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뷰스]캘로그가 첵스초코 대통령선거를 슬기롭게 치르는 법

인터넷을 서핑하다보면 생뚱맞아 보이는 사건들을 자주 접하죠. -실은 알고보면 생뚱맞지가 않습니다. 모두 논리적인 일들입니다- 캘로그가 최근 첵스초코나라 대통령뽑기 이벤트를 벌이면서 캘로그사에서 보기에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습니다.
첵스초코에 초코렛맛을 더 많이 내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 건 기호1번 체키후보와 파맛을 듬뿍 넣겠다는 공약을 내건 기호2번 차카후보를 두고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투표에서 득표를 많이한 후보의 공약에 따르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회사의 예상과는 달리 파맛을 내겠다는 차카후보에게 몰표가 쏟아져 캘로그사로서는 어린 아이들이 꺼리는 파맛씨리얼을 생산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벤트는 이번 달 말에 끝납니다.
캘로그, 꼼수부리지 마세요캘로그사는 혹시나 생길지도 모르는 원치 않는 결과를 맞게 되면 약속을 지킬 수도 없고 지키지 않을 수도 없어 아주 당혹스러워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캘로그사는 이벤트 내용을 조금 바꾸어 온라인투표만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오프라인 설문 투표와 ARS 투표를 포함시켜 집계를 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투표방법을 이렇게 바꾼 것은 그리 바람직한 행동은 아닙니다. 누가 봐도 회사가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캘로그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이번 "캘로그 체키초코 대통령선거 파문"을 만든 장본인들로 보이는 "웃긴대학"의 "웃대인"들은 “투표기간을 무한정 늘리면 된다”는 조언을 하기도 하고 “투표 막바지에 기호 2번 차카후보가 "사퇴를 했다"고 발표하면 된다”는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학문의 전당에서 의견은 서슴지 말고 내야합니다. 그런데 참신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훌륭한 조언으로 보이지는 않는군요. 투표기간을 무한정 늘리면 파맛초코도 첵스초코도 출시할 수 없기 때문이고 "차카후보가 사퇴를 했다"고 발표하면 ‘부정선거’ 의혹을 받아 진상을 조사하라는 더 거센 압력을 받아서 회사가 상당히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유머감각, 감성의 논리캘로그사가 네티즌의 심리를 잘 파악해서 이번 첵스초코 이벤트를 보다 슬기롭게 치뤄내기를 바라면서 조언을 하자면 네티즌들의 생뚱맞아 보이는 행동을 엉뚱하다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그 행동을 거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네티즌들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두려움과 억압이 느껴지는 현실의 상황을 비정상적으로 풀어서 극복하는 것이 유머입니다. 그 현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면서, 즉 현실의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 관계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인 채 해결책을 찾으면 "유머감각 없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권위주의가 환영받지 못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머감각 없는 사람"은 당연히!!! 환영받지 못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대통령 후보사이에서도 유머감각 있는 후보가 더 환영받고 성공합니다. 유머감각이 있다는 것은 권위주의를 극복한다는 것이며 상대방의 욕망을 잘 읽어내고 맞춰준다는 것을 뜻합니다. 유머감각 없는 회사가 유머감각 있는 회사보다 성공할 확률이 떨어지리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고객의 감성과 욕망의 논리를 잘 파악해야지 물건을 잘 팔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모든 유머에는 반드시 그 이면에 사회적(구성원들이 공감하는) 두려움과 억압의 상황이 존재합니다. 이번에 캘로그사의 "초코나라 대통령뽑기 이벤트"가 웃긴대학등 유머 사이트에서 인기를 끈 것은 그만한 두려움과 억압의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슈가 되고 사람들의 호응을 얻은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못끕니다.
유머 이면에 존재하는 억압과 욕망그렇다면 첵스 초코 이벤트에 존재하는 사회적 억압상태는 무엇? 저도 첵스초코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보자마자 뭔가를 "확~" 저질러버리고 싶은 감정이 일었습니다. 애들이 그걸 보고 뭘 배우겠습니까. 애들에게 "목적이 좋으면 수단이 옳지못하더라도 상관없다"는 무의식이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데, 아무리 체키후보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차카후보에게 너무나 불공평한, 부정선거운동이 행해지고 있는 겁니다. 체키후보를 먼저 보여주고 돋보이게 보여주는 식으로 말입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입니다. 기회의 평등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민주시민사회에서 이것은 상당한 억압입니다. 유머로 되기에 충분한 상황입니다.
