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항공편 보안강화 첫날..'혼선'없고 '지체'도 없었다
한국인에겐 한국어로 외국인에겐 영어로 질문
출발 2시간 전에 탑승 수속 마감된 경우 많아
너무 일찍 도착해 기다림에 지친 승객도 속출
비행기 탑승직전에도 추가 인터뷰 받아
'요주의 인물'로 분류되면 '전신 정밀검색'
국내 LCC와 외국항공사 이용객이 대상
대한항공,아시아나 이용객은 내년 초까지 유예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본토나 미국령인 괌이나 사이판으로 떠나는 탑승객 중에는 임씨처럼 탑승시간 4~5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 경우가 많았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SA)이 미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에 내린 ‘비상보안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미국행 승객들에 대해 보안 인터뷰 등의 수속 절차가 강화돼 미리 공항에 도착하는 게 안전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미국행 비행기 탑승예정객에게 출발 4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의 윤성범 마케팅팀장은 “보안 인터뷰 때문에 탑승 수속 시간이 더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보안직원 동선 등을 사전에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행 비행기 탑승 창구에는 출발 두 시간 전에 탑승 수속이 마감된 경우가 많았다. 통상 탑승 수속은 비행기 출발 50분 전에 마감되는데, 이날은 미국행 비행기 탑승 예정객들이 워낙 일찍 공항에 도착한 때문이다. 이날 오후 4시55분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비행기는 3시 이전에 탑승 수속을 마감했고, 이날 오후 5시55분 괌으로 떠나는 티웨이항공의 비행기는 4시쯤에 탑승 수속이 마무리됐다.

탑승 수속 이후 보안 검색 및 출국 심사 등의 출국 수속 절차를 마친 탑승 예정자들은 비행기를 타기 전에 다시 한 번 항공사 직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짐을 놓고 어디 다녀온 적 있느냐’, ‘혹시 누구에게 부탁받고 면세품을 샀느냐’등의 질문이다.
탑승 수속시 보안 인터뷰 과정에서 항공사 보안직원에 의해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 탑승예정객과 미국 TSA로부터 ‘2차 보안검색 대상’(Secondary Security Screening Selection)으로 통보된 탑승예정객은 탑승 전에 추가 인터뷰와 정밀 검색을 받았다. 여성 보안직원이 금속탐지기로 탑승예정객이 벗은 신발을 밑창까지 검색했고, 가방안도 꼼꼼히 들여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항공사 보안직원은 “여행 목적지가 비행기 도착지와 너무 차이가 나거나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탑승 예정객을 2차 보안 검색 대상으로 분류한다”며 “미국 TSA는 탑승 예정객들을 자체 정보로 검색해 요주의 인물을 추려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TSA는 지난 6월 28일 테러 등에 대비한 긴급보안조치를 발표하고, 미국을 취항하는 105개국 180개 항공사에 탑승객 보안검색 강화 등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미국행 비행기 탑승객을 대상으로 여행 목적, 체류기간, 현지 주소 등을 묻는 보안 인터뷰와 요주의 승객에 대한 추가 인터뷰 등이 이뤄졌다.
하지만 대형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미국이나 미국령으로 떠나는 승객들은 당분간 이런 보안 인터뷰를 받지 않아도 된다. 대한항공이 내년 초 개항하는 제2여객터미널로 옮기고 아시아나항공도 제1여객터미널의 대한항공 자리로 옮김에 따라 대한항공은 내년 2월까지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4월까지 TSA로부터 보안강화 조치를 각각 유예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보안조치를 시행하는 항공사는 외국항공사와 국적사 중에는 괌, 사이판, 하와이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항공, 진에어.티웨이항공 등의 저비용항공사(LCC)들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미국 본토로는 취항하지 않는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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