오는 2월 5일까지 라이프, 웍스, 툴의 상가 1531호에 대한 입점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공급대상자는 왕십리 뉴타운, 삼일아파트 철거상인을 포함한 청계천 이주대상자와 가든파이브전문 상가 분양을 희망하는 일반인입니다.
향후에는 잔여상가에 대해 선착순 일반분양을 실시할 예정이고요. 특히, 가든파이브 라이프는 전문상가와 소규모 지원시설 4416호를 대상으로 올 2월 20일까지 영업개시하고 2개월 이상 영업중인 상가에 대해 전용면적 23㎡(7평) 기준 1000만원 내의 인테리어 실비와 수도광열비를 제외한 일반 관리비를 지원하는 혜택을 주는 입점촉진책까지 마련했습니다.
특히 가블록 계약률을 70%까지 높여 이 중 5분의 4는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올 3월에는 꼭 오픈할 겁니다.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이 있어 전세, 임대까지 허용해주면서 분양 전환하도록 유도할 생각이고요.
청계천 상인들은 더 큰 지원책을 기대하며 입점을 늦추고 있지만 먼저 입점한 업체에도 똑같은 지원책을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입점하기를 기대합니다.
가든파이브의 미래 모습을 예측한다면?
애초 계획에 차질을 빚었지만 장래 모습은 괜찮으리라 봅니다. 일단 입지가 좋기 때문이지요.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바로 연결되고 서울외곽순환도로, 수서~분당 간 고속화도로, 경부 및 중부고
속도로와의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향후 위례신도시, 법조 물류단지까지 연결되면 핵심 쇼핑몰 가치는 충분하리라 봅니다. 실제 툴관에는 현재 스파가 오픈해 하루 평균 1000~2000명 정도가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고 웨딩컨벤션센터도 연말까지 모든 예식 예약이 이미 완료됐어요. 지금은 힘들더라도 연말을 지나 2년 후에는 활성화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41호(10.0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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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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