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의 하루 일과

[쿠키 사회]세자의 하루는 새벽 3∼4시(인시·寅時) 닭이 울면서 시작됐다.
의관을 정제한 세자는 대전(인조)과 중전(인열왕후),대비전(인목대비)에 문안을 드리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고 저녁 9∼10시(해시·亥時) 잠자리 문안을 드리는 것으로 일과를 마쳤다. 아침 저녁으로 국왕의 수라상을 살피는 시선(視膳)과 부모의 약을 먼저 맛보는 시탕(侍湯)도 세자 몫이었다.
나머지 일과는 공부의 연속이었다. 오전 6∼8시 아침 공부(조강·朝講)와 오후 3∼5시 저녁 공부(석강·夕講)가 기본이었고 나머지는 이를 복습하는 자율학습 시간이었다. 보충수업은 수시로 이뤄졌으며 낮 보충수업(소대·召對)과 밤에 스승을 침실로 불러 하는 야간 보충수업(야대·夜對)으로 나뉘었다.
교육은 엄격했다. 1629년 윤4월2일 오전 6시. 세자는 영의정 오윤겸과 좌의정 김류 등 12명의 당대 최고지식인 집단과 논술시험(회강례·會講禮)을 치른다. 좌의정이 '복습을 얼마나 하느냐'고 묻자 세자는 "새로 배운 것은 30번,전에 배운 것은 20번 읽습니다"라고 시원치 않게 답한 대목이 있다. 영의정은 이에 "저하(邸下·세자)께서는 문안과 시선 말고는 다른 하실 일이 없으실 터이니 새로 배운 것은 60번,전에 배운 것은 40번 읽으셔야 합니다"라고 질책했다. 일기 내용으로 볼 때 세자는 하루에 3쪽,600자 정도의 분량을 배웠다.
소현세자 성적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성적은 '수-우-미-양-가' 격인 '순(純)-통(通)-략(略)-조(粗)-불(不)' 등 다섯 등급으로 평가됐다. 세자의 성적에는 순(수)과 불(가)이 없다. 스승과의 대화에서 세자가 자신의 학습평가를 '략'으로 올릴 것을 주문한 기록이 있다. 세자는 1625년 2월 세자 책봉 직후부터 1634년 3월까지 9년간 통감절요(通鑑節要·중국 송나라 때 역사서)를 594회나 공부했다. 통감절요를 이처럼 오래 공부할 정도면 학습 능력이 그리 뛰어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