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어디로 ②계곡] '래프팅 명소' 급류타고 夏夏夏∼

지긋지긋한 장마도 한 주 남짓 남았다. 오랜 장맛비로 전국의 계곡과 강 상류는 수량이 적당히 불어나 급류 타는 재미가 짜릿하다. 그래서 이맘 때면 내린천을 비롯해 한탄강 동강 경호강 금강 남한강 낙동강 상류는 래프팅 등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6∼12명이 한 조가 되는 래프팅은 노련한 가이드의 도움을 받는데다 헬멧과 구명조끼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소용돌이치는 급류를 헤치다 호수처럼 고요한 소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잊지 못할 한여름의 추억. 하지만 큰 비 내린 뒤의 래프팅은 금물이다.
◇내린천(강원 인제)=이달 초 세계래프팅선수권대회가 열렸던 내린천 계곡은 초보자와 숙련자 모두 래프팅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코스가 마련돼 있다. 수량도 풍부하다. 20㎞의 래프팅 코스 중 원대교에서 고사리 쉼터까지 6㎞ 구간이 가장 흥미진진하다. 내린천 최대의 난코스는 300m 길이의 피아시 계곡과 만세급류. 우레 같은 소리와 함께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급류가 사정없이 물벼락을 퍼붓는다.
2∼3명이 타는 카약킹과 펀약킹도 인기. 모험레포츠의 고장답게 인제에는 번지점프,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 암벽타기, 사륜오토바이 등 즐길 거리가 많다. 특히 아르고로 불리는 레포츠용 수륙양용차를 타고 강변의 오프로드는 물론 늪지대 등 길이 없는 험한 곳을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인제군 문화관광과 033-460-2081).
◇동강(강원 영월)=정선아리랑의 발원지인 아우라지로부터 한양까지 목재를 운반하던 동강은 수직으로 솟은 100m 높이의 협곡이 중국의 계림에 비유될 정도로 웅장하다. 칼날 같은 산들이 얼키설키 얽힌 사이로 푸른 물이 비단처럼 흐르는 강줄기를 따라가면 동강 최고의 비경인 어라연과 노련한 떼꾼들조차 건너기를 두려워했다는 된꼬까리 여울이 차례로 나타난다.
래프팅 코스는 문산나루∼섭새나루 13㎞(2∼3시간), 진탄∼섭새나루 18㎞(3시간∼3시간30분), 정선 운치리∼섭새나루 36㎞(5∼7시간) 등 3가지. 영월군은 21일부터 29일까지 동강을 비롯한 영월군 일원에서 '2007 동강 축제'를 개최한다. 맨손으로 송어 잡기, 뗏목 체험, 동강수영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영월군 문화관광과 033-370-2061).
◇금강(전북 무주)=동강 축소판으로 불리는 금강 상류 계곡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화면 속으로 들어온듯 강 양쪽으로 펼쳐지는 미루나무와 자작나무숲이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보트가 아니면 접근이 불가능한 심산유곡과 소가 풀을 뜯는 정겨운 강변 풍경은 잊어버렸던 고향의 모습. 비록 짜릿한 급류는 없지만 강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강심은 세상과 격리된 듯 고요하고 평안하다.
금강에서 래프팅이 가능한 지역은 용담댐 아래에서 금산 부근까지 약 40㎞. 나그네 여울∼잠두여울 5㎞(2시간30분), 황세연∼잠두여울 6㎞(3시간), 배바위∼한티 7㎞(3시간30분), 용포소∼방우리 8㎞(4시간) 등 7개 코스가 인기 있다. 래프팅과 연계한 등산, 낚시 야영, 계곡 탐사, 다슬기 잡기도 가능하다(무주군 문화관광과 063-320-2548).
◇남한강(충북 단양)=남한강에서 최초로 래프팅의 묘미를 맛본 사람은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1∼1904). 100년 전 나룻배를 타고 남한강 상류를 거슬러 오르던 그녀는 급류를 만나자 포기하고 래프팅을 즐기듯 석회암 절벽인 북벽을 따라 내려왔다고 한다. 북벽은 조선시대에 선비들이 뱃놀이를 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인근 남천계곡은 천연림이 잘 보존된 피서지.
남한강 상류 래프팅 코스는 오사리∼북벽 7㎞(2시간), 각동∼오사리∼북벽∼느티마을 10㎞(3시간), 고씨동굴∼각동∼오사리∼북벽∼느티마을∼온달관광지∼밤수동 20㎞(5시간) 등이다. 강폭이 넓고 수심은 깊지만 유속이 빠르지 않아 가족 단위 래프팅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단양군 문화관광과 043-420-3544).
글·사진=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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