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사람이 없어요".. 허공으로 사라지는 등기우편

[쿠키 사회] 수취인을 찾지 못해 반송되는 등기우편이 한해에 2000만통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반송 등기우편의 30%는 세금고지서,입영통지서,법원·노동부 등 공공기관에서 보내는 출석요구서 등 주요 공문서로 추정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달 안되는 등기우편=대학원생 김모(27)씨는 최근 연구에 쓸 목적으로 철도청에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철도청은 이를 등기우편으로 김씨에게 보냈지만 반송됐다. 혼자 사는 김씨가 학교간 사이에 등기가 배달됐기 때문이다. 집배원은 '등기를 우체국에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라'는 스티커를 붙여뒀다. 그러나 김씨는 보관기간인 2일 내에 우체국에 가지 못했고 우편물은 반송처리됐다. 김씨는 "우편물 하나를 찾기 위해 수업을 빠질 수는 없지 않느냐"며 "보관기간에 주말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신모(32)씨는 지난 4월 자동차정기검사 통지서를 제 때 받지 못해 과태료 10만원을 물었다. 집배원이 배달통지스티커를 붙이지도 않고 반송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신씨는 "우체국에 항의했지만 집배원의 실수라며 5만원을 보상해준 게 전부"라며 허탈해했다.
◇실태와 원인=지난해 발송된 국내등기우편은 3억1700만통이고 이 가운데 6.6%인 2100만통이 되돌아왔다. 2004년에는 3억400만통중 2300만통(7.5%)이 반송됐다. 발송자가 부담한 반송료만 해도 2004년 290억원,지난해에는 270여억원이었다. 등기우편이 전달되지 못해 수백억원의 반송료만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등기우편 반송이 한해 수천만 통에 달하는 것은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집에 사람이 없는 게 큰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가구 수는 268만 가구에서 올해 275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맞벌이 부부도 늘어나면서 집배원이 수신인에게 직접 우편물을 전해줘야하는 등기우편의 반송률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책 마련 골몰=등기 관련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자 관계기관들은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병무청은 이메일로 등기우편을 대체하고 있다. 주소를 확보한 180만여개의 이메일로 현역병입영통지서,병력동원훈련소집통지서 등 10종의 통지서를 보낸다. 물론 이메일 수신여부를 확인해 이메일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즉시 등기우편을 발송한다. 병무청은 "이메일 대체 등으로 올해에만 5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자치부는 2003년 12월 30일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라 고지서 합계세액이 30만원미만인 경우 일반우편으로 송달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등기우편으로 보낼 경우 징세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문제점이 있다"며 "일반우편을 이용하니 오히려 등기우편보다 전달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정경영연구센터 최중범 박사는 "미국은 전체 우편물 대비 등기우편물 비율이 0.005%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5% 정도"라며 "우편함 개선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일반우편 전달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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