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 수술기구 멸균실태④] 글로벌 표준 대비 부족한 '주 1회' 생물학적 멸균 확인 주기

멸균하지 않은 물품이나, 멸균 확인이 되지 않은 물품을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감염을 포함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멸균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과정이므로 체계적인 질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
여기서 ‘멸균’이란 정말 멸균이 되었는지 확인한 후 확인된 멸균품에 대해서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멸균기가 적절히 작동해 멸균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는 기계적 지표(mechanical indicator, MI), 화학적 지표(Chemical Indicator, CI),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ion, BI), 등 객관적 지표(멸균확인 기기)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세 지표는 모두 각각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침에 따라 세 가지 지표를 모두 다 사용해야 하는데, 이 중 생물학적 지표는 멸균에 가장 저항력이 있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멸균 과정을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미국 질병관리본부(이하 CDC)에 의하면 가장 이상적인 멸균확인 방법이다. 생물학적 지표의 음성판독 결과는 다른 잠재적인 병원균이 사멸되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의료기관 사용 기구 및 물품 소독 지침> 6조에 서술된 멸균확인 방법에는 생물학적 확인에 대한 권장 횟수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으로 명시되어 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 가급적 매번 시행해야 한다고 권장하는 글로벌 표준과 큰 차이가 있다.
6조(멸균확인 등) 멸균공정이 제대로 수행되는 지를 확인해야 하며, 확인 방법은 다음 각호와 같다.
1. 기계적/물리적 확인(Mechanical/Physical) (생략)2. 화학적 확인(Chemical indicator) (생략)3. 생물학적 확인(Biological indicator)3)멸균 후 biological indicator 내의 세균을 배양하여 멸균 여부를 확인한다. 이 방법은 매일 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적어도 주1회 이상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후략)
왜 문제인가?
미국 수술간호사협회(The Association of periOperative Registered Nurses, 이하 ARON)는 수술지침서를 통해 일상적인 ‘멸균기 효능 감시’는 모든 종류의 사이클에 대해 적어도 하루에 한번, 가급적 매번 시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AORN, Guidelines for Perioperative Practice, 2016>
-스팀멸균기:(의료기관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 멸균품 방출 목적으로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를 반드시 사용해야 함. 만약 임플란트 기구가 포함된 적재물이라면 생물학적 지표를 반드시 감시해야 하고, 그 결과가 알려지기 전까진 물품 방출을 하지 말아야 함
-산화에틸렌 가스: 멸균기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는 멸균기 효능 감시와 적재물 방출을 위하여 사용해야 함. 모든 적재물은 생물학적 지표로 감시해야 함.
-저온 과산화수소 가스 플라즈마 멸균기: 멸균과정동안의 진공, 압력, 시간, 온도 등이 측정되어 그래프, 압력수치, 출력물 등을 통해 멸균기의 기능을 확인하는 방법. 실제 멸균이 되었는지를 확인해 주지 않음.Geobaciliusstearothermophilus가 내포된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를 일상적인 적재물의 방출을 위해 사용해야 함.생물학적 감시는 멸균기의 효능을 검사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데, 일상적인 멸균기 효능 감시는 모든 종류의 사이클에 대해 적어도 하루에 한번, 가급적 매번 시행해야 함.
또 미국 의료기기협회(The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Medical Instrumentation, 이하 AAMI)도 「의료기관에서의 화학적 멸균 및 소독 지침서」를 통해 적절한 생물학적 지표가 포함된 PCD를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사용해야 하는데, 가급적 매번 멸균할 때마다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임플란트 기구는 매번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로 감시해야 하고, 이 검사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는 기구를 사용하지 말고 격리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임플란트 기구를 방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며 원칙이 아니다”고 분명히 제시한 것이다.
<AAMI, ANSI/AAMI ST58: 2013 Chemical Sterilization and High-level Disinfection in Health Care Facilities, 2013>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는 멸균에 도달할 정도의 적절한 조건이 형성되었는지의 여부를 증명하기 위함.
-적절한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가 포함된 PCD를 적어도 하루에 한 번, 가급적 매번 멸균할 때마다 사용해야 함.
-임플란트 기구를 멸균하는 멸균 사이클은 매번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를 감시해야 하는데, BI 검사의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멸균품을 (사용하지 말고) 격리해야 함.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indicator)의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임플란트 기구 멸균품을 방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며 원칙이 아님.
미국 의료기관 평가기구(The Joint Commission, TJC)도 멸균에 대한 정책과 절차들은 현재의 근거 기반 멸균 지침들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방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멸균 확인이 되지 않은 멸균품이 환자에게 잘못 배송되고 사용되지 않도록 분명하게 식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즉, 멸균확인 인디케이터(MI, CI, BI 등)를 제대로 사용해 멸균확인이 된 제품에 한해서만 사용하라는 것이다.
미국 의료기관 평가기구(The Joint Commission, TJC)의 실사위원인 존 일란드(John Eiland)는“매일 생물학적 지표 확인을 하고, 가급적 매번 멸균할 때마다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 CDC, AORN, AAMI 등의 주요 기관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생물학적 지표 결과를 알기 전까지는 멸균품을 방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멸균 확인을 위한 시간이 수 시간 이상이었기 때문에 물품 공급과 수술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30~60분 내에 멸균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2017년 3월 국내 한학회에 참여한 데이비드재그로시(David Jagrosee) 전 국제중앙공급협회 회장은 “멸균을 철저히 하고 이에 대한 기록을 보존하면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환자안전을 지킬 수 있음은 물론, 증가하는 수술부위감염 관련 의료소송을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특히 임플란트수술기구는 매번 생물학적 지표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시행하는 미국 의료기관의 비율은 최근 96%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 된다”고 설명하면서 완전하게 멸균여부를 확인한 의료 기구만을 환자에게 공급해야 함을 강조했다.
병원에서 의료기구의 멸균을 책임지고 있는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수술간호사회 등이 최근의료진 대상으로 멸균확인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의료기구의 안전 관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임플란트 기구는 생물학적 지표로 멸균결과를 확인한 경우에만 수술에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개선 방안은 대한외과감염학회 자문위원인 우진하 건국대병원 수술간호사는 “환자 몸속에 일정기간 이상 보존되는 인공관절 기구와 연관된 감염은 발생 시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의료 환경 상 멸균이 되지 않은 인공관절 기구세트가 환자에게 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지침에서 ‘적어도 주 1회’로 되어 있는 생물학적 멸균 확인 지침을 ‘적어도 하루 1회’로 변경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 해외 지침에서 권장하는 바와 같이 가급적 매 회 멸균 확인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최소한 하루 1회는 멸균 확인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감염 분야 전문가들은 특히 환자 몸속에 일정기간 이상 보존되는 인공관절 기구와 연관된 감염은 부작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진하 대한외과감염학회 자문위원(수술간호사회 전 회장)은 “멸균기를 사용하는 각 의료기관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권고사항에 따라 멸균기관리와 멸균과정(멸균 전 준비, 멸균, 멸균 후 멸균력 확인) 지침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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