팍팍한 현실 세상에서 보면, 고객참여 마케팅 활동으로 이러한 첵스초코 대통령선거 같은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답변문항에 너무나 뻔한 보기를 들어서 ARS전화 투표를 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짜증납니다. 첵스초코이벤트가 유머로 통하는 것은 그런 뻔한 고객참여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일정 수준을 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상의 고객기만 마케팅입니다. 돈 낭비 전파낭비 매체낭비.물론 그런 뻔한 설문을 내는 고객참여 마케팅 활동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명한 장사꾼이라면 첵스초코 대통령선거를 유머로 만든 네티즌들로부터 " 이제 그런 마케팅 기획은 조금 달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욕망이 담긴 그 주문을 잘 읽어내는 장사꾼은 성공합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 소비자주권 그런데 캘로그사에서 뻔하지 않은 첵스초코 대통령선거 이벤트를 만들어 놓더라도 네티즌들은 그걸 또 다시 유머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는 보다 더 중요한 억압의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소비자를 무시하는 회사들입니다. 소비자의 권리와 식품안전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때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식품회사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올 한해 식품안전과 관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불량 무우소 만두 사건. 진짜로 유해하다 아니다를 떠나서 자신이 먹을 수 없는 그런 재료를 넣어 만들고 그것을 속여서 아무런 문제 없는 좋은 만두소를 넣은 것처럼 해서 만들어 판 업자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무시당하는 소비자 주권. 그 심리적 억압. 대단합니다.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로 유명한 한 회사가 유기농 관리를 부실하게 한다는 의혹 보도도 있었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먹는 것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소비자들을 속이는지...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상황이 있기에 네티즌들이 첵스초코 대통령 선거 이벤트를 유머로 만들어 내는 것이고 또, 그것이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에 대한 약속을 지켜라네티즌들이 캘로그사의 첵스초코 대통령선거 이벤트에 주문하는 "감성논리"는 다른 게 아닙니다. "정말 니들이 소비자들에게 한 말, 그 약속 지킬 수 있냐? " "그래 한번 시험해보자. 우리가 파맛내려는 기호 2번 차카후보에게 몰표던질테니까 파맛 씨리얼 한번 만들어봐라" "파맛씨리얼 만들어낼 때의 회사 부담 잘 안다. 하지만 정말 소비자를 무서워하는 회사라면 소비자에게 약속한 거 지켜내야한다"네티즌들은 소비자주권을 캘로그사가 어느정도로 이해하고 있으며 그 것을 얼마나 잘 보장해주는지 캘로그사에 시험하고 있는 겁니다.
현명한 마케팅 기획자・현명한 경영자라면, 현명한 첵스초코 대통령선거 선거관리위원장이라면 네티즌들의 이 욕망을 잘 읽고 공명선거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봅니다. 위원장! 꼼수부리지 마세요. 지금 첵스초코 대통령선거 선거관리위원회는 시험에 들었습니다.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말 평소에 많이 하셨을 텐데 "어디 한번 시험해볼까?"하는 네티즌들 목소리를 외면하지 마세요. "재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이미 네티즌투표로는 당락이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의 상황인데 캘로그사는 원래에 없던 ARS와 오프라인 거리설문조사를 추가하겠다는데요, 조작해버리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투표결과를 가지고 나와서 체키후보가 당선되었다고 말하고 그냥 체키초코 만들어버리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네티즌들은 회사의 마케팅 기획상의 문제를 인식하게 될 것이고 꼼수를 부리는 회사라는 의혹을 갖게 될 겁니다.
그 보다는 그냥 아무런 개입하지 말고 놔두시고, 네티즌들이 파맛씨리얼 공약을 낸 차카후보에 몰표를 주어 압도적 차이로 차카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파맛씨리얼 만들어 내세요. 파맛씨리얼 몇 만개 만들어 내는 수준으로 생색내지 마시고 파맛으로도 맛이 날 수 있게 맛을 좀 내보려고 노력해보시고 정상적인 생산라인에 의한 생산 규모로, 여러 공중파 매체에 몇 달 정도 광고 낼 정도의 금액 손해볼 거 예상하고 그정도의 규모로 생산해서 한정적 기간으로 일단 만들어나 보세요.그리고 한 달 뒤쯤 시장조사해서 차카 파맛씨리얼이 잘 안팔리면 그때 다시 네티즌들에게 공지를 해서 "네티즌들에게 약속한 대로 투표에 의해 파맛시리얼을 출시했지만 많이 팔리지 않아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고 밝히고 솔직하게 지금까지의 상황과 우리 나라의 소비자주권에 대한 소감을 말하면서 체키 초코맛씨리얼을 다시한번 띄워줘보세요.그러면 캘로그사는 체키출시 한두달 정도 늦고 한가지 품목 한달 헛장사 한 손해를 보겠지만 고객과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고 고객과 약속을 하면 지키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식품상품 소비자 주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대학교에 웬 초딩이냐. 초딩은 가라또 누가 압니까? 파맛 씨리얼에 "깊고 오묘한" 맛이 있어서 인기를 끌지. 농담이고요. 이번 해프닝을 만든 곳이라 할 수 있는 "웃긴대학"의 게시판을 보면 캘로그 첵스초코 대통령 선거 이벤트에 대해 차카후보에게 몰표를 준 것에 대해 "장난이 심하다"고 비판을 하는 웃긴대학생들이 꽤 있는데요. 유머도 모르면서 어떻게 웃긴대학교에 들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짜 대학생이죠? 대학교에 웬 초딩이냐. 초딩은 가라!지금 이순간까지 훌륭한 회사를 이끌어오신 캘로그사 관계자들의 너그러움을 바라면서...쿠키뉴스 이승훈 기자 bluerose@kmib.co.kr[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The Kukmin Daily Interne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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