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단 "서래마을이 명당이네"

2006. 11. 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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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박명기]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방배 4동 e스포츠 CJ선수단 숙소. 다음달 1일 슈퍼파이트에서 팬택 이윤열과 맞붙을 마재윤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100여 평의 2층집에 작은 폭포를 낀 마당이 근사하다. 원래 프랑스 외교관의 집이었는데 CJ가 임대해서 쓰고 있다.

그곳에서 100m 떨어진 곳에는 e스트로팀의 숙소가 있다. 인근에 또 팬택의 숙소도 있다. 이처럼 방배동과 서초동을 아우르는 '서래마을'에 둥지를 튼 e스포츠단 숙소만도 7개. 왜 e스포츠단이 서래마을로 몰리는지 이유를 알아보았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 있는 CJ 게임단의 숙소.

▨e스트로 숙소는 HOT의 숙소

<스타크래프트> 기업프로팀인 e스트로팀의 숙소 주소는 서초구 반포동. 원래 이곳은 5인조 그룹인 가수 HOT의 숙소였다. 더 재미있는 것은 e스트로를 돌보는 김연선(47)씨가 가수 김건모의 살림을 4년 반 책임졌던 사람이라는 것. 그는 음식 솜씨가 뛰어나 선수들에게 "이모"라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인근의 팬택 숙소의 집안내력도 재미있다. 지난 10월 입주한 이 숙소는 명칼럼니스트 고 이규태씨의 서재로 그의 사후 리모델링을 거쳐 e스포츠구단의 새 둥지가 되었다.

e스트로팀 숙소에서 한강 쪽으로 가다 보면 방배중학교. 더 가면 르까프 팀과 STX Sol팀의 숙소가 100m를 사이에 두고 있다. 또한 MBC게임단과 온게임넷 숙소도 거기서 멀지 않다.

CJ 숙소 인근엔 배우 최민수와 김선아 집이 있고. 박문덕 하이트 맥주 사장 등 유명인들의 집도 많다. 마찬가지로 르까프 숙소 바로 앞에는 가수 이미자의 집이고. 모 그룹 회장 딸과 가스공사 사장의 저택이 가깝다. 이처럼 서래마을은 e스포츠구단과 연예인들을 비롯해 유명인들의 집들로 유명한 곳이다.

▲지난 4월 르까프 나은택 구단주가 서래마을 선수단 입소식에서 절을 하고 있는 모습.

▨우면산 자락 '위' 해당 엔터테인먼트 기 철철

그렇다면 왜 e스포츠단들이 서래마을로 몰려드는 걸까.

우선 공간의 문제 때문이다. 서울에서 20~30명이 한꺼번에 거주할 만한 넓은 공간을 가진 주거지역은 많지 않다. 성북동이나 평창동의 집들이 타지역보다 크지만 가격이 비싸 엄두도 못낸다. 이에 비해 서래마을은 가격도 낮고 e스포츠 구단 선수들이 한꺼번에 생활할 수 있을 만큼 공간 넓은 주택이 많다.

지리적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이지호 e스트로 감독은 "용산 상설경기장(15분 거리)과 코엑스에 있는 MBC히어로 센터(30분 거리) 등 양대 e스포츠 경기장의 중간 지점에 있어 이동에 편하다"라고 진단했다.

풍수학자 백운비씨는 "이곳이 소의 형상인 우면산 자락의 '위'(胃)에 해당해 기가 세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가 잘된다"고 진단한다. 우면산은 누워 있는 소의 형상으로 기가 세고. 소의 배에 해당하는 서래마을은 위에 해당하는데. 위는 센 기가 떨어지는 곳이라는 것. 기가 떨어지는 곳이 발복하는 곳이니 복이 배출도 되고 흡수도 되는 명당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서래마을은?

서래마을은 집들이 크다는 것 외에도 조용한 점이 강점이다. 또한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문화적 흥취도 넘친다.

이곳에 프로 게임단이 몰려들자 e스포츠단만을 연결시켜 주는 전문 부동산까지 생겼다. 야식집도 때아닌 호황으로 배달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주민들의 저항이 거셌다.

가수 나미의 집을 빌린 SKT는 인테리어 공사까지 다 마치고도 입주를 못했다. 젊은 선수들이 몰려다니면 집값이 떨어지고. 불안하다는 것이 주민들이 반대 이유였다. 결국 SKT는 삼성동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아닌게 아니라 7개 구단이면 선수만도 140명이다.

우르르 몰려다니면 "뭐하는 친구들이냐"며 눈치를 줄 만도 하다. 이 밖에 KTF숙소는 강남역 근처 자사 건물에. 한빛과 삼성전자는 마포와 논현동에 있다.

서래마을 하면 프랑스 여인의 영아 살해사건을 떠올리는 사람은 역학자 백운비씨의 말을 귀담아들을 만하다. "음양오행 섭리라는 게 가끔 마가 하나씩 끼는 것이다. 서래마을에 워낙 좋은 기운이 몰리다 보니 방심하지 말라는 경고로 보면 된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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