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Ⅲ 시스의 복수', 박스오피스 최고기록 갱신

한 사람의 집념이 하나의 우주를 만들었다.
스크린 가득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그 유명한 테마 음악이 흐르면 ‘스타워즈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를 기다려 온 많은 팬들의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것도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 없는,온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로.1977년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를 내놓았을 때,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썰렁했다.
지금이야 SF가 하나의 장르로 환영받지만 당시만해도 생뚱맞은 이야기로 비쳤기 때문.알려졌듯 감독은 처음부터 ‘스타워즈’를 6편의 대서사시로 구상했다.
그가 후반부인 4〜6편을 먼저 발표하고,컴퓨터 그래픽을 비롯된 제반 기술이 자신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줄 만큼 발전했을 즈음 전반부 1〜3편을 제작하겠다고 공언했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한번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그는 약속대로 1980년 ‘에피소드 5:제국의 역습’,83년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 이어 1999년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2002년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부와 전반부의 연결고리인 동시에 28년이란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가 관객을 찾는다.
지난 19일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개봉된 이 작품은 “역대 시리즈 가운데 최고”라는 호평 속에 흥행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
‘에피소드 3’가 전작과 차별되는 점은 탄탄한 줄거리. ‘희망과 비극이 교차하는 가장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라던 감독의 호언대로 ‘스타워즈’의 완결편은 스펙터클에 집중하기 보다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클론 전쟁후 3년,황제(이안 맥디아디드)와 제다이 사이의 불화는 더욱 커지고 자신이 제다이가 될 것임을 믿고 있던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제다이 기사 자격을 줄 수 없다는 의회의 결정에 절망한다.
그런 아나킨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황제는 절대적인 힘을 갖게 해주겠다고 유혹하고,아나킨은 점점 어둠의 힘에 이끌려 변해간다.
3편은 우주의 운명을 뒤바꾼 아나킨과 파드메(나탈리 포트만)의 사랑,가족이나 다름없었던 제자 아나킨을 떠나 보내는 오비완(이완 맥그리거)의 절규라는 두 가지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또 방대한 이야기의 완결편답게 그동안의 비밀이 밝혀진다.
특히 아나킨이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은 ‘스타워즈’ 대장정을 완결짓는 핵심이다.
그 외에도 쌍둥이 남매 루크와 레아는 왜 아기 때 헤어지게 됐는지,아나킨과 오비완은 왜 싸우게 됐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후사정을 모르더라도 이 작품자체만으로 즐길 만하다.
볼거리도 화려하다.
지금의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특수효과의 최대치라고 할까. 후반부 화산 행성에서 펼쳐지는 오비완과 아나킨의 결투는 제작진이 가장 자랑하고 싶었던 장면.여기에 초강대국을 꿈꾸는 미국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극중 “나와 함께하지 않는 자는 내 적이다”라는 다스 베이더의 대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극단적인 이분법적 세계관을 보여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이제 정말 더 이상의 속편은 없을까. 최근 칸 영화제에 나타난 감독은 “앞으로 10년간은 속편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SF팬들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26일 개봉. 전체관람가.한승주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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