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가] 연극 '순정만화'

2006. 1. 25. 10: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1세대 만화가의 대표주자인 강풀(본명 강도영). '일쌍다반사' '순정만화' '바보' '아파트' '타이밍'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인기를 끈 히트 작가다. 올해엔 그가 발표한 작품 중 '순정만화' '바보' '아파트' '타이밍' 등무려 4작품이 영화화되기 위해 대기 중에 있다.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풀의 작품 중 '순정만화'는 가장 최고 히트작이다. 2003년 10월부터 2004년 4월까지 미디어다음에서 연재된 이 만화는 총 페이지뷰만 6000만건, 하루 평균 페이지뷰는 200만건을 기록하며 오랫동안 만화부문 1위에 올라설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끌었다. 이후에는 오프라인에서 책으로 발간돼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순정만화'가 이번엔 장르를 바꿔 연극에 도전했다. 지난해 10월 초연된 연극 '순정만화'는 만화 못지않은 인기를 끌며 객석을 꽉꽉 채웠다. 이 인기에 힘입어 1월 6일부터는 새롭게 앙코르 공연에 들어갔다. 연극으로 보는 '순정만화'에는 어떤 재미와 감동이 있을까.

■개그맨 출신 이정수 주연 맡아■

연극 '순정만화'는 기본적으로 원작의 줄거리에 충실한 작품이다. 제목처럼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여섯 남녀를 중심으로 이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외롭게 살았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30살의 평범한 회사원 연우와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으로 힘들지만 밝게 살아가는 여고생 수영. 그리고 지난 사랑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하경과 그런 하경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고등학생 숙. 실직으로 하경을 떠나보내고 괴로워하는 규철과 규철의 옆에서 연정을 보내는 여인 등. 각기 사연을 지닌 6명의 남녀가 얽히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순수한 사랑을 이룬다는 줄거리다.

연극은 기본적으로 원작의 줄거리와 대사를 거의 따라가지만 차이점도 있다. 우선 등장인물인 6명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만화와는 달리 연극에서는 연우와 수영, 하경과 숙, 이렇게 네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기에 하경의 옛 사랑이자 연우의 친구인 규철은 두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등장할 뿐 개인적 비중은 축소됐다. 규철과 짝을 이루는 여인은 연극에서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인물이 많으면 자칫 극이 산만해질 수 있기에 과감히 배제한 듯 보인다.

또한 연극에서는 인물들의 과거사나 가족사들이 많은 부분 생략돼 있다. 연우가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아온 사연, 수영이 새 가족들과 마음을 여는 과정들이 아쉽게도 보여지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우와 수영이 마음을 열고 친해지게 되는 부분이 단순한 에피소드들로만 나열된다는 점이다. 좀 더 섬세하고 농밀하게 감정 변화를 묘사했다면 좋았을 듯싶다.

만화를 연극으로 옮겼을 때 가장 궁금한 점은 만화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표현들과 과장된 상황 연출이 어떻게 무대에서 표현될 수 있을까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연극 '순정만화'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만화에서 주인공 남녀가 얼굴이 빨개지는 장면은 어떻게 표현할까? 빨간 조명을 얼굴 부분에 비춰 부끄러운 모양새를 나타낸다. 또 만화에서 갑자기 낙엽이 날리며 썰렁해지는 장면은 선풍기를 이용해 효과를 낸다. 만화 속에서 의성어와 의태어로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방식을 따르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소리, 얼굴이 '화끈화끈' 빨개지는 모양 등을 원작처럼 그대로 재현해 만화적인 표현법을 연극에서 그대로 차용했다.

주인공 연우 역에는 개그맨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이정수씨가 열연을 펼친다. 그만의 다양한 표정 연기가 압권. 이밖에 작가 자신의 캐릭터이기도 한 편의점 종업원 등 다양한 엑스트라 역할을 종횡무진 연기한 감초 캐릭터가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추운 겨울, 작지만 순수하고 가슴 따뜻한 사랑이 그리워지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추천한다.

[이유미 기자]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