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오는 호세 리마..스코비 아니면 로드리게스?
[데일리안 이호영 객원기자]KIA가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20승 투수 호세 리마(36)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마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89승 102패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 중인 베테랑 투수다. 특히,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고 있어 영입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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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뉴욕 메츠 |
리마는 20대 중반에 전성기를 누렸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뛴 1998, 1999년 각각 16승(8패), 21승(10패)을 기록하며 동료였던 마이크 햄튼(36․애틀랜타)과 함께 확고한 에이스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리마는 이후 4개 구단(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얄스, LA 다저스, 뉴욕 메츠)을 전전하며 메이저리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2004년 다저스에서 거둔 13승 5패 평균자책점 4.07의 성적이 그나마 제일 나은 성적.
기교파 스코비의 성공사례
KIA는 지난해 제이슨 스코비(30)를 영입해 적잖은 재미를 봤다. 지난 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세스 에서튼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5월 중순 대신 스코비를 영입한 것. 메이저리그에서 단 1구도 던지지 못한 스코비는 마이너리그에서 7년간 33승 26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며 수준급 투구를 펼쳐왔다.
사실 스코비는 앞서 실패한 에서튼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는 점에서 불안한 요소가 많았다. 에서튼은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에 불과하지만 제구력을 앞세운 선수로 KIA가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6경기에서 무려 8개의 피홈런을 허용하는 부진을 거듭하자 KIA는 바로 '퇴출'이라는 냉철한 결단을 내렸다.
물론 스코비도 직구 구속은 크게 빠르지 않다. 하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제구력과 노련미가 빛났고 에서튼과 달리 공격적인 경기운영이 단연 돋보였다. 결국 스코비는 8승 10패 평균자책점 3.92라는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남겨 자칫 흉작으로 남을 뻔 했던 KIA의 외국인 선수 농사를 구원했다.
리마는 스코비와 비교해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큰 차이가 있다. 비록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부담스럽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라는 '큰물'에서 뛰어본 관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아직 시속 140km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도 국내 프로야구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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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KIA 타이거즈 |
뼈아픈 로드리게스의 실패
한 가지 걸리는 것도 있다. 바로 펠릭스 로드리게스(36)의 처참한 실패가 그것. 과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특급 셋업맨 출신인 로드리게스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도 야구팬들의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밖이었다. 2007년의 로드리게스에게선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속 150km 중반대의 공을 던지며 타자를 압도하는 면모를 전혀 볼 수 없었다.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140km 중후반에 머물렀고 이는 한국의 타자들도 충분히 공략 가능한 수준이었다.
보직도 모호했다. 지난 시즌내내 선발투수 난에 허덕인 KIA에서는 로드리게스가 선발로 나설 것을 염두에 두었지만, 정작 그는 셋업맨도 마무리도 되지 못했다. KIA 입장에서 로드리게스는 말 그대로 과거의 이름값만 남은 '계륵'이었던 셈이다.
그에 비하면 전형적인 선발투수 리마는 보직 문제에서 더 자유롭다. 또한 강속구에 의존하는 로드리게스가 공의 위력이 줄어들어 타격이 컸다면 리마는 원래부터 제구력과 운영능력에 초점을 맞춘 투수라는 점에서 보다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해볼만 하다. 더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리마의 2004년 '깜짝 부활'은 KIA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으리라는 한 가닥 기대를 품게 한다.
다만 조용했던 로드리게스에 비해 지나치게 활발하고 다혈질인 리마의 성격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
리마는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코미디언으로 불릴 정도로 클럽하우스에서 장난기 가득한 행동을 취해 팬들과 동료에게 재미를 줬지만 반대로 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해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면이 문화와 언어 장벽이 있는 한국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서재응을 비롯해 보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하고 있다. 이제 그들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보유한 리마 영입으로 팀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물론 KIA는 리마가 실망을 안겼던 로드리게스가 아닌 준수한 활약을 펼친 스코비를 능가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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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데일리안 이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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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객원기자&넷포터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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