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눈 다래끼 오래 가네, 혹시 눈꺼풀암?
치료 늦어지면 실명할 수도
무심코 넘기지 말고 안과 찾아야
이모(70·여·서울 서초구)씨는 2년 전 오른쪽 눈꺼풀에 다래끼로 보이는 종기가 자주 났다. 다래끼는 속눈썹 뿌리에 세균이 들어가 고름이 찬 것을 말한다. 항생제를 먹고 동네 안과의원에서 고름을 짜내도 금세 다시 생겼다. 이씨는 잘 낫지 않는 게 이상해 대학병원을 찾았다. 조직검사를 한 결과 피지샘암이란 진단을 받았다. 피지샘은 기름 성분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피지샘암은 눈꺼풀에 생기는 악성종양(암)이다. 그는 곧바로 종양을 제거했으나 6개월 후 재발했다. 암세포가 안구까지 번진 것이다. 그는 종양은 물론 안구와 눈꺼풀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의안을 착용한다고 한다. 양석우(대한성형안과학회 회장)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흔하지는 않지만 눈꺼풀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며 “주로 50대 이후에 발병한다”고 말했다.

피지샘암은 눈꺼풀암의 약 30%를 차지한다. 대부분은 다래끼나 눈꺼풀에 생긴 만성 염증 정도로 생각해 놓치기 쉽다. 피지샘에 생긴 암은 림프절(전신을 그물처럼 연결하는 림프관 중간에 있는 덩어리)과 혈관을 따라 전이가 잘 된다. 다른 부위로 전이되기 전에 발견해야 치료 경과가 좋다.
바닥세포암도 눈꺼풀에 잘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피부 표피 바닥에 있는 세포층에서 암세포가 발생하고 천천히 자란다. 모양이 점과 비슷해 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석우 교수는 “눈꺼풀암의 약 35~45%가 바닥세포암”이라며 “치료가 늦어지면 암세포가 눈까지 침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65·여·경기도 하남시)씨는 지난해 눈이 자주 충혈되고 아팠다. 눈물이 이유 없이 흐르곤 했다. 처음에는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줄 알고 인공눈물을 넣어 빼내려 했다. 하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증상이 더 심해졌다. 안과에 가서 검사해 보니 눈꺼풀이 안으로 말려 들어간 안검내반이었다. 깜빡일 때마다 속눈썹이 눈을 자극해 통증이 심했다. 나이가 들어 아래 눈꺼풀 근육이 약해진 게 원인이었다. 그는 속눈썹 방향을 정상으로 만드는 교정술을 받은 후 극심한 통증에서 벗어났다.

나이가 들수록 눈꺼풀의 변화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눈꺼풀에 볼록한 종기가 났다면 우선 크기와 모양을 잘 살핀다. 크기가 갑자기 커지거나 울퉁불퉁하고 피부 조직과 달리 딱딱하면 악성종양일 수 있다. 종기가 있는 부분에 혈관이 눈에 띄거나 중심 부분이 헐어서 피가 나는 것도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 갑자기 속눈썹이 빠지는 증상 역시 악성종양의 특징이다.
노년기에는 눈꺼풀 피부의 탄력이 줄고 근육이 약해진다. 이때 눈 모양이 일그러져 시야가 좁아지고 눈의 흰자와 눈동자가 많이 노출된다. 미용상 좋지 않은 데다 눈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1년마다, 눈이 자주 충혈되고 통증이 있을 때는 3~6개월마다 안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우경인 교수는 “눈꺼풀에 문제가 생기면 안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눈꺼풀 질환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초기에 안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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