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 대표,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유해한 파일?" 삼성과 구글 상대 소송

조광민 2024. 9.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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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포트나이트와 게임 저작 도구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가 삼성과 구글을 상대로 새로운 법정다툼을 예고했다. 삼성의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탑재된 오토블로커가 에픽게임즈 스토어 APK 파일을 마치 유해한 파일처럼 보이게 만들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이것이 구글 플레이나 갤럭시 스토어의 점유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30일 오전 온라인으로 국내 미디어들과 간담회를 갖고 삼성과 구글을 대상으로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팀 스위니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소송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불공정한 경쟁에 대해 다툴 예정이다.

에픽게임즈가 삼성과 구글과 법정 다툼을 결심한 이유는 삼성의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티 멀웨어 프로그램의 일종인 오토블로커(Auto Blocker, 자동 차단) 때문이다. 오토블로커는 승인되지 않은 출처의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방지하고 악성 활동을 차단해 스마트폰과 데이터를 보호하는 프로그램이다.

에픽게임즈가 문제로 보고 있는 부분은 승인되지 않은 출처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방지 부분이다. 에픽게임즈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 등 삼성 스마트폰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내려받고 설치하는 과정이 총 21단계 과정이 필요할 정도로 번거롭다. APK를 내려받을 때부터 유해할 수 있는 파일이라고 알리며, 이를 넘어 내려받더라도 브라우저 설정을 통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와 관련한 권한도 설정해 줘야 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설치를 결정하면 자동 차단 기능인 오토블로커가 동작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라며,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설치를 막는다. 플레이 스토어와 갤럭시 스토어와 같이 인증된 출처의 앱만 설치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더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설정에서 '보안 위험 자동 차단'을 '사용 안 함'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후 APK를 다시 내려받아서 설치하면 된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설치 21단계

팀 스위니 대표는 "삼성은 오토블로커를 도입해서 타사 스토어를 차단하고 있다. 삼성은 에픽게임즈와 협업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에픽게임즈에 대해서 알고 있음에도 모르는 앱이라고 표기하며, 설치할 때 오해를 일으킨다. 설치 과정에서 무서운 메시지가 뜨기 때문에 50% 정도가 설치를 포기하고 있다. 특히 2023년 도입 초기와 달리 현재는 오토블로커가 기본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이를 끄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쟁할 수 없다."라고 소송전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에픽게임즈에서는 삼성의 이러한 모습 뒤에 구글이 있다고 봤다. 구글이 경쟁 스토어 압박을 위해 삼성을 반경쟁적 거래로 유도해 왔다는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이 앞서 자사와 소송 등으로 OEM 사들에게 경쟁을 막는 대가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해온 것이 드러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은 'Project Banyan'이라는 계획을 통해 갤럭시 스토어를 통제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제공하려고 했으며, 2020년에 구글과 삼성은 서로 경쟁하지 않겠다는 대가로 수익 배분을 맺었다고 설명을 더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는 법원에 구글과 삼성의 반경쟁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를 금지하고 오토블로커를 이용한 자동 차단 기능의 활성화를 제거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팀 스위니 대표는 "앱의 출처를 알 수 없다는 등의 메시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증 절차를 만들거나 잘 알려진 개발사의 앱은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등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안티 멀웨어 프로그램들처럼 말이다. 만약 삼성이 이러한 노력을 한다면 에픽게임즈는 적극 지지하고 따르겠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에픽게임즈과 구글 간 법정다툼에서 공개된 자료

아울러 에픽게임즈는 이번 불공정에 대한 소송이 결국 개발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구글은 30%의 수수료를 가져가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수수료는 1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50% 정도의 이용자가 에픽게임즈 스토어 설치를 포기하고 떠났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50% 박탈되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편,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가 자체 결제 서비스 도입으로 인해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퇴출당한 지난 2020년부터 독점 등 불공정한 경쟁과 싸워왔다. 특히 지난 23년 미국 배심원단은 에픽게임즈와 구글의 소송에서 구글의 반경쟁적인 앱스토어 관행이 미국 법률 위반이라는 평결을 얻어내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디지털 시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포트나이트 등을 유럽 연합 앱스토어에 출시했고, 우리나라에는 원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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