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맛집 ②] 아프리카에서 호주까지..6대륙 본토의 맛

n/a 2009. 7. 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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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초저녁,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뒷골목에선 프랑스 파리의 노천카페 거리에 온 기분을 늦은 밤, 이태원 소방서 뒷길에선 케냐 나이로비의 뒷골목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마다의 특색으로 이태원 구석구석을 빼곡히 채운 6대륙의 맛과 정서를 느껴보자.

아프리카의 세계

해피홈

이태원 경찰서 바로 뒤 아프리카 타운. 흑인꼬마들이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시끌벅적한 이 건물엔 흑인 전용 레게 펌 미용실부터 세탁소까지 웬만한 건 다 있다. 그 중 2층 복도 끝 자리한 나이지리아 음식점 '해피홈'. 자리에 앉으면 손 씻을 물이 담긴 플라스틱그릇부터 내 준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주인 뷰티(Beauty)가 추천하는 메뉴는 에구시 수프(EGWUSI SOUP)와 바나나 튀김(FRIED PLANTAIN). 호박씨, 파프리카, 양파로 만든 국물에 소고기, 북어, 보리새우를 첨가한 에구시 수프에선 마치 우리의 청국장과 비슷한 냄새와 맛이 난다.

쌀가루로 만든 흰 떡을 손으로 뜯어 수프에 찍어 먹는다. 바나나튀김엔, 바나나의 일종이지만 한국에서 흔히 보는 바나나보다 3배는 큰 플랜테인을 쓴다. 튀겼지만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시큼한 맛도 난다.

이곳은 언제나 나이지리아인들로 가득하다. 처음엔 마치 아프리카 뒷골목 같은 건물 분위기에 긴장할 수도 있지만 '한국 아줌마'와 다를 바 없는 주인 뷰티, 그리고 한국말도 할 줄 아는 깜찍한 딸 바네사(Vanessa)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런 긴장은 금세 풀린다.

이태원역 3번 출구. 이태원 경찰서 왼쪽 건물 2층 l 바나나 튀김(FRIED PLANTAIN) 7000원, 에구시 수프(EGWUSI SOUP) 8000원 l 02-797- 3185

서아시아의 맛페르시안 랜드

화려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오히려 진짜 이란 현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란인 주인 베자드(Behzad)가 추천하는 메뉴는 고르메 삽지(Ghorme Sabzi). 양파와 4가지의 이란채소를 약불에 볶다, 말린 레몬 ·빨간 콩 · 토마토 페이스트 ·양고기를 넣고 끓인 음식이다.

수프엔 말린 레몬의 신맛이 강하게 퍼져 있고 이란 채소에서 나는 한약재 비슷한 냄새는 양고기 냄새를 완전히 덮었다. 검은빛이 나는 말린 레몬은 한 입 베어 물면 눈이 살짝 감길 정도로 시면서 동시에 상큼하다. 이란 사람들이 신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집 음식 대부분엔 레몬을 넣는다고 한다.

수프에 딸려 나오는, 샛노란 샤프란이 들어간 고슬고슬한 밥은 이란 쌀과 태국 쌀을 반반 섞어 만들었다고. 이란식 밥짓기는 밥물에 레몬즙과 소금을 넣고 쌀이 익을 때까지 저으며 끓이다 마지막에 물을 쫙 빼는 식인데 그 과정에서 밥 자체에 간이 배어 매우 고소하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중동음식을 꺼려하는 사람이라도 고소한 샤프란 밥에 비벼먹는 고르메 삽지 수프는 새콤한 맛에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게 만든다.

이태원 역 3번 출구. 이태원 소방서 뒷골목 l 고르메 삽지 9000원 l 02-797-7109

이스탄불

유럽 배낭여행 중 돈이 떨어지면 가장 만만한 음식이 케밥이다. 고기가 들은 데다 양도 많아 든든하지만 가격은 3000원 이하로 해결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케밥이 이젠 한국에서도 이젠 흔한 음식이 돼버렸다. 이스탄불은 '그 흔한 터키 케밥집'이지만, '쉽게 맛볼 수 없는 에크맥 팔라펠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다. 팔라펠은 병아리콩을 동글동글하게 빚어 튀긴 중동의 길거리 음식이고 에크맥은 터키에서 주식으로 먹는 전통 빵이다.

