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같은' 브룩쉴즈..말단비대증 자가진단법과 치료법


[쿠키 건강] 최근 인터넷상에 떠도는 한 장의 사진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80년대 많은 남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영화배우 브룩쉴즈.
남학생이라면 브룩쉴즈 사진이 든 코팅 책받침 한 장 정도는 누구나 가지고 있었을 만큼 80년대 최고의 미인으로 꼽히던 그녀가, 지난 1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자선행사에 남성처럼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거친 턱선, 깊이 패인 뺨, 두터워진 입술, 도드라진 이마는 어느 누가 봐도 강인한 남성의 얼굴에 가까웠다. 배우라면 예의 거치는 성형에 의한 부작용이었다면 사람들이 그토록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지 않았을 것이다. 원인은 '말단비대증'.
흔히 '거인증'이라고도 불리는 말단비대증은 뇌하수체에 성장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종양이 생겨 신체가 거인처럼 커지는 건 물론이고 장기까지 과다하게 성장해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으로, 성장이 끝난 발육기 이후에 발병하면 키는 자라지 않고 신체의 말단 부위가 커진다.
쉽게 말해 턱, 이마, 골격 등이 계속 자라는 것. 브룩쉴즈의 경우 현재 턱과 광대뼈를 지속적으로 깎아내고 약물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성장을 멈춘 상태지만 그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을 비단 외국의 사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6년째 말단비대증과 싸우고 있는 윤모씨(51)는 지난 1999년 친구의 병문안을 갔다 우연히 의사의 권유로 검사를 받고 자신의 병을 알게 됐다. 윤씨는 당시 무릎이 좀 아프다는 것 외에 별다른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던 상태였다고.
이후 수술을 받은 윤 씨는 얼굴과 손, 발 등이 커지는 증세가 멈추고 현재 많이 호전된 상태지만 1억원이 넘는 수술비와 치료비 등 경제적인 문제로 가족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지난 1984년 LA 올림픽 한국대 미국 여자농구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안겨주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농구선수 김영희씨도 현재 농구코트가 아닌 단칸방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지난 1987년 훈련 도중 쓰러져 뇌종양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002년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농구선수로 활약할 당시 2m2cm나 되는 장신이 바로 말단비대증에서 비롯됐단 사실을 자신조차도 몰랐었다는 그녀는, 현재 병마와 지독한 외로움, 그리고 사회적 편견에 맞선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선단거대증(先端巨大症), 말단비대증, 아크로메갈리라고도 불리는 말단비대증은 현재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국내에서 매년 5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약 300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뼈의 말단 부위와 연부조직의 성장이 증가하며, 내부장기의 크기도 증가한다. 또한 얼굴에서 코와 이마가 커지고, 손발이 두꺼워지고 손끝, 발끝이 뭉툭해지며, 손가락의 말단지골이 커지고, 발이 커지고, 하악골이 돌출되어 턱뼈가 앞으로 튀어 나온다.
뿐만 아니라 뇌하수체 종양 자체가 주위 조직을 압박하여 두통과 시력장애가 발생한다. 그 외 땀을 많이 흘리고, 털이 많이 나며, 목이 쉬고, 고혈압, 당뇨병 등을 일으킨다.
원인은 뇌하수체 선종에서의 성장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기 때문인데, 이 종양이 20세 이하의 성장발육기에 발병하면 거인증이 되고 성장이 정지되어 발병하면 말단비대증이 된다.
수술로 종양을 적출하면 뼈의 성장은 멎지만 길어지거나 굵어진 뼈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치료법으로는 종양제거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 치료 등의 3가지 방법이 있다.
콧구멍을 통해 내시경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과 종양이 너무 커서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을 경우 남은 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시행 되는 '방사선치료', 그리고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말단비대증이 가지는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방법 등이다.
그중 약물요법은 경구용 제제와 한달에 한번 또는 두 번씩 엉덩이에 주사를 맞는 주사용제가 있는데, 경구용제제의 경우 치료비는 저렴하지만 효과가 10%미만이고, 주사용제제는 치료가 간편하고 치료효과가 우수하지만 치료비용이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말단비대증은 난치병 희귀질환 건강보험혜택을 받게 됐다는 것.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100만원이 넘는 주사를 맞았던 예전에 비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보험 혜택을 받는다 해도 주사와 약값, 정기 진료 등으로 매달 나가는 30만원에서 40만원 정도의 비용은 여전히 환자들에게는 부담이다.
김동선 한양대 의대 내과 교수는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그 가족, 심지어 병원에서도 상당히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이 병 자체를 진단을, 변화를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말단비대증에 대한 적절한 홍보를 통해 조기완치율을 높이고 혜택을 늘릴 수 있는 경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고가의 치료비를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의료적인 혜택도 시급하지만, 그보다 사람들의 좀 더 따뜻한 시선과 말 한마디가 더 절실한 상황이다.
- 소리 없이 다가오는 말단비대증, 자가진단법
△손발이 커져서 반지나 심발이 작아졌다.
△입술이 두꺼워지고 턱이 커졌다.
△자주 머리가 아프다.
△전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음성이 굵어졌다.
△시야 장애가 나타난다.(시력저하)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
△낮에 졸음이 많이 온다.
△당뇨병 또는 고혈압이 있다.
△손목, 발목 무릎 등에 통증이 있다.
△발기가 잘 안된다.(남성)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윤원 기자 mybint@mdtoday.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