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③] 오연수 "욕쟁이 PD 무서워 도망 다닌 적도 있어요"
[JES 김범석.이호형]

오연수는 1990년 MBC 19기 공채 출신이다. 남희석과 안양예고 동기이며, 20세 때 '춤추는 가얏고'로 데뷔했다.
고전적이고 단아한 이미지로 각인된 그는 이후 '여명의 눈동자'(91)를 비롯해 영화 '아랫층 여자와 윗층 남자'(92) '장군의 아들'(92) '게임의 법칙'(94) '불새'(97) '기막힌 사내들'(98)에 잇달아 출연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92, 93년에는 청룡영화제와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동료 손지창과 6년 열애 끝에 결혼한 건 98년. 그의 나이 27세였다.
-'춤추는 가얏고' 때는 출연료가 얼마였습니까.
"일당으로 하루에 만원씩 받았어요. 세금 떼고 손에 남는 건 얼추 9000원 정도. 그때는 엄마들이 매니저였어요. 운전부터 의상까지 엄마가 원더우먼처럼 도와줬죠. MBC 전속 풀리자마자 KBS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는데 배신했다며 화가 난 MBC에 가서 울며 읍소했던 사람도 엄마였어요."
-신인인데 어떻게 데뷔작에서 주연을 할 수 있었죠?
"저는 지나가는 행인 역을 한번도 안 해봤어요. 방송국에서 연기자들을 뽑아놓고 키워주지 않는 분위기가 너무 싫어서 저도 비협조적으로 나갔죠.(웃음) 그러다가 저희 기수 중에서 '춤추는 가얏고' 주연을 뽑는다길래 지원했는데 덜컥 뽑힌 거예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뒤에 생겼어요."

-문제라뇨?
"몰랐는데 장수봉 PD가 호랑이 욕쟁이 연출가로 유명하신 거예요. 대본 회의 때 너무 무서워서 '못 하겠다'고 도망다녔는데 붙잡혀 꼼짝없이 하게 됐죠. NG 내면 너무 무서워서 사시나무 떨듯 떨었어요. 스태프 버스로 지방을 다녀야 했고, 집에도 안 보내고 여관에서 재우더라고요. 촬영 없는 날도 하루종일 선배들 연기를 모니터링 해야 했고요. 요즘 그렇게 하라고 하면 다 도망갈 거예요. 그런데 그런 혹독한 경험이 나중에는 피가 되고 살이 되더라고요."
-'여명의 눈동자'에선 채시라 역 제의도 받았다면서요?
"그건 아니고 잠재력이 있으면 한번 시켜준다는 말은 있었죠. '춤추는 가얏고' 전이었는데 김종학 감독님 앞에서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대뜸 '국어책을 읽는구나'라며 면박을 주시더라고요. 그때 크게 상처 받았죠.(웃음) 다행인 건 제가 그런 굴욕을 잘 잊어버려요. 제 성격이 그런 걸 담아두질 못하거든요. O형이에요."
-동료들 중 누구랑 친해요.
"신애라·최지우·이혜영·유호정씨와 가까워요. 동네 이웃이면서 같은 미용실에 다니죠. 헤어숍 이경민 원장도 저쪽 테이블에 와 있어요. 빨리 끝내고 합석하라고 문자메시지가 왔어요."
-20대 때 별명이 오내숭이었다면서요.
"평소엔 말수가 없다가 작품 들어가면 말이 많아지니까 다들 그렇게 불렀죠.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런 건데 좀 억울해요. 아줌마가 된 다음부터는 말이 너무 많아졌어요. 미혼일 때는 기자분들이 저 인터뷰하는 걸 엄청 싫어했어요. 모든 질문에 '예, 아니오, 잘 모르겠어요'로 답했거든요."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요?
"지금이 딱 좋아요. 안양예고 다닐 때 통학버스에서 선배 언니들한테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 몰라요. 잡지 모델로 활동할 때라 선배들한테는 늘 눈엣가시였죠. 조퇴를 밥먹듯 해서 친구나 수학여행 추억도 없어요. 소녀가장이라 소처럼 일만 했던 것 같아요. 대학 때도 미팅, MT 한번도 가본 적 없고요. 지금 연락하는 친구들은 그래서 다 초등학교 동창들이에요."
-영화에서 당대 최고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요?
"데뷔작에서 만난 최수종 선배는 준비성이 철두철미했어요. 오전 9시 집합이면 칼 같이 나와 있어서 후배들이 좀 불편했죠.(웃음) '장군의 아들' 때는 박상민·신현준·김승우씨가 비슷한 또래라 친하게 어울렸어요. '게임의 법칙' 때 박중훈 선배는 좀 대하기 어려웠죠. 분위기 풀어주려고 농담을 많이 하셨고, 영화가 막 흥행 궤도에 오를 때 불미스런 일을 겪어 다들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나요."
-요즘 영화 출연 제의도 들어오겠어요.
"네. 어제도 시나리오 하나를 받았는데 아직 못 읽었어요. '게임의 법칙' 했던 장현수 감독님이 '누구나 비밀은 있다' 때 출연 기회를 주셨는데 베드신이 있어서 못 했어요.(웃음) 결혼 직전에 출연한 게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이었죠."
>>> 4편에서 계속
김범석 기자[kbs@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leemario@joongang.co.kr]
▷ [취중토크①] 오연수 "아줌마 한테 웬 비키니?"
▷ [취중토크②] 오연수 "인생 최고의 드라마를 찍고있는 중"
▷ [취중토크③] 오연수 "욕쟁이 PD 무서워 도망 다닌 적도 있어요"
▷ [취중토크④] 오연수 "고민이 없어 '무릎팍' 거절"
▷ [포토] 오연수, 나이를 무색케하는 비키니 S라인
유럽축구 별들의 전쟁! 유로2008의 모든 것
중앙 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
- 저작권자 ⓒJE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