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코러스'..스승과 제자 '뻔한 내용' 따뜻한 결말 '진한 감동'

2005. 3. 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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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부정이 연일 뉴스 첫머리를 장식하는 요즘,사제간의 정을 다룬 프랑스 영화 ‘코러스’가 새삼 의미있게 다가온다.

‘코러스’는 실패한 작곡가 선생님과 꿈을 잃은 아이들에 관한 휴먼 드라마.우리는 이미 이와 닮은 꼴의 영화를 여러편 만났다.

인생 낙오자에 사랑까지 실패한 남자가 탄광촌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꽃피는 봄이 오면’,입시 지옥에 시달리는 소년들에게 시의 아름다움을 가르쳐 준 ‘죽은 시인의 사회’,먹고 사는 일 때문에 작곡가를 포기했지만 아이들을 통해 꿈을 이룬 ‘홀랜드 오퍼스’ 등.그리 새롭지 않은 소재에 왠지 뻔한 것같은 내용인데도 호평을 받았던 이들 영화처럼 ‘코러스’도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 영화 ‘말아톤’처럼 ‘코러스’ 역시 작은 영화가 주는 큰 감동으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9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 마르세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 가난한 아이들을 한 데 모은 이곳에서 열정 없는 교사들은 학생을 벌레 취급하고 학생들 역시 온갖 말썽만 부린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소진하며 비뚤게 살아갈 뿐. 이곳에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제라르 쥐노)가 음악 교사로 부임한다.

영화는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감옥같은 학교는 봄날을 만났고,선생은 아이들에게서 없던 재능을 끌어낸다.

그게 이 영화에서는 합창이다.

실제로 이들은 프랑스 전역에서 선발한 20여명의 실제 합창단 아이들. 영화는 구제불능일 것만 같던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마음을 열고 부드럽게 다듬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미덕은 스승의 참사랑을 보여주느라 목소리를 높이거나 흥분하지 않는다는 점. 그저 착하고 인자한 선생의 별 욕심 없는,그러나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행동을 조용히 따라갈 뿐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노래를 하면서 표정이 환하게 변한다.

그 표정들이 백마디의 말 보다 따뜻하게 다가온다.

후반부,떠나가는 선생님을 향해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장면이나,선생님을 따라가겠다고 짐을 싸들고 나온 꼬마의 모습에선 코끝이 시큰해진다.

1945년작 ‘나이팅게일의 새장’을 리메이크했다.

크리스토퍼 바라티에 감독. 3일 개봉. 전체관람가.한승주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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