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박찬호, 대만 거포들을 잠재우다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한국 야구가 베이징 올림픽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을 넘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첫 경기에서 대만을 5-2로 제압했다.
1승을 챙긴 한국은 2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자국 프로야구 올스타 선수들로 구성된 '강호' 일본을 상대로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2차전을 치르게 된다.
류현진-박찬호, 대표팀 '원투 펀치' 임무 완수
|
|
||||
|
||||
작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일본, 미국 등 강호들을 꺾으며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절묘한 계투 작전 때문이었다.
서재응, 박찬호, 김병현, 구대성 등 빅리그 출신의 투수들을 중심으로 정대현, 오승환 등 국내파를 적절하게 투입시킨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 코치의 탁월한 용병술은 세계적인 강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마운드는 WBC 대표팀 만큼 두껍지 못했다. '빅리거' 서재응과 김병현이 출전을 고사했고, '국제용 좌완' 구대성과 '돌부처' 오승환마저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표팀의 투수진은 대회 전 연습 경기에서도 한 수 아래의 상비군 타자들을 상대로 난타를 당하며 불안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대표팀은 또 한 번 완벽한 계투 작전을 펼치며 압축 배트로 무장한 대만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일본전에서 등판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만전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은 1회말에 선취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5회까지 5개의 삼진을 잡아 내면서 3피안타 1볼넷으로 호투했다.
5회초에 터진 이종욱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3-1로 역전시킨 6회말 수비에서 류현진은 선두 타자 지앙젠밍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 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고작 68개. '완투형 투수' 류현진에게는 여유있는 투구수였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과 선동열 코치는 과감히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구원 등판시켰다. 박찬호는 2사 후에 장타이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등판하자마자 대만의 중심타자 펑정민과 천진펑을 3구 삼진으로 돌려 세우기도 했다.
결국 박찬호는 8회까지 3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제압, '빅리그 100승 투수'의 위용을 뽐내며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해냈다.
대표팀은 7회초 박진만의 솔로 홈런과 8회초 상대 실책으로 각각 1점을 추가했고, 3점의 리드를 지킨 상황에서 장원삼과 정대현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지며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한국은 좌완-우완-좌완-언더핸드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계투 작전으로 지난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게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일본전, '황금 계투' 또 한 번 빛날까
대만이라는 '언덕'을 가볍게 넘은 한국 야구는 이제 일본이라는 '산'을 정복해야 한다. 비록 이치로 스즈키, 마쓰이 히데키,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빅리거들이 불참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벅찬 상대다.
대표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원투 펀치' 류현진과 박찬호가 각각 68개와 49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한국으로서는 일본전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류제국과 대만전에서 잠깐 선을 보였던 좌완 투수 장원삼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일본의 선발로 예상되는 다르빗슈 유에 비할 바는 못된다.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의 다르빗슈는 올 시즌 15승 5패 평균자책점 1.82의 뛰어난 성적으로 마쓰자카가 떠난 '괴물 투수'의 자리를 물려 받은 선수.
결국 한국이 일본을 꺾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선발 투수 대결에 큰 의미를 두기 보다는,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일본 타선을 교란시키며 빈 틈을 공략해야 한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며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한국 야구가 '황금 계투'를 앞세워 당당히 베이징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 부부가 신도림역 '진상고객' 된 사연... 그날 무슨 일 있었나
- 쿠팡 김범석이 부정하고 싶었던 영상, 온 국민이 봐야 합니다
- 이재명이라는 선택, 수행자는 왜 그와 함께했나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전원 무죄
- 런말정산, 올해 모두 얼마나 뛰셨나요?
- 자격증 두 개 따낸 남편, 포복절도한 합격 소감
- "정부 신뢰한다" 54%, 윤석열 때보다 23%p↑
- 1시간 꽉 채운 '피고인 윤석열'의 첫 최후진술 "공소장은 코미디 같은 얘기"
- '제주4.3 강경진압' 박진경 대령 암살사건, 그날의 진실
- 우파 유튜버에 상 받은 나경원 "입틀막법, 여러분 방송 막겠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