밀가루에 약간의 이스트와 소금 등만을 더하고 화덕에서 노릇노릇 구워내 담백한 맛이다. 겉은 딱딱하면서도 속은 쫄깃한 에크맥 빵 안에 치커리· 비타민· 양상치 ·양배추를 깔고 팔라펠 3개를 얹은 뒤 요구르트 소스를 뿌렸다.

팔라펠은 병아리콩을 물에 하루 불리고 삶아 파슬리 ·양파· 마늘과 갈아낸 뒤 바질· 오레가노 등의 허브와 튜메릭(강황, 카레의 재료) · 코리앤더(고수의 씨) · 커민(미나리과) 등의 이슬람 향신료를 더해 바삭하게 튀겨냈다. 팔라펠도 집집마다 맛이 다른데 이스탄불은 인디안칠리를 많이 첨가해 매콤하다.

녹사평 역 2번 출구에서 남산 방향으로 5분 정도 직진 l 애크맥 팔라펠 샌드위치 4000원 l 02-796-0271

유럽의 풍광

피자리움

랜치피자 한 종류를 제외하곤 모든 '네모 피자'가 5000원 이하인 곳. 가게이름은 주인 박찬호 씨가 로마에서 6개월간 일했던 피자집 이름에서 따왔단다. 5000원 이하 중 인기 피자는 마르게리따와 살라미 피자. 재료는 단순하다.

마르게리따엔 토마토소스· 바질· 모짜렐라가, 살라미엔 살라미 ·양파· 토마토소스· 모짜렐라가 들어간다. '이탈리아식' 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얇고 바삭바삭한 피자는 아니다. 그보다 3배정도 두껍고 치즈 토핑도 풍부하게 쭉쭉 늘어나진 않는다. 주인 설명에 따르면 반죽에 치즈를 녹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머니는 가벼운데 피자가 먹고 싶은 날, 색다른 네모 피자를 접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월요일은 휴무.

녹사평 역 2번 출구. 남산으로 내려가는 대로변 l 마르게리타피자, 매운 살라미피자 5000원. 마리나라(마늘피자)3500원 l 02-312-7580

셰프 마일리

푸근한 인상만큼이나 인심도 넉넉한 오스트리아 아저씨 크리스티앙 마일링거(Christian Meilinger). 오스트리아의 힐튼호텔에서 15년간 셰프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2년 반 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수제햄 전문점을 연 것.

인테리어는 소박하리만큼 단순하지만 마일링거에게선 '맛만큼은 최고'라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화학 조미료도 일절 쓰지 않는다고 한다. 가게 주방은 언제나 분주하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직접 30여 가지의 햄과 소시지를 쉴 새 없이 만들어내기 때문. 양 창자로 만든 튜링거 소시지부터 바비큐용으로 좋은 매콤한 이탈리안 소시지. 훈제 칠면조 햄부터 맥주와 함께 먹으면 맛있다는 비어햄, 색색의 파프리카가 들어간 햄까지 모두 맛있다.

특히 추천할 만한 것은 살라미(SALAMI, 말린 햄) · 드라이드 미트(DRIED MEAT, 말린 고기) ·돼지 간으로 만든 리버파테(LIVER PATE)다. 고기의 형체가 그대로 살아있는 드라이드 미트와 6개월 간 쫀득쫀득하게 말려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살라미는 짭짤하면서 그 풍미가 매우 진하다.

혀에 얹는 순간 그대로 녹아버리는 리버파테는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파는 푸아그라 못지않다. 주로 빵에 발라 먹지만, 차가우면서도 진한 잘 갈아낸 돼지 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그냥 먹어볼 것.

