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달의 신 서유기] 제 3장 동주칠마왕(東洲七魔王) (30)
[일간스포츠] "이것들은 뭐야? 당장 내 팔을 놓지 못하겠느냐!" 미후왕은 버럭 화를 내며 그들을 떨쳐버리려 했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럴 수가! 수만 근 바위덩어리도 가볍게 날려버리는 내가 이 따위 놈들에게 꼼짝도 못하다니!" 미후왕은 그제서야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두 검은 그림자는 미후왕의 몸을 이끌고 유명계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미후왕은 사력을 다해 두 발로 버텼지만 마치 구름 위에서 헛발질을 하는 듯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놈들아! 내가 누군 줄 알고 이 따위 장난이냐!" 다시 발악하듯 그가 외친 순간이었다. 마치 바람이 스며들 듯 그의 귓속으로 음산한 한마디가 파고들었다.
"조용히 따라와라. 이곳은 유명계다. 네 수명이 다 되어 데리고 온 것이니라." 미후왕은 일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럼 이 모든 게 꿈이 아닌 현실이란 말인가?" 그는 잠시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빈 느낌이었다.
그 사이 그의 몸은 열린 유명계의 성문을 통과해 안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성 안에는 양쪽으로 유명계의 귀졸(鬼卒)들이 도열해 있었는데, 그 위세가 실로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그 순간 미후왕은 그나마 남아 있던 취기가 싹 사라지며 모든 전후 상황을 깨달았다.
"이제 보니 내 몸은 육신이 아닌 영혼이구나! 날 붙들고 있는 이놈들은 저승차사들이고!" 결론은 이제 명백해졌다.
"다시 말해서 난 죽은 거야! 실컷 술 처먹고 취한 상태에서 깨끗이 뒈진 거라구! 이런 제기랄! 얼마나 고주망태로 퍼마셨으면 영혼까지 취했단 말인가?" 미후왕은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져 미칠 지경이었다.
"이놈들아! 잠깐만 기다려라!" 미후왕은 다시 유명계가 떠나가라 고함을 질러댔다.
"나는 이미 선도(仙道)를 얻어 삼계(三界)를 초월한 몸이다! 염라대왕 따위의 관할을 받지 않는 선골(仙骨)이란 말이다! 한데 어찌 너희 같은 잡것들이 날 여기로 데려온단 말이냐?" 그러자 오른쪽의 저승차사가 음산하게 대꾸했다.
"요계에서 온갖 말썽을 부린 돌원숭이 주제에 선골 운운하다니 우습구나. 허나 설령 네가 정말 선골이라 해도 관계없다. 중요한 건 염라대왕님의 명에 의해 너의 수명이 끝났다는 것이니라." "염라대왕의 명령이라고?" 미후왕은 순간 퍼뜩 짚이는 바가 있어 황망히 물었다.
"그 말은 혹시 염라대왕이 멀쩡한 내 수명을 단축시켰다는 뜻이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처죽일!" 미후왕은 크게 분노가 치밀어 올라 사지가 다 경련을 일으킬 지경이었다.
"염라대왕 그놈이 미친 게 분명하구나! 아무리 염라대왕이라도 정해진 수명을 제멋대로 조작할 순 없거늘!" "미친 건 바로 너다. 내 구백 년 동안 저승차사의 일을 해왔지만 여기까지 와서 너처럼 발광하는 놈을 보지 못했다. 모두가 한결같이 공포에 질려 지은 죄를 빌기 마련인데 네놈은 오히려 염라대왕님을 욕해? 어디 실컷 떠들어 보거라. 그 모든 것이 기록에 남게 되고 넌 십팔 층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계속>-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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