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정경문 연예부장에게

정 부장에게 한 말씀드립니다.
형식적인 인사말씀일랑 거두절미하옵고, 본론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 언론들의 실태에 대해 나름대로 관찰해 온 사람으로서 최근 스포츠신문의 비정상적인 일탈이 시급하다 판단돼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여러 편의 글들을 기고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12월 12일에 쓴 "스포츠신문의 탈선"이란 기사가 <연합뉴스>("스포츠신문 선정성 위험수위 넘었다", 2002.12.15)에도 인용되어 언론자정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지요.그러나 더욱 저를 기쁘게 했던 것은 2003년 1월 9일자 <미디어오늘>에 실린 "일간스포츠 연예인 열애보도 자제선언"(376호 4면)이란 기사였습니다. "일부 스포츠지(<일간스포츠>)가 최근까지 1면 머릿기사 중 단골메뉴였던 연예인 열애 관련기사를 올 겨울부터 자제하자는 원칙을 내부적으로 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가슴 한켠이 뿌듯해짐을 금할 길 없었답니다. 아, 드디어 스포츠신문에도 변화의 바람이 이는가 하고 말이지요.기사를 작성한 조현호 기자에 의하면, <일간스포츠>의 이런 변화의 중심에 지난해 7월 새로 선임된 정 부장이 있었다는군요. 정 부장의 취임 일성이 "앞으로는 연예인들의 열애와 같은 기사는 안 써도 된다. 다른 기사를 찾자"는 것이었다면서요? "젊은이들의 연애라는 게 1년에도 몇 차례씩 만났다 헤어졌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의식이 달라지고 있는데 이를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시콜콜 중계방송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는 정 부장의 지적도 참으로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요. 스포츠신문이 신문의 탈을 쓰고 있는 한에서, 언제까지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연예인들의 동정, 연예 등 허접한 사생활만 붙들고 늘어질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봤자 독자들로부터 원성만 살 뿐, 판매에 큰 도움이 못되는데다가 결국에는 스포츠신문의 공멸을 초래하게 될 테니까요. 하여 <일간스포츠>가 "지난해 11월 연예부 차원에서 열애기사와 관련해 당사자들이 선언하거나 확인되는 사안이 아니면 기사화하지 않거나 작게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아주 잘 하신 일이었습니다.
@IMG1@그런데 정 부장. 이게 어이 된 일입니까? 지난 12일 일간스포츠 1면 톱에 ""인어아가씨" 장서희-김성택 "수상해!""라는 기사가 큼지막하게 뜬 걸 보고서, 저는 이 신문이 <일간스포츠>가 맞는지 몇 번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럴리가 없는데...., 새해에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하고 당혹스러워 하면서 말입니다. 연예인들의 열애관련 기사를 1면에 올리지 않겠다던 <일간스포츠>의 굳센 다짐이 기껏 며칠을 못버티고 도로아미타불이 될 정도로 그렇게 허약한 것이었습니까?장서희와 김성택이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냐는 것은 문제의 기사를 쓴 김영현 기자도 인정한 것처럼 "핑크빛 소문"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문", "관측", "전언", "설" 등의 단어가 이 기사에 얼마나 많이 등장하는지 한번 세어 보십시오. 아무리 저열한 스포츠신문이라 해도 이렇듯 "소문"과 "관측"과 "전언"과 "설"만을 짜집기하여 기사 한편을 작성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당사자인 장서희가 이런 "연인설"에 대해 "남녀 감정은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하고 있는 마당에....!각설하고, 이 기사는 "앞으로는 연예인들의 열애와 같은 기사는 안 써도 된다. 다른 기사를 찾자"던 정 부장의 취임사에 대한 중대한 도전입니다. 나아가 "열애기사와 관련해 당사자들이 선언하거나 확인되는 사안이 아니면 기사화하지 않거나 작게 처리한다"는 <일간스포츠>의 신년방침에 대한 엄중한 위반입니다. <일간스포츠>의 공신력을 위해서도, 아니 정 부장 자신의 신실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일간스포츠>가 구태를 청산하고 새로운 아이템과 각도로 기사를 발굴하려는 참신한 시도를 통해 스포츠신문의 새장을 열어주기를, 하여 저급한 황색지가 판치는 스포츠신문의 부정적 이미지를 척결하고 건전한 언론으로 발돋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갈망.앙망하는 사람입니다. 현명하신 정 부장께서 <일간스포츠>의 분발을 촉구하는 저의 충정을 능히 헤아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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