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참맛 찾아 '이끌림의 10년'..히브리어 구약 완역 허성갑 목사

그가 처음부터 성경을 번역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가정예배를 드리던 중 성경에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고 신학대학교에 들어갔고 신학대학교에서 히브리어 성경에 관심을 갖게 돼 예루살렘에까지 갔다. 그는 단지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고 가정예배를 드리며 한국 성도들에게도 히브리어 원어의 깊은 맛을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의 히브리어에 대한 관심은 히브리어 직역 '토라(창세기)' '모세오경' '구약성경'으로 이어졌다.
허성갑(52·충북부윤사랑의교회) 목사는 지난 10년의 세월을 '이끌림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행한 일이란 것이다.
특히 그는 최근 출간한 히브리어 직역 '구약성경'엔 최근 6년 동안의 수고와 노력이 담겼다고 말했다. "히브리어를 생활언어로 하는 이스라엘에서 10년 동안 살면서 매일 히브리어 성경으로 가정예배를 드렸고 히브리대에서 히브리 성경을 공부하면서 번역했기 때문에 히브리어의 생동감이 살아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원문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좋은 교재가 되고 원문을 못 읽는 분들에게는 원어 성경의 깊은 맛이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4년 동안 히브리어 직역 '구약성경'을 완역하고 일관성 작업에 매달려왔다.또 성경의 고유명사를 히브리어 본래 발음으로 모두 음역했다. 일관성 작업이란 성경에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를 가장 뜻이 가까운 단어로 통일해 번역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히브리어 '하존'이란 단어가 구약성경에 모두 35회 나오는데 개역성경은 환상 이상 계시 묵시 등 여러 가지로 번역했다. 그러나 히브리 직역 '구약성경'은 모두 '계시'로 번역했다.
또 히브리어 '헤세드'란 단어는 구약성경에 251회 나오는데 개역성경은 인애 인자 은혜 후대 선대 긍휼 은총 자비 등으로 번역했고 표준새번역에는 은혜 친절 은총 사랑 등으로 번역됐다. 그러나 히브리어 직역 구약성경은 모두 '인애'로 번역했다. 똑같은 뜻을 가진 히브리어 단어나 문장을 일관성 있게 번역하지 못하면 성경 전체의 통일성을 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뜻이 가장 가까운 단어로 통일해 성경의 이해도를 높인 것이다.
허 목사의 히브리어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에 시작됐다. 모태신앙이었지만 성경에 대해 무지함을 깨닫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합동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성경을 배웠다. 그의 배움의 열망은 여기에서 채워지지 않았다. 성경을 원문 그대로 읽고 싶었다. 그 무렵 기도제목은 히브리어로 가정예배를 드리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1995년 8월,마침내 히브리어를 배우기 위해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떠났다. 남들이 보기엔 무모한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처음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을 때는 1시간 동안 성경 네 구절도 해석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3년 정도 지나자 하루에 1장씩 성경을 읽고 해석할 수 있었다. 당시 초교 3,4학년이었던 두 아들은 성경읽기를 통해 학교 생활에도 무난히 적응했고 유대인 학교에 다니며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 받았다.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알고 그 말씀을 전하는 데 헌신하기로 다짐했다.
이후 허 목사는 히브리대에서 유대문명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유도애(50) 사모는 히브리어 울판(어학연수원)에서 2년6개월 동안 공부했다. 현재 장남 장범(24)군은 테크니온대 4학년,차남 동범(21)군은 히브리대 1학년이다.
한편 허 목사는 지난 4월 부윤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기 위해 지난해 귀국했다. 귀국 후에도 인터넷 사이트 '말씀의 집(http://hebrew.pe.kr)'을 운영하며 한국 성도들에게 히브리어를 가르치고 있다. 두 자녀는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게 해준 부모의 신앙을 가장 값진 유산으로 여기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