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명가 ⑦] 족발 맛을 좌우하는 요소, 육수
[일간스포츠 박상언]

족발 맛은 육수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육수란 솥에서 돼지 발을 삶을 때 붓는 간장 국물을 말한다. 족발 전문점은 이 육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족발에 맛신(神)이 있다면 육수 안에 자리를 틀고 있을 것"이라고 얘기까지 할 정도다.
육수는 간장·생강·양파 등으로 맛을 내거나 감초·계피를 포함한 한약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형식은 다르지만 내공이 강한 족발 전문점은 돼지 특유의 노린내를 없내는 노하우도 담고 있다.
어떤 업소의 족발은 씹을 때 쫀득쫀득한 느낌이 강한 반면, 어떤 업소의 족발이 부드럽게 씹히는 것은 이같은 육수의 차이 때문이다. 육수의 맛엔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족발전문점은 돼지 발을 삶은 육수를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한 방울이라도 새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식혀 불순물을 걸러내고, 졸아든 만큼 물과 양념을 보충해 다음 족발을 삶을 때 사용한다.
이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육수의 맛은 깊어지고, 그 맛이 돼지 발에 스며들게 된다. 그래서 족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10년짜리 족발집은 10년맛, 100년짜리 족발집은 100년맛"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육수만 좋다고 깊은 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식재료가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업주들은 이구동성으로 '국산 생족'을 강조한다. 제대로 된 발맛(?)을 내려면 우리 땅에서 키운 돼지의 갓 도축한 발을 삶아야 한다는 것.
수입산 족발에선 깊은 맛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래된 냉동족발은 아무리 잘 삶아도 육질이 뻣뻣해져 씹을 때 족발 특유의 맛을 내지 못한다고 한다. 단순히 끓는 물에 삶아 썰어내는 것처럼 보이는 서민들의 메뉴인 족발. 그 안에는 적지않은 노력과 정성이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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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언 기자
▷ [백년명가 ①] 짙은 간장에 담긴 세월의 맛, 족발
▷ [백년명가 ②] 족발의 대명사 '장충동뚱뚱이할머니집'
▷ [백년명가 ③] 한약재 넣은 육수가 비결 '영동족발'
▷ [백년명가 ④] 뜸 들이듯 삶는 것이 노하우 '흥부족발보쌈'
▷ [백년명가 ⑤] 통유리로 믿음 주는 위생 관리 '한양족발'
▷ [백년명가 ⑥] 장충동엔 30년 넘는 집 9군데…족발 골목 4
▷ [백년명가 ⑧] 족발은 돼지 앞다리가 맛있다? 족발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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