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부인' '젖소부인' 에로 여배우들 지금 뭐하나?


[일간스포츠]
애마부인, 산딸기, 빨간앵두, 젖소부인 바람났네, 자유학원 시리즈….
1980~90년대 '에로의 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스타들은 어디로 갔을까? 최근 몇년 새 에로영화보다 '2만 배'이상 자극적인 아마추어가 직접 찍은 포르노와 이를 무한 공급하는 공유사이트가 활개 치고, 때맞춰 영상물심의등급위원회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에로비디오 시장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3~4만 개 이상 팔렸다는 16mm 에로비디오는 이제 제작사가 한 곳도 남아있지 않고, 2000년대 들어 반짝 인기를 누렸던 모바일용 에로 콘텐트도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 않는다. 안방은 물론 비디오방, 모텔의 브라운관에서 사랑받던 그 배우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한국의 휴 헤프너(플레이보이지 오너)를 자처하는 한지일(60)씨는 "90년대, 에로 영화가 있었기 때문에 외국 포르노물의 무차별 유입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드라마와 베드신이 적절하게 혼합된 에로 영화는 부부들이 단란한 주말 밤을 보내기에 좋은 콘텐트였다"고 주장한다.
일면 맞는 말이다. 에로 영화는 분명 순기능 역할도 했다. 그 중심에는 확 까발려지지 않은 은근한 섹시미로 뭇 남성들의 섹스 판타지를 자극하고, 뭇여성들에게 교태와 기교를 전파했던 에로 여배우들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 '만인의 여자'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
1982년, 당시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말 위의 여자'로 등장했던 '애마부인' 안소영(48)씨. 95년 미국으로 떠난 뒤 지난 2005년에는 90년대를 평정했던 그 가슴으로 모바일 화보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의 뒤를 잇는 80년대 에로스타 '산딸기' 시리즈의 선우일란(41)씨도 이혼 후 싱글맘으로 9살 아들과 함께 일산에서 지내고 있다. 90년대 들어 에로 영화는 16mm 비디오로 제작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때 에로영화 사상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진도희(38)씨 역시 현재 싱글맘으로 7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인기를 끌었던 은빛은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해 현재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뭇남성들의 헤로인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 변신한 이들이 연기의 길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선우일란 씨는 최근 다시 소속사를 정하고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여러가지 사업을 해봤지만 실패만 거듭했다"면서 "텔레비전이든 영화든 가릴 것 없이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젖소부인…' 이후 활동을 접은 뒤 '룸살롱 마담으로 일한다'고 세간에 알려졌던 진도희씨는 "아이가 내년에 학교에 입학해 지금은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면서도 "에로 업계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고, 기회가 된다면 내 나이에 맞는 역할로 언젠가 복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성인 콘텐트를 공급하는 케이블채널에서는 아직도 진도희라는 스타성을 의식해 계속해서 출연을 요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외국 진출이 또 다른 함정
2000년대 '자유학원' 시리즈의 성은(유리), 그리고 가장 최근까지'에로영화의 스타'였던 하유선(하소연)은 공중파로 활동 영역을 옮기면서 '에로'의 꼬리표를 떼고 성공한 케이스다. 성은은 현재 KBS 2TV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에 출연하고 있으며, 하유선은 지난 여름 2집 앨범을 냈다. 그러나 '양지'에 둥지를 튼 이들은 극히 일부다.
에로비디오 업계의 빅4(유호프로덕션, 한씨네마, 클릭엔터테인먼트, 씨네프로)가 한창 경쟁을 벌이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활동하던 배우의 수는 100여 명, 그동안 수많은 여배우들이 명멸해 갔다.
그 중 외국으로 진출을 시도했다가 본의 아니게 포르노 배우가 돼야만 했던 경우도 있다. 한 여배우의 말에 의하면 "일거리가 차츰 없어지던 2000년대 초반, 매니저의 꾐에 빠져 동남아로 영화 촬영을 나갔다가 포르노를 찍게 된 배우도 있었다"며 "현지 조직폭력과 연계돼 있는 그런 조직에 걸려들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촬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매춘업소와 마찬가지로 외국으로 건너갈 때 비행기 값부터 시작해 체류 비용을 전부 배우에게 빚으로 떠넘긴 다음 '돈을 갚기 위해 영화가 아닌 포르노를 찍어야만 한다'고 협박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촬영하게 된다는 것. 여권까지 빼앗기고,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배우도 있다고 한 에로영화 제작자는 전했다.
■ 베드신 대역, 사진 동호회 누드 모델로
지난 25일 사당역 7번 출구에서 만난 지호(27·가명)씨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10여 명의 에로배우 중 한 명이다. "요즘은 일요일마다 사진 동호회 누드 촬영을 하는데, 오늘도 시흥에 있는 공장에서 하루 종일 누드를 찍었다"며 최근 근황을 밝혔다. 에로영화 배우와 누드 동호회 모델은 엄연히 다른 일이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 보니 이것저것 다 한다"는 것이다.
그가 주로 하는 일은 극영화나 케이블채널 성인 방송의 베드신 대역이나 짤막하게 나가는 모바일 콘텐트의 야한 영상을 찍는 일이다. 동영상 제작사에서 베드신만 찍어 짜깁기 편집을 하기 때문에 전체 줄거리를 알지도 못하고 대본도 없다.
지호 씨는 5년 전,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핸드폰으로 서비스 되는 건데 누가 널 알아보겠냐?"는 에로영화 감독의 '꾐'에 빠져 별 생각없이 옷을 벗었다.
첫 촬영이 있기 전날 '대체 신음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나?' 고민하다가 "혼자 모텔방을 잡아놓고 비디오를 보면서 밤새 연습했다"는 그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직도 이 바닥 막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신인 배우들의 수급이 끊긴 지가 오래됐다는 말이다. 현재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에로배우 전문매니저' 김효수(30)실장은 "전에는 일단 에로배우로 연기에 입문하겠다는 신인들이 나타났지만, 요즘은 드라마는 없고 베드신만 난무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또한 "예전에는 매니저를 통해 잠자리 제의 등 '은밀한 유혹'도 간혹 있었지만 요즘은 찾아볼 수 없다"며 알게 모르게 '홀대받고 있는'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가끔은 룸살롱 같은 술집에 나가 투잡을 하는 이들도 있다. 김 실장은 "아무래도 이쪽(에로영화)도 그쪽(룸살롱)에서 넘어온 경우가 있기 마련인데, 걔네들은 연기와 술집을 오락가락 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촬영 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배우가 술집에 나가서야 되겠느냐'고 타박할 수만는 없는 게 현실이란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 '애마부인' '젖소부인' 에로 여배우들 지금 뭐하나?
▷ 에로영화의 '공사' 대부분 스스로 한다
▷ 에로배우 나영 인터뷰① "우린 포르노 배우 아니에요"
▷ 에로배우 나영 인터뷰② "성감대가 어디냐...죽을래?!"
- [2007 골든디스크상 모바일 인기투표 **368+nate/magic n/ezi]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