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구웠네" "상쾌" .. 학교 옆 편의점엔 담배 광고만 25개
수퍼 6개, 기타 소매점 2개와 차이
진열대 깔개, 계산 모니터에도 부착
담배는 거꾸로 진열, 경고그림 가려
아동·청소년에게 자연스럽게 노출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근처 편의점 담배 진열대가 현란한 광고로 가득 차 있다. 담배는 경고그림을 가리기 위해 위아래가 뒤집혀 있다. [정종훈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1/30/joongang/20171130010923612wbtw.jpg)
담뱃갑은 모두 위아래가 뒤집혀 진열돼 있다. 담뱃갑 상단의 경고그림을 잘 안 보이게 숨긴 것이다. 50대 여성 점주는 “손님들이 그림과 눈 마주친다고 싫어해 하나하나 다 뒤집어놨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B군은 “담배 광고가 호기심을 갖게 한다”며 “계산대 뒤에 번쩍거리는 광고를 보면 백화점 같다. 펭귄 같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장난감인 줄 알고 사 달라고 했다가 누나한테 혼났다”고 말했다. 4학년인 최모(11)군은 일주일에 5~6번 편의점에 들른다. 친구와 라면을 먹던 최군은 “편의점에서 계산할 때마다 담배 광고가 있어서 곧바로 눈에 들어온다. 담배는 사진만 봐도 징그럽고 싫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한 고교 근처 편의점에도 궐련형 전자담배 광고가 큼지막하게 걸렸다. ‘상쾌’ ‘간편’이라는 단어를 밝은 화면으로 표시했다. 매대 한쪽에서는 주인이 제품 모형을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한다. 편의점 주인은 “요즘 기계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학교 근처 소매점에 표시된 다양한 담배 홍보 문구. [자료 선필호 부연구위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1/30/joongang/20171130071917261erey.jpg)
학교 근처 편의점의 현란한 담배 광고가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그림 가리기도 성행한다. 선필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부연구위원은 30일 담배규제 정책포럼에서 담배 광고·진열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9~10월 전국의 학교 주변 200m 내 담배소매점 중 3000곳(편의점 1235곳)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소매점 10곳 중 9곳(91%)은 담배 광고를 하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이 많이 찾는 편의점은 모두 광고한다. 한 곳당 평균 25개의 담배 광고를 한다. 수퍼마켓(6.5개), 기타 소매점(2.3개)은 상대적으로 적다. 편의점 한 곳의 담배 광고는 2015년 16.8개, 지난해 20.8개에서 올해 25개로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편의점 1178곳(95.4%)은 밖에서 담배 광고를 볼 수 있다. 불법이다.

![소매점의 대표적인 담배 광고 형식. 광고 형태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자료 선필호 부연구위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1/30/joongang/20171130071917802kesx.jpg)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경고그림을 가리기 위해 담배를 위아래로 뒤집어 진열한 모습.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1/30/joongang/20171130071918120kvvl.jpg)
29일 방한한 커스틴 쇼트 세계보건기구(WHO) 만성질환예방부 박사는 “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한국도 비준)에는 TV·옥외 광고판 등의 광고 외에 판매점의 광고·진열·판촉 행위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소매점 광고 차단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국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겸임교수도 “소매점 담배 광고를 조속히 금지하고, 경고그림을 가려도 소용없게 그림 크기를 키우고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담뱃갑 경고그림을 가리기 위한 장치들. [자료 선필호 부연구위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1/30/joongang/20171130071918356pldw.jpg)
한편 30일 담배규제 정책포럼에 참석하는 오렐리 베르뎃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소 박사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에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를 공개한다. 아이코스에서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일반 담배의 74% 검출됐다고 한다. 인체에 유해한 아크롤레인 성분도 궐련 대비 82% 나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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