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골잡이 '라돈치치' 돌아오다

2008. 3. 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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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심재철 기자]

2005. 11. 27 인천 문학경기장, 2005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인천 1-5 울산) 자료사진. 가운데가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 3골의 주인공 라돈치치다.

ⓒ 심재철

2004년부터 K-리그에 명함을 내민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창단 멤버로 몬테네그로 출신의 키다리 골잡이 '라돈치치'를 데려와 지금까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지난 해 여름 J-리그 방포레 코후에 약 6개월간 임대 생활을 할 정도로 부진했던 그가 2008년 팀의 첫 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장외룡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9일 낮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8 K-리그 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한 방문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새 시즌 첫 발걸음을 가뿐하게 내딛었다.

구단과 함께 제 2의 '비상'을 꿈꾸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골잡이 라돈치치의 득점 기록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골칫거리'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다. 마치 스스로 다짐이나 한 듯, '정규리그 1골-컵 대회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두 시즌 연속 내밀었던 것. 지난 해 7월 30일 구단에서는 보도자료까지 내놓으며 동료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팀 플레이에 문제를 일으켜왔다는 점을 지적할 정도였다.

그리고 떠난 곳이 J1 리그의 하위권 팀 방포레 코후(2008 J2 리그). 아홉 경기에 나가 한 골을 넣기는 했지만 결코 인상적인 느낌을 심어주지 못한 채 돌아오고 말았다.

인천은 2005년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뒤 부산을 물리치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가 이천수, 이호, 김정우 등이 활약하던 울산과 맞붙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그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홈 1-5, 방문 2-1)에서 인천이 터뜨린 세 골은 모두 그의 것으로 라돈치치의 절대적 역할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감독 임유철/해설 오만석)의 소재가 되기도 한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동적인 돌풍 이후 라돈치치는 많은 축구팬들의 기억에서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2006년 여름에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 나가 혼자서 다섯 골을 몰아넣으며 MVP 트로피를 받았지만 정작 골을 더 넣어야 할 정규리그에서는 답답한 움직임이 전부였다.

이제 스물다섯 살이 된 그에게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계약 마지막 해라는 그 의미를 잘 이해했는지 그는 멀리 제주에서 벌어진 2008 K-리그 개막 경기에서 천금같은 선취 결승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에서 돌아온 장외룡 감독에게 승점 3점을 안겨줬다.

38분, 제주 벌칙 구역 오른쪽 모서리 밖에서 이장관이 얻은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김상록이 왼발로 올려준 것을 머리로 돌려넣은 것. 지금까지 왼발로 공 다루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빈 곳으로 빠져들어가는 동료 공격수나 미드필더와의 유기적인 주고받기가 부족했던 그였지만 이 부분도 개선의 여지가 보일 정도였다.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91경기를 뛰며 18득점과 7도움을 기록한 라돈치치. 그는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서포터즈의 믿음을 잘 기억하며 구단과 함께 개인으로서도 제2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장외룡 감독이 새롭게 고른 외국인 공격수 보르코(22·세르비아)는 빠른 발과 안정적인 공 몰기 실력을 자랑하며 이 경기의 진정한 승부처라고 할 수 있었던 후반전 중반에 상대의 핵심 수비수 조용형을 내보냈다. 오른쪽 옆줄 가까운 곳에서 공을 몰다가 조용형의 깊은 비하인드 태클에 넘어진 것. 이에 홍진호 주심은 곧바로 빨간딱지를 치켜들었다.

이 때문에 수비진의 균형이 무너진 안방팀은 추가 시간에 결정적 실수까지 저지르며 인천의 교체 선수 이준영을 쓰러뜨려 보르코에게 페널티킥 쐐기골을 얻어맞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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