이태원 역 4번 출구에서 우회전 l (100g당) 소시지 2800원, 햄 4000원, 살라미와 드라이드미트 각각 6000원 l 02- 794-7024

북아메리카의 환호스크루지

들어서는 순간 터질 듯한 환호성에 귀가 먹먹해지는 곳. 다 같이 스크린을 보며 열광하는 스포츠 펍이다.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헷갈릴 수 있다. 펍을 가득 채운 손님의 대부분은 북미 계통이다. 주로 중계하는 스포츠가 미식축구와 럭비이기 때문. '서울 서바이벌'이라는 럭비팀의 스폰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응원팀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은 흑맥주 한 잔씩을 앞에 두고 대형 스크린 속 경기에 열을 올린다.

이태원역 1번 출구 해밀톤 호텔 뒷골목 왼쪽 끝 l 각종 병맥주 4000~9000원, 칠리치즈프라이 8000원 l 02-797-8201

남아메리카의 열정

꼬메돌

아찔한 이과수 폭포와 열정의 축구로 대표되는 나라 파라과이. 원주민 인디언 문화와 그들을 지배했던 스페인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곳. 파라과이의 크기는 대한민국의 4배지만, 아시아에서 유일하다는 파라과이 식당 '꼬메돌'은 테이블 다섯 개로 소박한 곳이다.

'꼬메돌' 은 스페인어로 '식당'. 한국남자와 결혼한 파라과이 여자 윌마(Wilma)와 윌마의 미모의 조카가 직접 만들고 판다. 치빠와 치빠과수, 엠빠나다가 주 메뉴다. 치빠는 파라과이 주식인 만디오까를 가루 내어 치즈를 넣고 구운 빵. 싱거우면서 쫀득쫀득한 게 깨찰빵 같다. 만디오까는 파라과이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긴 고구마 모양의 식물이다.

치빠과수는 옥수수가루에 치즈를 넣고 구운 것. 독특하게 씹히는 맛이 있어 빵이라기보다는 마치 고기를 잘 갈아 넣은 파이 같다.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엠빠나다는 밀가루 반죽 속에 옥수수· 치즈· 완두콩· 다진 소고기 등을 각각 넣고 구운 파라과이식 군만두다. 바삭한 껍질이 으스러지는 동시에 뜨겁고 부드러운 치즈가 입 안 가득히 퍼진다.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우회전한 뒤 첫 번째 골목에서 다시 우회전 l 엠빠나다 한 개당 2000~3000원· 치빠 2000원· 치빠과수 3000원 l 02-749-2827

오세아니아의 풍요시드앤멜

호주는 이민국이라 세계 각국의 음식이 뒤섞여 있는 곳이지만 과거 식민지배로 인해 특히 영국색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이 호주 음식점(SYDnMEL)의 추천 메뉴는 쉐퍼즈 파이와 써퍼스 버거. 영국에서 유래한 쉐퍼즈 파이는 다진 소고기 ·양파· 당근을 육수에 끓여낸 뒤 으깬 감자와 치즈를 얹어 오븐에서 구워 내는 요리다. 뚝배기 같은 사기그릇에 담아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뜨겁게 먹을 수 있다.

고기의 씹히는 맛과 으깬 감자의 부드러운 맛, 아낌없이 넣은 치즈의 진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을 행복하게 한다. 써퍼스 버거엔 파프리카와 슬라이스 치즈, 그릴에 구운 두툼한 소고기와 커다란 파인애플 조각이 들어간다. 일반 수제버거보다도 훨씬 두꺼워 '이걸 어떻게 먹나' 싶지만, 한입 베어 물면 흘러나오는 달콤한 파인애플 즙 덕분에 전체적으로 촉촉해져 먹기 쉽다.

'호주만의 음식'은 없다지만 귀여운 코알라 인형들로 장식된 '시드앤멜' 에서 아낌없이 넉넉한 재료가 들어간 음식들을 먹는 것만으로도 풍족한 땅 호주가 떠오른다.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해밀톤 호텔 뒷골목 l 쉐퍼즈파이 1만900원, 써퍼스 버거 9900원, 막걸리 코코넛 4500원 l 02-792-2190

[이태원 맛집 ①] 1박 3만원 맛있는 '세계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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