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뻐서 피곤하겠대요".. 얼짱 배구스타 흥국생명 전민정·이영주

'얼짱 1급 자격증,이뻐서 피곤해 죽겠어….'
미니홈페이지 누적 조회수 10만 건을 넘어선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전민정(21)의 홈피에 오른 파일과 배경화면에 담긴 글이다.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조회수는 여자배구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아무렴 제가 직접 배경화면을 골랐겠어요? 다 팬들이 선물해준 거예요."
이달 중순까지 20여일간 펼쳐진 비치발리볼대회에 짝을 이뤄 출전,경남 남해에서 열린 전국 비치발리볼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국내팀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린 이영주(25)와 전민정. 모래밭의 열기가 식고 가끔씩 서늘한 바람도 불어오던 21일,두 선수를 경기도 용인시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만났다. 두 '얼짱'은 국제대회로 열린 경남 거제대회 3위,강원 양양대회 공동 7위라는 성적표에 속상해 했다.
배구와 비치발리볼은 "천지차이"라는 말부터 꺼낸 이영주는 "배구와는 스텝도 다르고,모래밭이라 점프도 잘 되지 않아요. 게다가 외국 대표들은 모두 비치발리볼 전문 선수들이었어요. 모래밭에 적응하는 시간이 길었으면…"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시합을 하다 보면 잘 안될 때도 있잖아요. 연습은 꾸준히 했는데도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배구를 계속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들어요."(전민정)
대회 내내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의 '건강한 몸매'를 부각시킨 사진은 인터넷을 뒤덮었지만 정작 경기 결과는 스포츠신문조차 보도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영주는 "비치발리볼은 사진 각도도 이상하고,중계방송 때도 엉덩이만 찍는다"면서 "솔직히 기분 나쁘다"고 했다.
비인기 종목인 데다 여성 스포츠를 섹시 코드화하는 게 서운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건 미니홈피 등을 통한 팬들과의 소통이다.
매일 7∼8시간씩 이어지는 훈련을 마친 뒤 오후 9시쯤 홈피에 들어가면 "당신을 얼짱 1급으로 임명합니다"라는 주민등록증을 본뜬 합성 파일과 "이뻐서 피곤해 죽겠어"와 같은 장난끼 어린 문구가 담긴 배경화면에 웃음이 터지고,피로와 통증이 씻겨나간다. 경기가 끝나고 버스에 오를 때 케이크 머리띠 종이학 등을 전해주던 그 골수 팬들이 올린 게시물이다. 승부를 갈랐던 강스파이크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나 통합우승 때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찍어 올려준 사진도 다시 힘을 내게 하는 원천이다.
둘의 인기는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예쁘다는 '쌩얼'의 미모 때문만은 아니다. 열성팬 상당수가 여성들로 홈페이지 방명록에는 "눈빛이 살아있는 거미손 스파이커,근성,투지"와 같은 단어들이 넘쳐난다.
전민정은 "솔직히 지난 시즌 우승하면서 팬이 많아진 거잖아요. 팬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길 무척 바라세요. 계속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지난해 꼴찌에서 우승으로 점프한 데 그치지 않겠다면서,국제대회에서의 아쉬움도 뒤로 한 채 서둘러 코트로 향했다.
용인=유병석 기자 bsyo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