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알라다 그랑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칠레 3대 부티크 와인..伊 명예기사 '영예'

가을이 저물어 가면 누구나 늘 아쉽게 생각하는 일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필자도 가을이 되면 숙제 하나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지난해 칠레를 방문했을 때 ‘카사스 델 보스케(Casas del Bosque) 와이너리를 꼭 방문해야지’ 했는데 현지에서 와인 시음만 하고, 아쉽게도 와이너리는 방문하지 못한 게 못내 후회스럽다.
1993년 발파라이소 항구 부근의 카사블랑카 밸리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인 주앙 꾸네오 솔라리(Juan Cuneo Solari)가 설립한 카사스 델 보스케는 ‘숲 속의 집’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양보다 품질(Quality Instead of Quantity)’을 추구하는 경영철학으로 친환경 테루아에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가족경영 와이너리다.
2014년 런던에서 열린 국제주류품평회(IWSC)에서 2년 연속 ‘칠레 와인 생산자상’을 수상해 칠레의 3대 부티크 와이너리로 꼽힌다. 생산한 와인의 80% 이상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글로벌 와이너리다. 여기서 운영하는 와인 레스토랑도 세계 20위 안에 드는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주앙 꾸네오 솔라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1월 30일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명예기사(Cavaliere del Lavoro)직을 수여받았다. 이탈리아 이민자 중 사업가로는 2번째 수상자다.
그는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193㏊ 포도밭에서 화이트 와인의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레드 와인의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르메네르, 시라, 피노 누아 등을 재배·양조한다. 최고의 와인 품질을 위해 손 수확을 하고, 수확량도 엄격하게 제한한다. 특히 화이트 와인용 포도는 포도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3~8℃가 되는 저온에서 수확한다.
이 와이너리에선 4명의 양조가가 마이포(Maipo), 콜차과(Colchagua), 차차폴(Chachapoal), 그리고 라펠 밸리(Rapel Valley) 등 각 포도밭을 맡아 품종별로 양조한다. 2016년 9월에 수석 와인 양조가 메이나드(Meinard)가 영입되면서 와인 품질이 더욱 좋아졌다는 평가다.
그는 칠레대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독일 가이젠하임(Geisenheim)대에서 포도 재배와 발효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프랑스 몽펠리에(Montpellier)에서 양조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칠레 와인 시장에서 최고 양조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다.
▶포도 개성 살리려 밤에 저온 수확…3만5000원 불과 가성비 ‘갑’
필자는 알라다 그랑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소비뇽 블랑 등을 시음했다. 각각 특성이 있었지만 카베르네 소비뇽 2014(Alada Grand Reserve Cabernet Sauvignon)가 가장 좋았다.
카베르네 소비뇽 2014년 빈티지 와인은 100%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양조한 와인이다. 이 와인이 생산되는 포도밭은 마이포 밸리로, 충적토에 지중해성 기후를 띠고 있어 무덥지만 안데스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서서히 포도를 익게 한다.
덕분에 타닌이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성을 지닌 게 매력적이다. 수령 35년의 포도나무에서 손 수확해 발효 후 프랑스산 뉴 오크통에 24개월 동안 숙성시킨 후에 병입한다. 이 와인은 루비색의 붉은빛과 까치밥나무 열매, 블랙베리, 초콜릿, 서양자두, 체리, 후추향이 난다.
에스프레소 커피 원두와 무화과 열매 맛이 느껴지며, 부드러운 타닌과 긴 여운이 일품이다. 음식과의 조화는 갈비살 스테이크, 양고기 스테이크, 양념한 돼지갈비 등과 어울린다.
소비자가격은 3만5000원 내외로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6호 (2017.12.06~12.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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